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Music And Lyrics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5. 4. 18:21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Music And Lyrics 리뷰 + 동영상 모음
2007년/ 각본+감독: Marc Lawrence / 주연: Drew Barrymore + Hugh Grant
음악: Adam Schlesinger / 106분



세상을 살다보면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바로 결혼이야말로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신랑(남자) 혼자서도, 신부(여자) 혼자서도 절대로 할 수 없는 결혼 생활.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이 되는 작곡 과 작사 역시도 마치 이런 결혼 생활과
같아서, 절대로 혼자서는 노래라는 합작 완성품을 만들 수가 없으니,
결국 멜로디는 남편이요, 가사는 부인이라고 비교할 만도 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소피는 “멜로디는 누구를 처음 보았을 때
느껴지는 육체적(성적)인 매력이고, 가사는 상대방을 점점 알아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로서, 이 둘의 조화로 노래라는 마법이 만들어 진다“

라고 별 난 주장을 펼친다.



선진국으로 가면 갈수록 직업이 더욱 더 다양해진다고 하더니,
(비록 대타이고 파트타임이지만) 실내 화분식물들을 관리해주는
직업도 있는 모양이다.
바로 이 직업 때문에 엉뚱하게도 왕년의 인기 가수였고, 또 현재는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알렉스(Alex/Hugh Grant, 1960, 영국)
우연히 만나게 되고, 또 그 일로 해서 자신이 미처 몰랐던 작사를 하는
소질도 생각지 않게 발견한 소피(Sophie/Drew Barrymore, 1975, CA)
작곡에서 손을 뗀지 오래되었다는 알렉스에게 지금 절대 절명의 필요성이
있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힘을 합쳐 동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알렉스의 피아노앞에서 몇 날 몇 밤을 함께 한 얼마 후,
소피는 “당신 없이는 이젠 도무지 작곡마저도 할 수가 없다“
알렉스의 엉뚱한 (사랑)고백을 듣게 되는데, 그나저나 알렉스에게
얼마 전 새로운 듀엣 곡의 작곡을 의뢰한 신세대의 인기가수,
코라(Cora/ Haley Bennett, 1988. 미국)
이렇게 둘이서 옥신각신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이 노래에
과연 오케이 사인을 줄 것 인가?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해 뮤지컬이나 음악영화는 아닐지라도(로맨틱 코미디),
이 작품을 위해 준비된 음악의 양과 질을 생각한다면, 요즈음 대유행인
인기 가수들의 일대기를 다룬 음악 (전기)영화들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인상적인 음악들이 많이 등장을 한다.
OST 앨범에는 12곡만이 수록되었지만, 뮤직 수퍼바이저 겸 프로듀서였던
조쉬 도이치(Josh Deutsch)가 준비한 곡들은 삽입곡들을 포함해서
전부 총 25곡인데, 그중에서 오리지널 스코어(OS)는 Fountains Of Wayne 과
Ivy 라는 밴드에서 오랫동안 베이스주자였다가, 이 작품을 통해 영화음악가로
데뷔를 하는 애덤 슐레싱어(Adam Schlesinger, 1967, 뉴욕)가 맡았다.
그는 특히 극중에서 알렉스와 소피가 힘을 합쳐 만든 곡으로 설정이 되었고,
또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명곡, 'Way Back Into Love'를 직접 작사, 작곡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곡 외에도 OST의 ‘Meaningless Kiss’(아래 동영상)를
포함하여 전부 6곡을 만들면서 이 영화의 멋진 음악적 개성을 창조 하였는데,
어쨌든 애덤으로서는 운 좋게도 첫 작품부터 대박을 터트린 셈이 되었다.



“난 머리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채로 너무나도 오랫동안 외롭게 살아왔기에
이젠 단지 사랑으로 돌아 갈수 있는 길(방법)을 찾고 싶을 뿐이야. “
라고
소피가 작사한 곡으로 설정이 된 이 'Way Back Into Love'
소피와 알렉스가 데모CD 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르는 데모 버전과 영화의
끝에서 코라와 함께 알렉스가 무대에서 부르는 두 가지의 버전으로
들을 수가 있다.



