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하

매그놀리아 / Magnoli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1. 25. 18:02
매그놀리아 / Magnoli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9년/ 제작+각본+감독: Paul Thomas Anderson/주연: Tom Cruise 외
음악: Jon Brion 외 / 188분



이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매그놀리아 (Magnolia).
즉, 목련(木蓮) ‘봄의 전령사’ 이다.
제 아무리 꽁꽁 얼어붙었던 혹한 속의 땅들도 그 찬바람과
눈보라를 잘 견디어내고, 이제 화사하게 피어난 목련꽃과
함께 찾아온 봄날의 온기 속에서 서서히 녹기 시작하여,
또다시 무수한 새로운 생명들을 품에 안기 시작한다.
그래서 '연모(戀慕)'라는 꽃말을 지는
이 ‘매그놀리아’라는 꽃 이름의 제목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상처받고 얼어붙어
단절되었던 여러 주인공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서로의 '용서와 화해'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
메시지로 전달하려는 제작자의 속내를 생각할 때,
그리고 여러 장의 꽃잎과도 같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감안할 때, 아주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 훼르난도 밸리(San Fernando Valley)에
살고 있는 20세기말의 현대 미국인들의 (만 하루 동안의) 삶을
날카롭게 해부하여, 마치 모자이크 작품처럼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는 이 작품에는 무려 10명이나 되는 주요 인물들이
등장을 한다.

얼 패트릿지(Earl Partridge-Jason Robards, 1922-2000, 미국 시카고)
암으로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65세의 그는 오래전에 다른 여자에게
정신이 팔려서, 그만 죽어가는 전처와 아들을 그냥 내 팽개쳐둔 것을
몹시 후회한다.
그래서 이제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그 잃어버린 아들(후랭크 맥케이)을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보는 것이다.

린다 패트릿지(Linda Partridge-Julianne Moore, 1960, 미국 NC)
돈을 보고 나이 많은 남편과 결혼을 하였고, 또 그동안 몰래
바람도 많이 피었지만, 죽어가는 남편에게 뒤늦게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 죄책감으로 유산을 포기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후랭크 맥케이 (Frank Mackey-Tom Cruise,1962, 미국 뉴욕)
여성들을 유혹하고 파멸시키는(Seduce And Destroy) 노하우에
관한 저서와 비디오 상품을 내고 강연을 하는 인기 연사.
자기의 가족관계를 철저히 비밀로 하다, 죽어가는 아버지,
얼을 찾아가 저주의 폭언을 퍼부어대고 울음을 터트린다.



스탠리 스펙터 (Stanley Spector-Jeremy Blackman)
TV 퀴즈쇼에 출연을 하여 웬만한 어른들을 다 물리치는
천재소년.
신기록 달성을 이틀 남겨두고, 그만 바지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큰일을 그르치고 만다.

도니 스미스(Donnie Smith-William H Macy, 1950, 미국 마이애미)
1968년, TV 퀴즈쇼에서 우승.
천재 소년으로 유명하였으나 현재는 둔재로 변한 그는 전자제품
가게에서 삶에 허덕이고 있다.
동네 술집의 바텐더를 짝사랑하는 동성애자,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치아교정수술에 필요한 돈을 가게에서 훔친다.

지미 게이터 (Jimmy Gator-Philip Baker Hall, 1931, 미국 오하이오)
30년 이상을 최장수 프로그램, TV 퀴즈쇼의 사회자로 활동한
유명 인사.
얼마 전에 암 판정을 받고, 얼마 살지 못할 거란 진단을 받은 후
매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다, 프로그램 진행 도중에 그만 쓰러진다.
한편, 부인 몰래 딸에게 성추행을 한 과거 일에 아주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로즈 게이터 (Rose Gator-Melinda Dillon, 1939, 미국 호프)
지미의 헌신적인 아내로 평생을 살아왔지만 그의 이상한 고백으로
큰 충격을 받고, 집을 뛰쳐나와 따로 살고 있는 딸에게 달려가다
뜻밖에 개구리 우박세례를 받게 된다.



