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하

리플리 / The Talented Mr. Ripley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5. 13. 21:05
리플리 / The Talented Mr. Ripley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9년/감독:Anthony Minghella/주연: Matt Damon + Jude Law
+ Gwyneth Paltrow/음악:Gabriel Yared / 139분



리메이크(Remake)를 한다는 자체가 새로운 창작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누가 말하였었지만, 이 작품은
참으로 잘 만든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1960)’
리메이크 했다기보다는 1955년에 출판된 영국출신의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 1921-1995)
원작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The Talented Mr. Ripley)’
새롭게 해석하였다고 보는 편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태양은 가득히’와 비교해볼 때
그만큼 달라진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무엇이 그렇게 달라졌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기본적인 줄거리는 1960년의 ‘태양은 가득히‘ 리뷰 를 참조)




달라진 점 1: 줄거리의 일부 디테일.

우선 미국의 재벌 아들인
딕키 그린리프(Dickie Greenleaf/Jude Law,1972,런던)
(‘태양은 가득히’에서의 이름은 딕키가 아니고 필립이었다)
죽이는 과정과 그 동기가 달라졌다.
알랑 드롱(Alain Delon. 1935, 프랑스)이 열연했던
탐 리플리는 필립의 재산과 그의 여자를 탐한 동기로
계획적인 살인을 하게 되지만
맷 데이먼(Matt Damon. 1970, 미국)의 탐 리플리는
딕키에게 느끼는 동성애적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다
그만 우발적 살인을 하게 된다.
(살인을 저질르는 장소도 전작에 나온 큰 요트가 아닌
2인용 조그만 보트에서이다.)
또한 탐의 이런 동성애적 편력은 ‘태양은 가득히’에서는
없었던 극 종반의 또 다른 출연자,
피터 (Peter-Jack Davenport, 1973,영국)를 출연시켜
아테네로 가는 여객선에서 또 다른 희생을 당하게 만든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미완성의 결말인 끝 장면이다.
당시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서부 영화들의
대부분의 줄거리가 그랬듯이 권선징악(勸善懲惡)적인
결말이 당연시 되었던 시대, 1960년대의
르네 끌레망 (Rene Clement. 1913-1996, 프랑스) 감독은
탐 리플리가 경찰에 잡히도록 하면서 영화를 매듭지었지만
이 작품을 만든
앤소니 밍겔라(Anthony Minghella.1954-2008. 영국)감독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리플리의 완전 범죄를 연출한다.
다만 “지우개가 있다면 처음부터 다 지우고 만 싶다”
리플리의 인간적이고 심리적인 죄 의식만 더 강조할 뿐이다.
이건 아마도 1991년까지 모두 5편의 ‘미스터 리플리 시리즈’를
출판한 원작자,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 같이 (언젠가) 속편을
영화화 하려는 또 다른 상업적인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의학이 상당히 발달하였는데도 2008년 3월18일의 수술 도중에
갑자기 운명을 달리한 앤소니 밍겔라는 이 작품과 TV극을 포함하여
생전에 총 9편의 작품만 감독을 하였다. 향년 54세.]





달라진 점 2: 다양한 영화음악.

샌 프란시스코가 뉴욕으로 바뀌고
가요제로 우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태리의 산레모(San Remo)가
새롭게 등장하는 등, 기타 소소하게 달라진 점도 무척 많지만
영화의 끝 장면보다도 더 크게 달라진 점은 역시 음악이다.
‘태양은 가득히’ 니노 로타(Nino Rota. 1911-1979,이태리)
주제곡(Love Theme) 한 곡에만 의존하면서 여러 악기를
번갈아 사용한 변주와 편곡으로 일관하였다면
이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는
‘슬픔의 성모(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OST 앨범 18번째 곡)’같은 성가까지도 등장을 하는 정말로
다양한 삽입 음악들로 가득 찬 ‘음악 보물창고’격인 작품이다.
오프닝 장면서부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오리지널 스코어(OS)는 이어지는 뉴욕의 파티 장면에서는
클래식 성악곡 분위기로 변모를 하여 계속되더니,
아무래도 딕키가 재즈 광이다 보니까 수많은 재즈 명곡들도
들을 수가 있는데, 찰리 파커(Charlie Parker),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같은
쟁쟁한 재즈의 대가들이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하였다.
특히 세계적인 트럼페터,
쳇 베이커(Chet Baker)의 레코드를 통해서 듣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
주인공인 맷 데이먼이 직접 (간지럽게) 부르면서
마치 이 영화의 주제곡인양 알려지기도 했었다.



