영화음악-1990년대 하

원 나잇 스탠드 / One Night Stand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8. 10. 20:01
원 나잇 스탠드 / one Night Stand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7년/ 제작+각본+감독+음악: Mike Figgis / 주연:Wesley Snipes +
Nastassja Kinski /102분



마이크 휘기스(Mike Figgis. 1948. 영국)하면,
무슨 대작들을 만들어 내는 거장은 아니지만,
만드는 작품들마다, 넘쳐나는 그의 다양한 재능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음악인 출신으로서, 직접 작곡도 하고
연주까지도 하니만큼, 역시 여타 다른 영화감독들과는
확실히 차별이 된다.
이 영화도 제작에 각본에, 그리고 감독도 하였지만,
2년 전에 만든 직전 작품,
라스 베가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 1995)와 같이
그가 직접 관여한 풍성한 음악으로 가득 차있다.
거기다 이번에는 유명한 클래식 작품까지도 적절하게 삽입을
하면서, 전작보다도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음악적 연출을
느낄 수가 있다.



맥스(Wesley Snipes, 1962. 플로리다)
흑인으로서는 (드물게) 성공한 광고 영화감독으로서,
LA에서 동양여자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는 광고주와의 회의 차, 뉴욕에 왔다가, 지난 시절의 절친,
찰리(Robert Downey Jr. 1965, 뉴욕)
5년 만에 찾아가 만난다.
(이 찰리는 조연 같지만, 실상은 극중의 중심인물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줄거리가 전부 그의 주변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는 게이인 찰리는 에이즈에 걸려서,
살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두 친구의 재회와 또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은 오늘 날, 우리 현대인들의 (싸우고 헤어지고,
그랬다 또 만나는) 인간관계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그런데, 막히는 교통 때문에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쳐버린
맥스는 우연히 호텔 로비에서
캐런 (Nastassaja Kinski, 1959, 베를린)
만나 하룻밤의 정사(One Night Stand)를 나누게 되고,
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LA로 돌아가
다시 가정생활에 충실하게 된다.



그런데, 찰리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한참 후, 다시 찾은 뉴욕,
병원에서 찰리의 형인
버논 (Kyle Maclachlan, 1959, 워싱턴 주) 부부를 소개받는데,
아니? 놀랍게도 캐런이 바로 그 찰리의 형수가 아닌가?
그리고 찰리의 장례식 후의 파티에서 다시 캐런과 정사를
나누려던 맥스는 놀랍게도 자기 부인인
미미(Ming-Na Wen, 1963, 마카오)
죽은 찰리의 형, 버논과 정사를 나누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월은 또 다시 흐르고, 정확히 일 년 후, 뉴욕의 어느 스시 바,
전과 같이 이 두 부부는 약간은 어색한 분위기지만 함께
식사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는데,
어라? 택시를 타고 돌아갈 때 보니 (아래 사진)
부부가 그 사이에 이미 바뀌어 있는 것이다.
버논과 미미부부를 배웅하는 맥스와 캐런 부부.
참 희한한 반전으로 영화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무슨 부부 스와핑도 아니고.....)



간혹 간혹, 마이크 휘기스는 사회성이 아주 강한 영화들을
한 편씩 만들어내는데, 현대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탈락한
어느 알콜 중독자의 이야기를 그린 직전 작품,
‘라스베가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 1995)‘도 그렇지만,
이 작품 역시도 몇 백 년 후의 후손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20세기말에 미국, 대도시에 살던 문명인들의 생활은 과연
어떠하였는지 잘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오늘날 현대인들의 생활 단면들을 꼼꼼하게 잘 묘사를 하였다.
(뉴욕의 교통지옥 상황 및 노상강도 까지)
화면을 통해서 꼭 그런 것들을 고발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 작품은 실상
미국의 세 가지의 시대 말 사회현상을 그리고 있다.
먼저, 인류의 마지막 대 재앙이 될지 모른다는 AIDS 문제,
그리고 혼외정사 등으로 쉽게 몰락하는 가정들
또 최근에 미국 사회에서 급부상 하는 소수민족(특히 아시안 계)
문제
등을 다루었다고 보면 되겠다.
바로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도시, 뉴욕(NY)과 또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로스앤젤리스(LA)에 사는 주류 사회의 모습들이
여과 없이 사실 그대로 잘 나타나있는 것이다.



1948년에 영국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음악 공부를 한
마이크 휘기스(위의 사진)
리듬앤블루스(R&B)그룹, 더 개스 보드(The Gas Board)의
멤버였다가, 1984년에 영화 계에 발을 디디게 되는데,
재능은 무척 뛰어난 것 같은데도 아직까진 대표작으로 역시
리빙 라스 베가스(1995)
꼽을 수 밖 에 없다. (하지만 앞날은 무지 기대된다)
여하튼 그 전작 영화의 성공으로 자신을 얻어, 이번에는 제작까지도
직접 나서게 되었는데, 남자 주인공을 근육질의 웨슬리 스나입스 대신,
다른 사람으로 하였다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스나입스는 이 영화로 베니스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흑인과 동양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거야 글쎄, 그가 직접 (원작자가 화를 낼 정도로)
개작한 줄거리 때문에 할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대스타였던 킨스키의 상대역으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고,
대신 마카오 출신의 밍 나웬(Ming-Na Wen)의 주눅 들지 않고
펼친 당찬 연기는 상당히 보기에 좋다.
(한국 출신 배우가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16살의 빠른 나이에 데뷔를 한 (당시) 서독 출신의
나타샤 킨스키(Nastassja Kinski. 1959, 베를린)
어느 새 이 영화에 출연할 때는 40이 다 되어가는 나이인데도,
그 수줍은 듯한 표정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 하다.
아직도 일 년에 한 두 편 꼴로 영화 출연은 거듭하고 있지만,
크게 히트하는 작품이 근래에는 없는 것이 아쉽다.
한편, 이 킨스키와 스나입스가 뉴욕에서 정사를 나누는 장면은
휘기스 감독이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처리를 하였는데,
장면이 바뀌는 듯한 착각을 주는 ‘훼이드 아웃(Fade Out)‘
기법을 10번 이상 계속 반복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배경 음악과 아주 잘 어울리게 편집을 하였다.)
또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기억에 남는 말 한마디는 역시,
“인생은 오렌지와도 같다” 는 모호한 대사인데
더 웃기는 건, 그 말을 한 사람 조차도 이 말의 뜻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왜 하필 많고 많은 사물 중에서 오렌지일까?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의 작곡은 물론이고,
트럼펫 연주 녹음까지 직접 하면서 이 영화 음악을 만든
휘기스는 이번에는 유명한 클래식 음악과 또 그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는 재즈 명곡들까지 삽입을 하였는데,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다음 세 곡을 살펴보자면,........

