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하

아이즈 와이드 셧 / Eyes Wide Shu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5. 7. 21:10
아이즈 와이드 셧 / Eyes Wide Shu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9년/제작+감독:Stanley Kubrick/주연:Nicole Kidman + Tom Cruise
음악: Jocelyn Pook / 159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잘 생긴 두 남녀 인기배우가 인연이 되어
결혼식을 올리고 가정을 꾸리고 사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에 좋은데,
세계적으로도 점점 이런 ‘스타 커플’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나쁘지 않은 이런 현상에서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쩌다 이혼을 하였을 때 또 다시 큰
뉴스거리가 되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치 않게 만든다는 것인데,
이 영화의 두 주인공,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1967, 하와이태생-호주)
탐 크루즈(Tom Cruise. 1962, 미국 뉴욕)의 경우도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이 된다고 할 수가 있겠다.



1990년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결혼식을 올리고, 2001년 초에
약 10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참 잘 어울렸던 5살 터울의 이 커플은
아직도 서로를 사랑한다고 기자회견 석상에서 (엉뚱한) 의사표명을
한 적도 있지만, 어지간하면 그냥 계속 같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스타 커플’ 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그 누가 어찌 알겠는가? 살을 맞대는 남의 부부의 속사정을.....
어쨌든 이 영화는 이들 부부가 공연을 한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지만,
(극중이지만 불길하게 작품의 내용 역시 부부간의 불화를 다루었다)
무엇보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 뉴욕)
에게도 마지막 작품이 되면서 그의 유작이 되었다.
촬영을 모두 마치기는 했으나 최종 편집을 앞둔 1999년3월7일에
그만 사망을 하였기에 억울하게도 그로선 개봉은 보지 못했다.



1951년의 다큐멘터리 ‘Flying Padre’와 ‘Day Of The Flight’를
포함해도 28년간 총16편밖에 안 되는 작품을 만든 완벽주의적인
스타일리스트(촬영기사/편집자/작가/제작자/감독으로서) !
그가 남긴 작품들 모두가 문제작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대단한 ‘종합 영화인’ 이란 사실만은 오늘날에도 그 평가가 변함이
없는데, 오히려 21세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후해지는 느낌이다. [글 아래 부분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말하는 큐브릭의 모습”을 참조]
1960년대 후반서부터 만드는 작품마다 거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한 두곡씩 (삽입) 인용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천재적인 감각을
지녔다는 또 다른 평가를 받았던 그는 특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Space Odyssey. 1968)’에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작품,
30. 1896)’와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의 ‘푸른 다뉴브
(The Blue Danube – 작품, 314. 1867)등을 사용하여
영화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바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이런 큐브릭 스타일의 음악적 연출이 또 다시
재현되면서 거듭 눈길을 끌었었다.



(구)러시아 출신으론 ‘클래식 음악의 마지막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 1906-1975, 상트 페테르부르그)
소비에트 공산체재의 박해를 받으면서도 결코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게 만들었다는
‘재즈 모음곡 제2번(Jazz Suite #2)‘(미국의 재즈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에서의
‘왈츠(Waltz)2’ 악장은 정통적인 비엔나 왈츠스타일의 분위기로 마치 이 영화
음악의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하였다.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나옴-아래 동영상 참조)
이 음악은 이후 1999년과 2000년에 개봉이 된 우리나라의 ‘텔미 섬딩(1999)’
‘번지 점프를 하다(2000)’에서도 등장을 하면서 한국 영화계에도 한때
왈츠 풍의 영화음악 바람을 일으키기도 하였는데, 이런 영향은 결국 화제의
‘올드 보이(2003)’의 OS에 까지 이어진 셈이다.
(표절 아니냐는 문의가 많았는데, 그렇진 않겠지만, 분위기는 어쨌든 유사하다.)





전체 스코어(OS)를 담당한 조셀린 푹(Jocelyn Pook. 1960. 영국 )
충분한 의사교환을 한 큐브릭은 이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외에도,
모차르트(Mozart - Requiem) 와 그가 특히 좋아 했었다는
리게티(Gyorgy Ligeti-Musica Ricercata)의 전위음악을 더 사용했으며,
한편으론 현대적인 뉴욕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조셀린 푹이 작곡한
OS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몇 곡의 팝송들을 더 추가하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전주 부분이 특이한 크리스 아이잭(Chris Isaak)
‘Baby Did A Bad Bad Thing’ 이라는 색다른 분위기의 팝송까지
대단한 호응을 얻으면서, 조셀린 푹의 기본 OS와 클래식 삽입음악,
그리고 또 팝송 삽입음악까지, 이렇게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영화) 음악적으로도 다시 한 번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았다.
(아래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의 음악해설 참조)