I've been living with a shadow overhead
I've been sleeping with a cloud above my bed
I've been lonely for so long
Trapped in the past, I just can't seem to move on
I've been hiding all my hopes and dreams away
Just in case I ever need them again someday
I've been setting aside time
To clear a little space in the corners of my mind
All I want to do is find a way back into love
I can't make it through without a way back into love
I've been watching but the stars refuse to shine
I've been searching but I just don't see the signs
I know that it's out there
There's got to be something for my soul somewhere
I've been looking for someone to shed some light
Not somebody just to get me through the night
I could use some direction
And I'm open to your suggestions
All I want to do is find a way back into love
I can't make it through without a way back into love
And if I open my heart again
I guess I'm hoping you'll be there for me in the end
There are moments when I don't know if it's real
Or if anybody feels the way I feel
I need inspiration, Not just another negotiation
All I want to do is find a way back into love
I can't make it through without a way back into love
And if I open my heart to you
I'm hoping you'll show me what to do
And if you help me to start again
You know that I'll be there for you in the end






‘Family Ties'(1987)같은 TV 시리즈의 각본을 주로 써오던 작가였다가,
역시 자신이 직접 쓴 각본으로 2002년에 ‘투 윅스 노티스’(Two Weeks
Notice)를 통하여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하였던 신예,
마크 로렌스(Marc Lawrence, 1959, 뉴욕)
5년 만에 또 다시 잘 나가는 휴 그랜트를 앞 세워 두 번째로 만든
이 작품에서 그는 이번에는 각본뿐 만아니라 OST의 노래
(‘Love Autopsy'포함 총 4곡)까지도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숨은
실력을 발휘해 이 음악영화 아닌 음악영화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주인공, 알렉스가 1980년대의 인기였던 ‘팝’(Pop)이란 그룹밴드의
멤버로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인기였던 뉴 웨이브
사운드를 비롯한 1980년대 스타일의 음악을 많이 들을 수가 있는데,
먼저 이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크레디츠 모두에 뮤직 비디오 형태
(위의 사진)로 등장을 한 ‘팝’이 불렀던
‘Pop! Goes My Heart’ (아래 동영상/ ‘팝’의 기타리스트로 출연을
한 Andrew W. Blakemore 작곡으로 그들의 1984년 빅 히트곡으로
설정이 됨) 은 마치 1980년대의 수퍼그룹, 뉴 키즈 온더 블락
(New Kids On the Block, 1984-1994)의 음악을 듣는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왬(Wham! 1981-1986), 듀란 듀란(Duran Duran,
1978-), 컬쳐 클럽(Culture Club, 1981-), 알이오 스피드웨곤
(REO Speedwagon, 1967)등등의 음악을 일부러 모방해 만들면서,
1980년대의 분위기를 재창조하였는데, 특히 알렉스가
힐튼호텔에서의(Class of 1987)공연에서 부른 ‘Meaningless Kiss‘
왬! 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Careless Whisper’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주 유사한 분위기이다.

* Pop! Goes My Heart(Andrew W. Blakemore작곡+Alanna Vincente 작사):


* ‘Meaningless Kiss‘(Adam Schlesinger 작곡+Steven Gold 작사):


알렉스의 연인으로 또 작사가(리러시스트/Lyricist)로 변신해가는 소피가
있다보니, 모리스 앨버트(Morris Albert)의 'Feelings' 와 스모키 로빈슨
(Smokey Robinson)의 'My Girl'이 음악이 아닌 가사의 인용(대사)으로
등장을 하는 것도 특이하다.
또 베니 굿맨(Benny Goodman) 밴드의 연주곡은 'Flying Home' 과
'Rose Room' , 'It's Tight Like That' 세곡 모두가 소피가 옛 애인을
만나는 레스토랑 시퀀스에서 나오고,
또 비틀즈(Beatles)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고, 노라 존스(Norah Jones.
1979. 뉴욕)의 아버지, 인도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 겸 시타(Sitar) 연주자,
라비 샹카(상카르, Ravi Shankar. 1920. 인도)
'Raga Rajya-Kalyan' 과 'Ghanashyam'는 인도 음악에 심취되어 있다는
신세대 스타, 코라(Cora)가 파티를 포함해 소피를 처음 만날 때 등,
그녀가 등장할 때마다 들려온다.
그래서 그런 코라의 이국적이면서 섹시한 개성을 잘 표현해주는 곡으로
감독인 마크 로렌스가 직접 작곡한 ‘Buddha’s Delight‘
그녀가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와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의 콘서트에서
첫 곡으로 들려주었고, 또 알렉스가 예전에 유일하게 작사를 했다는
'Love Autopsy‘에 이어 이번에 소피에게 제발 오해를 풀라고
다시 작곡 작사를 해서 피아노 반주하나만으로 그 콘서트에서 부르며
소피의 눈망울을 촉촉하게 한 ‘Don’t Write Me Off‘도 인상적인 곡이다.

