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하

인생은 아름다워 / La Vita E Bella 리뷰 + 동영상모음

김제건 2012. 4. 6. 16:23
인생은 아름다워 / La Vita E Bell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7년/감독+각본+주연:Roberto Benigni / 주연: Nicoletta Braschi
+ Giorgio Cantarini / 음악: Nicola Piovani/ 118분



줄리 테이모어(Julie Taymor)감독의 ‘프리다(Frida. 2002)’에도
등장을 했었지만, 러시아의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 1879-1940)
1929년부터 망명 생활을 시작하여, 마지막 망명지가 된 멕시코에서
1940년 8월21일에 사망하였다.
그런데, 그가 죽기 6개월 전에 코이요아칸(Coiyoacan)이란 장소에서
1940년 2월 27일에 작성한 유언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마지막
구절이 있다고 한다.
“인생은 아름답다(Life is Beautiful).
우리 후손들이 모든 악과 압제, 그리고 폭력을 일소하고 그 아름다운
인생을 충만히 즐길 수 있게 하자(Let the future generation cleanse
it of all evil, oppression and violence and enjoy it to the full).“

글쎄? 문장의 내용에 감명을 받은 건지, 인물에 감명을 받은 건지......
이 영화의 각본까지도 직접 쓴
로베르토 베니니(Roberto Benigni. 1952. 이태리)
이 유언의 일부를 영화의 제목으로 차용하였다.
그러나 베니니의 동향 대선배인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의
‘달콤한 인생(La Dolce E Vita. 1960)‘이란 영화의 제목도 그렇지만,
인생의 정의가 그렇게 달콤하고 아름답다고 짧게 표현한
이런 영화의 제목들과도 같이 과연 간단하기만 할까?



모든 사물은 보는 사람의 마음상태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천국과 지옥은 멀리 있지 아니하고
우리들의 마음속 마다 다 있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좋은 환경과 좋은 분위기에서 바라보는 인생이야 누구에게나
다 아름답게 마련일 것이다.
뜨거운 사랑에 한 때 푹 빠졌던 샹송의 여왕, 에디뜨 삐아프(Edith
Piaf)에게 비친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도 그 한 예겠지만,
그러나 사는 게 지옥과도 같고, 끝없는 절망의 상황 속에서도
과연 인생이 아름답게 보이느냐가 의문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부에서는 천국과도 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후반부에서는 지옥과도 같은 나치수용소 이야기를 대조적으로
그리면서 이래도 과연 인생이 아름다울까하는 문제점을 제시한
베니니의 이 작품을 통하여, 우리들의 인생을 한 번 더 조망해보고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파시즘이 극성스럽던 1930년대를 마감하는 1939년,
이태리의 알레쪼(Arezzo). 경리이자 시인이기도 한
귀도(Guido Orefice. Roberto Benigni. 1952. 이태리)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Dora. Nicoletta Braschi. 1960. 이태리)에게
홀딱 반하여 운명적이라고 믿는 자신의 뜨거운 사랑을 이미 약혼자가
있는 그녀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동화 같이 소원을 이루게 된 귀도의 행복한 결혼생활. 얼마 후,
아들 조슈아(Giosue. Giorgio Cantarini. 1992. 플로렌스)도 낳게 되지만,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의 격한 소용돌이 속으로 이들은 말려 들어가게
되고, 유태인도 아닌 도라를 포함하여 온 가족이 결국은 유태인
수용소로 다 끌려가게 된다.
‘대 학살(홀로코스트, Holocaust)’의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현실은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아들, 조슈아에게 설명을 하며 1,000점을
먼저 따는 자가 1등상을 받게 될 거라는 선의의 거짓말을 웃으면서
하는 슬픈 귀도.
결국 관객들의 애타는 바램을 외면하고 총살을 당하고 말지만,
그러나 사랑하는 아들 조슈아에겐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준다.



줄거리의 아이디어와 각본 그리고 출연과 감독 역할까지, 마치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같이 원맨쇼를 하듯 이 작품을 만들어,
1999년도 제 71회 미국 아카데미상의 3개 부문[남우 주연 상(외국인
으로선 최초), 최우수 외국어 상, 음악 상]과 깐느를 비롯하여
무려 50여개의 상들을 휩쓸면서, 20세기말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던
이태리 영화계의 귀재,
로베르토 베니니(Roberto Benigni. 1952. 이태리)에게 이 영화는
결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베르겐 베르센(Bergen-Bersen)이란 곳의 나치수용소에서
실제로 2년 동안 지냈었던 자신의 아버지,
루이기 베니니(Luigi Benigni. 1918-2004)의 삶의 일부를
‘비극적 코미디(Tragicomedy)’의 주제로 하였다니,
결국 영화 속의 꼬마, 조슈아가 바로 베니니 자신인 셈이다.
삶과 희망의 전부이었을 수밖에 없는 아들 조슈아를 위해
목숨까지도 용기 있게 버린 귀도에게 그 절망적인 수용소에서의
인생이 어찌 아름다웠을 리가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트로츠키가 쓴
유언장 속의 “인생은 아름답다(Life Is Beautiful)”란 문구에
공감을 한 베니니의 속내는 무척 깊은 듯하다.