My funny valentine, sweet comic valentine,
You make me smile with my heart.
Your looks are laughable,
unphotographable,
Yet you’re my favorite work of art,
Is your figure less than greek ;
Is your mouth a little weak,
When you open it to speak, are you smart?
But don’t change a hair for me,
not if you care for me.
Stay little valentine, stay!
Each day is valentine’s day








하지만 정작 이 영화에서 제1의 주제곡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첫 장면인 오프닝 타이틀 때부터 여성의 고음으로
들려오면서 신비스럽고 환상적이며, 한 편으로는 공포 영화,
‘오멘(The Omen. 1976)’의 주제곡과도 같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한
'카인을 위한 자장가(Lullaby For Cain)'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슬픔의 성모-스타바트마테르’와 비슷한 컨셉) 작품 전체의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맡은 레바논 출신의 음악가,
가브리엘 야레드(야레-Gabriel Yared. 1949, 베이루트)
특별히 작곡을 했다는 이곡은 아일랜드 출신의
시네이드 오코너(시니드-Sinead O' Connor. 1966)
특이한 창법으로 불러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을
연상시키는 데 성공을 하였는데, 감독인 앤소니 밍겔라
자신이 직접 작사를 하였다.



가브리엘 야레드는 프랑스에서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1930, 파리)덕에
영화 음악을 만들기 시작 하였다지만,
1997년에 그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잉글리쉬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 1996)‘이후에는
마치 앤소니 밍겔라 감독과 짝꿍 같은 사이가 된 듯,
이 작품과 ‘콜드 마운튼(Cold Mountain. 2003)’
그리고 앤소니 밍겔라의 유작 영화가 된
‘브레이킹 앤 엔터링(Breakinf And Entering. 2006)’
에서도 계속 호흡을 맞추어 왔는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그의 특징인 ‘클래식적인 잔잔한 분위기’를
잘 연출하였고, 그래서 그런지 재즈를 비롯한
여러 다양한 삽입곡들과 특히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2002년 작인 ‘포제션(Possession)’에서
이런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



21세기,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런던 출신의 재즈 트럼페터,
가이 베이커(바커-Guy Barker)가 1996년에 조직한
'The Guy Barker International Quintet'을
가브리엘 야레드는 OST 제작 작업에 참여를 시킴으로서,
정통 재즈를 영화음악의 컨셉으로 강조한
앤소니 밍겔라 감독을 아주 흡족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나폴리의 한 재즈 바에서 맷 데이먼 과 주드 로가 함께
‘TU VUO' FA L'AMERICANO’ 라는
재미있는 곡을 부를 때 옆에서 연주하던 밴드가 바로 이들 이다.
‘아메리까노(미국인)’를 빠른 발음(‘메리까노’로 들림)으로
여러 번 반복하여 부르는 이곡도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 못지않게
유명한 곡이 되었는데 맷 데이먼과 주드 로가 OST 앨범도
직접 녹음하였다.








달라진 점 3: 더욱 참신하고 젊은 신세대 배우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 영화에 출연하였던 맷 데이먼과 주드 로 의
인기가 두 명 다 모두 수직 상승을 하고 있다.
특히 ‘본 시리즈=(The Bourn Identity. 2002)
+ (The Bourne Supremacy. 2004) +
(The Bourn Ultimatum. 2007)'에서
제이슨 본(Jason Bourne)이란 007같은 캐릭터로
뛰어난 활약을 한 맷 데이먼은
오히려 이 작품에서의 비굴하기까지 한 탐 리플리 역할을
차라리 잊고 싶어 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하였고,
꽃미남, 주드 로 역시도 ‘Enemy At The Gates (2001)',
‘Cold Mountain(2003)'
, ‘클로저(Closer. 2004)’ 등으로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어쨌든 장래가 촉망되는 신세대 새 스타들을
잘 캐스팅을 하여, 좋은 음악들과 함께
수려한 영상을 만들어낸 앤소니 밍겔라 감독도
죽기 전에 직접 말한 적이 있었지만,
왜 이 작품,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가
성공적이었던 전작(前作),
'잉글리쉬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 1996)‘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였는지 참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영화의 흥행이야말로 누구도 알 수가 없는
도박이라고 말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의 음악이야말로 삽입곡이던
또 가브리엘 야레드의 오리지널 스코어(OS)이던 간에
100점 만점에 90점은 분명히 넘는다고
감히 말하고 또 추천할 수가 있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TU VUO' FA L'AMERICANO - MATT DAMON, JUDE LAW (본문에 음악)
02 MY FUNNY VALENTINE (본문에 음악)-
MATT DAMON & THE GUY BARKER INTERNATIONAL QUINTET
03 ITALIA
04 LULLABY FOR CAIN – SINEAD O'CONNOR




05 CRAZY TOM
06 KO-KO - CHARLIE PARKER





07 NATURE BOY - MILES DAVIS



08 MISCHIEF
09 RIPLEY

10 PENT-UP HOUSE - GUY BARKER외
11 GUAGLIONE - MARINO MARINI
12 MOANIN' - THE GUY BARKER INTERNATIONAL QUINTET
13 PROUST
14 FOUR - GUY BARKER외
15 PROMISE
16 THE CHAMP - DIZZY GILLESPIE
17 SYNCOPES
18 STABAT MATER -
CLIFFORD GURDIN & THE LONDON METROPOLITAN ENSEMBLE

19 YOU DON'T KNOW WHAT LOVE IS - JOHN MARTYN 외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May.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