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하

오스트레일리아 / Australi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5. 17. 17:09
오스트레일리아 / Australi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2008년/감독:Baz Luhrmann/주연: Nicole Kidman + Hugh Jackman
Brandon Walters /음악:David Hirschfelder/165분



관광 수입으로 벌어드리는 외화만 가지고 먹고 사는
나라도 있다는데 꼭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모든 나라들이 이젠 국가 브랜드를 매우 중요시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1944년에
조셉 샌트리(Joseph Santley. 1889-1971. 미국) 감독이
‘브라질(Brazil)‘이라는 제목의 뮤지컬 러브 스토리 영화를
만들 때와 그리고 또 비록 동명 타이틀이긴 하지만
리메이크 작은 아니고, 브라질이란 국가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 1940. 미국) 감독의
1985년의 S F 영화, ‘브라질(Brazil)‘이 만들어 질 때와도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것이다.



새 세기가 시작이 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게임으로
한껏 국가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킨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자국에서 이 영화가 기획이 되고, 첫 촬영이 시작이 된
2007년 봄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
2008년의 이 영화의 개봉이야말로 8년 전의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가적인 호재로 인식을 했었다고 한다.
물론 이 역시도
장 자끄 앙드리앙(Jean-Jacques Andrien. 1944. 벨지움)감독이
동명 타이틀로 1989년도에 프랑스와 벨기에가 합작을 한 영화,
‘오스트랄리아(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개봉 때와도
또 다른 분위기인 것인데,
그만큼 이제는 문화를 중요시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또 다른 분위기이어서, 정부에서
국격(國格)을 높이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코리아(Korea)’하면 (남이던 북이던) 핵 문제부터 먼저
떠오른다는 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문제가 그리 쉽지는
않겠으나, 그러나 우리들의 다양한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해결책들이 속히 나왔으면 좋겠다.



1939년9월,
이곳 오스트레일리아에 머물고 있는 남편을 만나려고
멀리 영국에서부터 날아 온
레이디 새라 애쉴리
(Lady Sarah Ashley – Nicole Kidman. 1967. 하와이).

그녀를 마중하려 남편이 보낸 거친 사나이,
드로버(Drover - Hugh Jackman 1968. 시드니)와 함께
사막을 횡단하여 북부 지방, 노던 테리토리에 있는
팔어웨이 다운스(Faraway Downs)목장에 도착을 하였으나,
남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유산으로 남겨진 목장과 소, 1500마리들을 처분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보통 일이 아니다.
거기다 이들을 방해하고 해치려는 무리까지 있어
더욱 골치가 아픈 가운데, 새라는 자신을
‘미세즈 보스‘라고 부르는 원주민 혼혈아,
눌라(Nullah-Brandon Walters. 1996. 호주)까지
포함이 되고, 드로버가 주도하는 소몰이 팀에 합류를 하여
다윈으로 향한다.
그리고 역경을 디디고 사막을 통과하는 사이,
몰라보게 점점 강해지는 새라는 눌라는 물론이고 어느새
야성미가 넘쳐나는 드로버까지 사랑을 하게 되는데.......



'물랑 루즈(Moulin Rouge. 2001)'에서
무척이나 다양한 음악으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1962. 호주)으로서는
이번에는 무심하다고 할 정도로 음악의 비중을 낮추었는데,
이는 에픽(Epic)스타일의 작품 성격을 강조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주제곡 이상으로 주제곡의 역할을
톡톡히 한 노래 한 곡을 루어만은 작품 기획 당시부터
선곡을 해두었었다고 하는데,
그 곡이 바로 1930년대의 불후의 명작,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 (Over The Rainbow)‘이다.
1940년도 제 12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주제곡 상을
물론 받기도 하였지만, 이젠 클래식이라고 불리기에
조금의 이상도 없는 명곡중의 명곡인 이곡은
쥬디 갤런드(Judy Garland. 1922-1969. 미국)
상징하는 그녀의 대표적인 곡(Signature Song)이다.
1930년부터 브로드웨이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양산해온
작곡가, 해롤드 알렌(앨런, Harold Arlen. 1905-1986. 미국)의
일생일대의 명작으로서
에드가 입셀 핼버그(E.Y. Harberg. 1896-1981. 미국)
작사를 하였는데,
‘무지개 넘어 어딘가에(Somewhere Over The Rainbow)‘라는
원제목에서의 그 무지개를 천국과 연결되는 마법의 통로
(Magic Lane)로 표현 하였다.