우리들에겐 영화, ‘다니엘과 마리아(Daniele e Maria. 1973)’
주제곡이었던 ‘첫 산책(라 루체, La Luce)’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던 이태리의 중견 작곡가,
니꼴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 1946. 로마)역시
이 작품을 통해 오스카상을 처음으로 수상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태리 민속적인 멜로디를 전편을 통해 전개하여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오프닝 첫 장면에서부터 무척이나 즐겁게
들리는 이 동명 타이틀의 주제음악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템포를
늦춘 또 다른 변주 분위기에선 슬픔도 배어나는 것 같은 그 편곡
역시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이 테마곡은 마치 ‘지중해(Mediterraneo. 1991)‘의 주제 음악과도 상당히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 하였는데, 한편 노아(Noa)라는 여자가수는 ‘웃어요(Smile)’라는
가사로 시작을 하는 ‘(LIfe Is) Beautiful That Way’ 라는 제목의 노래로
이 주제 음악을 편곡해 불러 화제이기도 했었다.



한편, 이 영화하면 절대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
또 다른 중요한 음악은 바로 ‘캉캉(Can Can)’으로도 유명한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 독일)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Les Contes d' Hoffmann)’중에서 뱃노래,
'Belle Nuit (Barcarolle)'
이다.
오펜바흐의 사후인, 1881년에 처음 선보인 이곡이 수록이 된 LP를
일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임시 웨이터, 귀도가 수용소에 있는 아내,
도라가 듣기를 기원하면서, 축음기의 나팔 형 스피커를 창밖으로
향하게 하는 장면과 눈이 동그래진 채 창문을 열고 그 음악을
듣는 도라의 모습은 참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그 오페라를 함께 보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의 추억이 잠시나마
수용소의 이 부부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이 장면은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에서
앤디(Andy)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휘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
아리아인 ‘저녁바람은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를
LP 레코드로 틀면서, 교도소 전체에 방송을 하는 장면을
오마주(Homage)했다고 한다.



목회자가 되려던 어릴 적의 꿈을 접고, 1972년에 극장무대에 처음 올랐던
로베르토 레미지오 베니니(Roberto Remigio Benigni. 1952. 이태리)
이태리에선 ‘국민 보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휩쓸어서만 꼭 그런 게 아니라,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도 생전에 그를 ‘영화계의 천재‘라고
오래전부터 칭찬하였듯이, 배우뿐만 아니라, 작가와 감독
그리고 제작자로서 1980년대부터 이태리 영화계에 기여한 공로가
너무나 크기 때문일 것이다.
1983년에 자신이 감독을 한 ‘Tu Mi Turbi’ 란 영화를 통해 사랑을
나누어 오다가, 1991년부터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제 부인,
니꼴레타 브라스키(Nicoletta Braschi. 1960. 이태리)와는
1986년의 ‘다운 바이 로(Down By Law)’때부터 공연을 같이 하였지만,
이 영화 이후에도, ‘피노키오(Pinocchio. 2002)’‘호랑이의 눈
(La Tigre e La Neve. 2005)’
에도 함께 열연을 펼쳤었다.
이 베니니 부부는 요즈음 단테를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아씨시의 성 프란시스(Saint Francis Of Assisi)의 삶을 다룬 영화,
‘브라더 썬, 시스터 문(Brother Sun, Sister Moon. 1972)’의 장면들을 편집하여
만들어, 유ㅡ튜브(You Tube)에 올라 있는 어느 동영상에
“인생을 사는 또 다른 방법은 모든 것이 다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라는 아주 훌륭한 문구가
있어 이 복잡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힘을 주기도 하였지만,
사는 것 자체가 또는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라고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큰 병 치례를 한 사람들이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는데,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작은 일에도 쉽사리 좌절을 하는 우리들이
대수롭지 않게 무심히 살아가는 오늘이야말로 그 누구에게는 그토록
살고 싶어 하는 내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귀하고 귀한 우리들의 인생!
그러니 인생을 이렇게 귀하게 생각한다면 어찌 아름답지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E Bella! Life Is Beautiful!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Buon Giorno Principessa


02. La Vita E Bella
(본문에 음악)
03. Viva Giosue
04. Grand Hotel Valse
05. La Notte Di Favola
06. La Notte Di Fuga
07. Le Uova Nel Cappello
08. Grand Hotel Fox
09. Il Treno Nel Buio
10. Arriva Il Carro Armato
11. Valsa Larmoyante
12. L' Uovo Di Struzzo-Danza Etiope
13. Krautentang
14. Il Gioco Di Giosue
15. Barcarolle
(본문에 음악)
16. Guido E Ferruccio
17. Abbiamo Vinto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39번째 영화리뷰. Jan. 2009

또 다시 맞이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해는 어김없이 밝아왔습니다.
지난 2008년도는 저에게도 참으로 힘들었지만 다들 힘드셨죠?
그래서 더욱, 2009년은 새삼스럽게 우리들 모두에게 부디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지금도 외치는 것만
같은 주인공, 귀도를 한 번 더 생각해보았습니다.
부디 모두 다 복 많이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