클라우디아 게이터(Claudia Gator-Melora Walters, 1968, 사우디아라비아)
유명인사의 딸로 남부럽지 않게 자라났건만 어려서 아버지에게 당한
충격적인 일로 집을 나와 지금은 마약에 절어서 혼자 살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짐의 데이트 신청을 받고 밤10시에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짐 커링 (Jim Kurring-John C Reilly, 1965, 미국 시카고)
사건 신고를 받고 수도 없이 현장에 출동하던 열정적인 LA PD,
32살의 짐은 이날, 두 번째로 출동을 한 클라우디아의 집에서
커피를 얻어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필 팔머 (Phil Parma-Philip Seymour Hoffman, 1967, 미국 뉴욕)
얼 패트릿지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며 간병을 하는 남성간호사
(Hospice) 이다.
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아들, 후랭크와 만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또 자진해서 그가 편히 죽을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



그렇지 않아도, ‘Y2K’ '컴퓨터 대란'이니 해서 어수선하게
20세기 말을 마감하던 우리들에게 이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하늘에서 떨어지던 개구리 (우박)' 시퀀스는
참으로 종말론적인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구약 성경에 하수에 있던 개구리들이 올라와서 온통 이집트 땅을
뒤덮었다는 구절은 있지만, 이렇게 하늘에서 그것도 손바닥만 한
개구리들이 무더기로 떨어져 내리는 이 초엽기적이고 기발한
발상을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경이롭기만 하다.
개구리들
참으로 정신없이 하루를 살아가던 이들 10명의 이야기들을
마무리 짓는 결말의 도구로서 사용되었는데,
그럼 위에 나열한 인물들은 그 순간에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가?
은 혼수상태에서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아들을 잠시 보다가 숨을 거두고,
후랭크와 필이 곁에서 임종을 하게 된다.
린다는 자살을 시도하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던 중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또 당하고,
스탠리는 역사속의 천재 소년들의 기록을 살펴보다 아버지한데
“날 좀 더욱 잘 대해 달라“고 말을 한다.
가게의 비자금을 훔쳤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도로 갖다놓으려고
벽을 타고 오르던 도니는 개구리에 맞아 그만 땅으로 떨어지고,
이 도니를 도둑으로 오인하고 접근하던 의 도움을 받게 된다.
부엌에서 권총을 머리에 대고 자살을 시도하던 지미
천장 유리를 뚫고 떨어지는 개구리에 맞아 엉겹결에 방아쇠를
당기게 되고,
집에서 마약을 하던 클라우디아는 남편을 놔두고 딸에게 달려온
로즈와 포옹을 한다.

* 문제의 개구리 우박 세례 장면:




포르노물들이말로 VCR 테잎이나 DVD 같은 영상 부가산업을
실제로 엄청나게 부흥시켰다고 하지만,
포르노 비디오테잎들이 범람을 하던 시대에 그런 것들을 보면서
‘VCR 비디오테잎 세대’로서 자라난,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1970, 미국 CA)
역시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와 아주 비슷한 경우),
고등학교 때 이미 자신이 직접 찍은 영상을 두 대의 VCR로
편집을 한 단편 포르노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건, 이 영화 속의 TV쇼 사회자와 같은 직업을
가졌었던 배우 출신의 아버지,
어니 앤더슨(Ernie Anderson. 1923-1997)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아서 만든 그의 첫 아마추어 작품,
‘더크 디글러 이야기(The Dirk Diggler Story. 1988)’
내레이터가 바로 아버지, 어니라는 점이다.
그는 뉴욕에서 잠시 대학을 다닌 후, 1993년에 신인 등용문의
하나인 선 댄스 필름 축제에서 그의 단편인,
‘커피와 담배(Cigarettes And Coffee)’가 주목을 받기 시작,
1966년에 ‘시드니(Sidney)’(Hard Eight)와 1997년의 히트작인
‘부기 나이트(Boogie Night)’으로 유명해진다.
그러나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 제작을 하면서 1999년에
발표한 이 작품이야말로 이 신세대 작가 감독의 본격 출세작이고
문제작이 아닐 수 없다.



폴 토마스 앤더슨은 영화를 만들면서 음악에도 무척이나 신경을
많이 쓰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1980년대에 락 밴드를 하다가 LA의 나이트클럽에서 만났던
인연으로 앤더슨 감독의 짝꿍이 되어
‘시드니(Sidney. 1996)’부터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만든
존(욘) 브라이언(Jon Brion. 1959, 미국 뉴저지) .
또 존(욘) 브라이언이 프로듀싱하는 재능있는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에이미 맨(Aimee Mann. 1960, 미국 버지니아. - 숀 펜의 처형)을
기용하여 만든 이 영화의 OS와 OST는 참으로 개성이 넘쳐난다.
(미국 아카데미상의 후보)
특히 영화의 중반부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으로 설정이 되어,
마약을 하던 클라우디아가 따라 부르자 다른 장소에 있던 9명의
주요인물들이 전부 다 (심지어 죽어 가는 얼까지도) 따라 부르는
특이한 연출의 에이미 맨의 노래, ‘Wise-Up’
“사랑의 고통이 멈추질 안을 거야(It's Not Going To Stop)”
이라고 반복되는 가사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이곡을 포함하여 총 9곡이나 되는 에이미 맨의 노래가
마치 그녀의 솔로 앨범인양 OST 앨범에 도배되어있지만,
영화의 첫 장면에서 오프닝 타이틀과 함께 들을 수 있는
‘One’ 이라는 리메이크 곡도 상당히 유명하다.
그룹, 쓰리 독 나이츠(Three Dog Nights)의 노래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하였고, 가수로서 더욱 더 잘 알려진
해리 닐슨(Harry Nilson)이 작곡을 한 명곡이기도 하다.
한편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에이미의 ‘Save Me’,
역시 그 가사가 영화전체의 줄거리 전개와 마무리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 에이미 맨(Aimee Mann)의 노래, ‘Wise-Up’ 과 ‘Save Me’ 그리고 ‘One’:








바텐더를 짝사랑하며 도니가 즐겨 찾는 술집장면에서는
수퍼트램프(Supertramp)의 명곡, 두곡을 들을 수가 있다.
‘Goodbye Stranger’가 먼저 잠깐 들리고 두 번째로
이들의 최고 히트곡, ‘The Logical Song’이 나오는데,
이 두곡의 선곡 역시 상당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남성 우월론자인 강사, 후랭크가 세미나장에 등장하면서
“Respect The Cock !”이라고 큰 소리를 지를 때, 한 때,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의 쇼(하와이 쇼 포함)를 시작할 때마다
연주하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sthuatra)’.
그리고 스탠리가 어려운 퀴즈를 맞추면서, 클라우디아와 짐의
대화 장면으로 연결이 되던 비제(Bizet)의 오페라,
‘카르멘(Carmen)’의 서곡(Overture)
음악에 맞추어 영화 장면 편집을 인상적으로 하였다.
한편, OS작곡자인 존(욘) 브라이언이 만든 ‘WDKK Theme Song’
포함한 여러 배경음악은 영화의 초반부와 중반부까지
정신이 없는 주요 인물들의 삶을 음악적으로 함께 표현하기
위하여 중요한 대화를 하는데도, 또 시퀀스가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10분에서 길게는 20여분 가량 (개구리 우박이
떨어지기 전까지) 계속해서 (음악이) 들려오게 만들면서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잘 연출하였다.



“같은 시간에 우연히 일어난 일들(Coincidence)”
그 사건들의 ‘교차점(Intersection)‘을 다룬 영화라고
말한바 있는 앤더슨 감독은 내레이터를 통해
“이런 모든 일들은 ‘우연‘ 같이 보이긴 하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첫 장면에서부터 세 가지의 예를 들려 준다.
자살을 하려 옥상에서 뛰어내린 소년이 추락하는 도중에
부모가 쏜 총알에 맞는 일과
나무위에서 죽은 스쿠버 다이버의 예.
그리고 영국의 그린 베리 힐(Green Berry Hill)에 살던
약사를 죽이고 사형 집행을 당한 범인 세 명의 성이
그린(Green)과 베리(Berry), 그리고 힐(Hill)이었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고,
또 책에는 이런 말도 있다고 하면서 여러 번이나
영화 대사에도 인용을 하였다.
“We Make Through With The Past, But The Past Is
Not Through With Us”
.
그렇다면 그 징그러운 개구리 우박 세례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하는 셈인데.....
어쨌든 그는 이 복잡한 영화의 결론을
"사랑과 화해와 용서"라는 키워드로 마무리 하기위해
돈을 훔친 도니를 용서해주고, 클라우디아를 다시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는 경찰관, 짐의 다음과 같은
대사를 통하여 대신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Sometimes People Need To Be Forgiven,
You Can Forgive Someone.
(But) What Can We Forgive? Tough Part Of Job...."




* Original Soundtrack 앨범 수록 곡 리스트:


01. One - Aimee Mann (위의 본문에 동영상)
02. Dreams – Gabrielle


03. Also Sprach Zarasthuatra - H V Kalajan & The Vienna Philhamonic
04. Build That Wall - Aimee Mann
05. Driving Sideways - Aimee Mann
06. You Do - Aimee Mann
07. Goodbye Stranger – Supertramp



08. Momentum - Aimee Mann
09. WDKK Theme Song
10. Overture From Carmen - H V Kalajan & The Vienna Philhamonic
11. The Logical Song - Supertramp
(위의 본문에 동영상)
12. Whispering
13. Save Me - Aimee Mann
(위의 본문에 동영상)
14. Wise Up - Aimee Mann (위의 본문에 음악+동영상)
15. Nothing Is Good Enough - Aimee Mann
16. Waiting - The Devlins




* 관련 동영상 모음:











Jay.190번째 영화리뷰. revised.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