* Don’t Write Me Off (Adam Schlesinger 작곡+Steven Gold 작사):




옥스퍼드대학을 다니면서 연기를 시작한 후,
1982년에 영화계에 데뷔를 한 휴 그랜트(Hugh Grant, 1960. 런던)
1980년대를 주로 TV극에 출연을 하면서 내공의 힘을 키워오다,
영국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던 ‘Working Title'
프로덕션과 또 주로 TV극의 시나리오 작가였다가 2003년에
‘Love Actually’(2003) 로 감독으로 데뷔를 한 적이 있는
리처드 커티스(Richard Curtis,1956. 뉴질랜드)
만나면서부터 1990년대를 대성공의 시대로 맞이한다.
이들은 ‘Four Weddings And A Funeral'(1994)를 신호탄으로 하여
이후, ‘Notting Hill'(1999), 'Bridget Jones's Diary'(2001),
‘Love Actually’(2003) 등등으로 이어지는 메가톤급 히트 걸작들을
줄줄이 남기게 된다.
물론 그동안 ‘Nine Months'(1995)같은 할리우드 작품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계속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던
휴 그랜트로선 이번에 노래도 무려 8곡을 녹음한 이 작품으로
그의 연기생활에 큰 이정표를 남긴 듯한데,
만만치 않은 그의 노래 실력은 기대이상으로 큰 호평을 받았고,
한편 3살 때부터 (TV)카메라 앞에서 놀아온 아역 배우 출신의
통통녀, 드류 배리모어(Drew Barrymore, 1975, CA)역시도
그 귀여움에 흠이 가지 않을 정도의 무난함을 또 다시 보여주었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이 영화의 한글제목을 보면서,
문득, 20세기 중후반의 우리나라 대중가요계 발전에 너무나도 크게 기여한
작곡가, 김 희 갑 선생님(동명의 희극 인이 아님)과 그의 부인되는 소설가,
양 인 자 여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기타리스트로 시작을 하여 뮤지컬, 명성황후까지 만들며, 음악인생 50년을
살아오시다 보니 이제는 일흔(1936년 생)이 넘으셨지만,
그동안에 김 희 갑선생님께서 만드신 곡은 무려 2,000여곡이 넘는다는데,
부인이 작사를 하여 함께 만든 곡들 중엔 ‘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 노래),
‘그 겨울의 찻집‘(조용필 노래), ‘향수‘(이동원 노래), ‘립스틱 짖게 바르고‘
(임주리 노래)등등이 있어 모두가 다 우리나라의 현대가요를 대표하는
훌륭한 곡들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부디 21세기에도 부부 합작으로 좋은 작품들을 함께 많이 남겼으면 하는
마음 간절한데, 필자의 이런 글들을 우리가 어디에 가서 또 찾아볼 수가
있겠느냐고 누가 말했었지만,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우리가 어디에 가서
이런 귀한 부부를 또 찾아볼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Pop! Goes My Heart (본문에 동영상)
02. Buddha’s Delight


03. Meaningless Kiss(본문에 동영상)
04. Entering Bootytown
05. Way Back Into Love (Demo Version)(본문에 동영상)
06. Tony The Beat
07. Dance With Me Tonight


08. Slam
09. Don’t Write Me Off(본문에 동영상)
10. Way Back Into Love(본문에 동영상)
11. Different Sound (Featuring Malte)
12. Love Autopsy



* 관련 동영상모음:









Jay. 223번째 영화리뷰. Feb.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