* Cavatina:



LA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놓친 맥스는 캐런과 함께
줄리어드 스트링 쿼텟의 사중주 공연을 관람하게 되는데,
이때 무대에서는 베토벤(Beethoven)의 작품 130번인,
‘String Quartet in B-Flat Major‘ 가 연주되고 있다.
이 기악곡은 일명, ‘Cavatina’ 라고도 불리 우는데, 짧고 단순한
기악곡이나 간결한 아리아를 의미하는 이 ‘카바티나’가
이 영화 외에도 디어 헌터(Deer Hunter. 1978년)
비롯하여 여러 영화에 등장을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줄리어드 스트링 쿼텟 (Julliard String Quartet)이
직접 녹음을 한 이곡은 (물론 작곡가도 다른) 전혀 다른 곡이다.
또한 바흐(Bach)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아다지오 와
그 유명한 ‘Air on a G-String’도 휘기스의 업그레이드된
음악 연출 덕에 이 영화에서 오랫동안 들을 수가 있다.

* Exactly Like You:



I know why I waited
Know why I've been blue
I've been waiting each day
For someone exactly like you
Why should I spend some money
On a show or two
When nobody sings these love songs
Exactly like you
You make me feel so grand
I wanna give this world to you
You make me understand
These foolish little dreams I'm dreaming
And schemes I'm scheming
Now I know why my mama
She taught me to be true
She knew just around the corner
Was somebody like you
You make me feel so grand
I wanna give this world to you
Baby you make me understand
These foolish little dreams I'm dreaming
And schemes I'm scheming
Now I know why my mama
She taught me to be true
She knew just around the corner
Yes she knew just around the corner
Was somebody like you


클래식 연주회 관람을 마치고, 어느 카페에서 캐런이
직접 쥭 박스(Jukebox)로 가 이 곡을 튼다.
“클래식만 좋아하는 줄 알았죠?” 라는 말과 함께,......
빌리 할리데이 (Billy Holiday. 1915-1959),
엘라 피츠제럴드 (Ella Jane Fitzgerald. 1917-1996),

그리고, 새라 본 (Sarah Vaughan. 1924-1990)
대를 이은 미국 재즈계의 흑인 여걸,
니나 시몬(시몽/Nina Simone. 1933-2003, 미국)
부른 이 1930년대 재즈의 명 고전 곡은
엔딩 크레디츠에서도 한 번 더 들을 수가 있다.
휘기스 감독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이 니나 시몬을
좋아한다는데, 2003년에 별세를 한 이 가수의 노래가
최근에 제법 많은 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 2004년의 ‘비포 선셋‘ 에서도 등장)





* Heart of Glass:



Heart Of Glass - Blondie
Once I had a love and it was a gas
Soon turned out had a heart of glass
Seemed like the real thing, only to find Much o' mistrust,
love's gone behind once I had a love and it was divine
Soon found out I was losing my mind
It seemed like the real thing
But I was so blind Much o' mistrust,
love's gone behind In between what I find is pleasing
And I'm feeling fine Love is so confusing,
There's no peace of mind If I fear I'm losing you
It's just no good, you teasing like you do
Once I had a love and it was a gas
Soon turned out had a heart of glass
Seemed like the real thing, only to find Much o' mistrust,
love's gone behind Lost inside, adorable illusion
And I cannot hide I'm the one you're using
Please don't push me aside
We could made it cruising yeah
Cruise on, cruise on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yeah
Riding high on love's true bluish light
Ooh, oh, ooh, oh Ooh, oh, ooh, oh..


1979년에 발표된 이 곡과
1980년의 ‘콜 미(Call Me)’라는 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블론디(Blondie) [1974년에 결성이 된 5인조 밴드로서 리드싱어,
데보라 해리(Deborah Ahn Harry. 1945, 미국)
머리가 진짜 블론디 컬러이다]의 대표적인 히트곡인데,
캐런과 하루 밤 정사를 나누고 LA의 집으로 돌아와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과 부인인 미미가 남편을 마중 나오는
장면에서 거의 전곡을 들을 수가 있다.



1960년대에 히피이즘이 한창일 때,
미국에서 유행한 ‘스와핑’ 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은밀하게 퍼지고 있다고 한다.
주로 인터넷에서 그 주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고방식에 따라 좋게 보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 영화 속의 맥스와 미미 부부처럼
갈라서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부부가 만나고 또 자식을 낳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이
꼭 섹스 한 가지 이유만이 전부가 아니질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줄거리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여러 가지의 경종을 분명히 울린다고 할 수가 있겠다.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Dec.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