그렇다면 영화 자체의 작품성에 대한 평들은 어떠했었나?
1926년에 비엔나에서 처음 발표가 되었던 오스트리아의
아르투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1862-1931. 비엔나)의 소설,
‘꿈의 노벨레‘(Traumnovelle-Dream Story)의 무대를 미국 뉴욕으로
옮겨 현대화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성공한 30대의 의사,
빌 하트포드(Tom Cruise, 1962, 뉴욕)와 큐레이터인 그의 부인,
앨리스 하트포드(Nicole Kidman, 1967, 하와이) 이다.
정숙하다고만 믿어왔던 아내, 앨리스가 뜻밖에 들려준 외도에 관한
환상적 얘기에 심한 질투와 강박관념을 느낀 빌이 이상하고 괴기한
(혼음)파티에 참석하면서 혼란과 위기를 동시에 맞는다는 줄거리인데,
개봉 때부터 (성적인 면에서) 니콜 키드먼의 체모의 노출(극장에서는
삭제) 등으로 화제가 무성하였었다.
그러나, 야하고 화끈한 장면을 기대하였던 관객들에게도, 또 큐브릭의
마지막 걸작을 기대하였던 관객들에게도,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네임 밸류만 믿고 본 관객들 모두에게 다 김빠진 맥주와도 같이
실망만 안겨주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진지하지만 재미는 없는 영화’라는 당시의 평들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차츰 이 영화에 대한 새로운 호평들이 속속 등장하는 게
사실이다.
(논쟁거리로 치자면, 큐브릭감독 자체가 항상 그러했지만, 호평과
혹평이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가 나는 영화의 하나입니다.)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호기심을 조장하였던 179Cm의 늘씬한
조각 같은 니콜 키드먼의 나신을 본 것 하나 만으로 만족을 할 관객은
한 명도 없겠지만,
그러나 감독으로 부르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거장,
시드니 폴랙(Sydney Pollack/빅터 역. 1934-2008. 미국 인디애나)
조연으로서의 출연도(이미 30여 편의 출연경력 있음) 상당히 반가운데,
어쨌든 키드먼과 크루즈, 이 실제부부의 연기 매력만은 여전하였던
‘사이코 성적 드라마(Psycho Sexual Drama)’를 두고 앞으로도
계속 작품성에 관한 엇갈린 평들은 나오겠지만, 분명한 건 다시 말해
영화 음악적으론 대단한 성공작이라는 것이다.
(필자로서도 큐브릭의 작품성이나 ‘아이즈 와이드 오픈’ 이라고 해야
더 자연스러울 제목 등등, 말하고 싶은 것이 남들 같이 무척 많지만,
그러나 이 리뷰 성격자체가 ‘음악적 리뷰’이니만큼,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역시 자제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필자와 생각이 비슷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해설로 이를 대신합니다.)




*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회상하는 스탠리 큐브릭.
그를 특별한 감독으로 만들었던 요소는 카멜레온 같은 변화무상함에 있다.
유사한 영화는 절대 안 만들었는데, 매 작품마다 다른 장르에, 다른 시대에,
다른 내용에 또 다른 시도를 담고 있다.
그런 그의 작품들을 아우르는 건 영화를 다루는 그의 장인 정신에 있는데,
편집과 연출, 카메라 위치며 구도는 한 결 같이 완벽하였고, 다루는 내용
도 모두 달랐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거의 모두 수수께끼처럼 전개 되는데, 다음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불허이다.
그의 작품들의 공통점은 놀라운 반전과 내용적인 충격과 인물적인 충격으로
가득해 적어도 두 번이상은 봐야 이해가 되는데, 그게 바로 그의 천재성이다.
볼 때마다 놀라게 되는 그런 솜씨는 오직 큐브릭에게 밖에는 없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Musica Ricercata, 2(Mesto, rigido e cerimoniale)
2. Waltz 2 from Jazz Suite
(위의 본문 해설 참조)
3. Baby Did A Bad Bad Thing


예고편에도 등장을 해서 그런지 이 영화하면
크리스 아이잭의 바로 이곡이 생각날 정도이다.
이 영화의 개봉이전에는 그리 널리 알려진 곡이 아니었으나,
니콜 키드먼의 눈부신 나체장면과 함께 큰 히트를 하였다.
인트로 부분의 기타 연주가 영화의 야릇한 분위기와 비슷하게
무척이나 환상적인 게 특징이다.

4. When I Fall In Lov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1993)'을 통하여
신세대들에게 다시 널리 알려진 고전 스탠더드 재즈송의 하나.
이 영화에서는 빅밴드 스타일의 연주음악으로 젊잖게 등장을 한다.
전반부 장면, 빅터(시드니 폴랙)가 주최한 크리스마스 파티의
무도회에서 들을 수가 있는데, 이 무도회 시퀀스에서는 이곡 외에도
‘Chanson D' Amour', 'Old Fashioned Way', 'I'm In The Mood
For Love', 'I Only Have Eyes For You' 같은 명곡들이 빅터
실베스터(The Victor Silvester Orchestra) 악단의 메들리 연주로
계속 흘러 나온다.

5. I Got It Bad(And That Ain't Good)
6. Naval Officer

부인, 앨리스가 언급한 어느 해군장교와 성 관계를 맺는 환상(빌의 질투)
의 장면에서 여러 번 등장을 한다.



7. The Dream
8. Masked Ball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상한 가면무도회 시퀀스에서
그 장소의 분위기를 대변하듯 가사도 제대로 알아듣기가 힘들 정도의
기괴한 노래가 의식으로 이어지는데
영화 전체 스코어(OS)를 만든 조셀린 푹의 작품이다.
9. Migrations
역시 조셀린 푹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오리지널 스코어로서
가면무도회 시퀀스에서 나온다.
10. If I Had You
11. Strangers In The Night



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1915-1998, 미국)가 불러 크게
히트한 (역시) 영화 주제곡인 이곡을 이 영화에서는 감미로운 색소폰의
연주로 다시 들을 수 있다.

12. Blame If On My Youth
13. Gray Clouds
14. Musica Ricercata, 2(Mesto, rigido e cerimoniale)[Reprise]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