이 명곡, ’오버 더 레인보우(Somewhere Over The Rainbow)‘
그런데 정작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에서 보다
이 영화에서 더욱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셈이 되었다.
새라 애슐리가 눌라에게 가르쳐 준 곡으로 줄거리에
등장을 하는 이 곡은 나중에 눌라가 휘파람으로
그리고 하모니카로도 연주를 하게 되는데, 결국
그 하모니카 연주는 폭격 속에 폐허가 된 다윈 시에서
생사를 모르던 주인공들, 즉 미션 아일랜드에서 간신히
살아서 돌아오는 눌라와 드로버가 새라와 극적으로
재회를 하는데 결정적인 단초가 되는 것이다.
작품 전체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이 장면이야말로 그래서
음악적으로도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하였지만,
“척하면 삼천리....“라고, 바즈 루어만과 함께, 영화로선
그의 데뷔작인 ‘무대극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
‘댄싱 히어로(Strictly Ballroom. 1992)’때부터
줄 곳 함께 해 온 동향의 작곡가,
데이빗 허쉬펠더(David Hirschfelder. 1960. 호주)
하모니카 연주도 자신이 직접 해가면서
루어만의 의도를 잘 살려 표현해주었다.
‘샤인(Shine.1996)’때부터,
미국 아카데미상과 골든 글로브의 수상 후보가
되기도 했었던 그는 이후에
‘베터 댄 섹스(Better Than Sex. 2000)’로도
또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오버 더 레인보우‘같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목이 바로
‘오스트레일리아’ 이니 만큼,
호주를 상징하고 또 호주를 대표하는 그들의 제2의 국가,
‘월칭 마틸다(The Waltzing Matilda)’역시
데이빗 허쉬펠더가 작곡한 이 영화의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에 자연스럽게 인용이 되었다.
핵폭탄으로 인해 지구의 온 인류가
멸망한다는 줄거리의 1950년대 고전영화,
‘그날이 오면(On The Beach. 1959)’
('월칭 마틸다'의 곡 해설 있음)에서도 주제곡같이
여러 번 사용이 되었었지만,
드로버가 주도하는 대규모 소몰이 시퀀스와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하지만, 이 서사극이 차용을 한 이 유명한 두 곡 외에
정작 이 영화의 주제곡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츠에서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극장에서는 듣기가 그리 쉽지 않은데,
영국 출신의 엘튼 존(Elton John)이 작곡을 하고 직접 노래를 한
‘드로버의 발라드(The Drover's Ballard)‘가 제 1의 주제곡이라면,
앤젤라 리틀(Angela Little)이 작곡을 하고
노래까지 직접 부른 '밥 나무 곁에서(By The Boab Tree)'
제 2의 주제곡이라고 할 만 한데, 두 곡 모두 다,
바즈 루어만이 직접 작사를 했다는 것이 특징이 되겠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원주민 문제들이 여전한 미해결
현안이고 숙제이듯이, 1998년과 2008년도의 호주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총리 담화)에도 불구하고
속칭, 호주의 ‘빼앗긴 세대(The Stolen Generation)‘
불리는 원주민 혈통의 혼혈아 문제 역시
21세기인 아직까지도 명쾌한 해결책이 없어서 그런지,
바즈 루어만은 이 작품의
여러 주제들 중의 하나로 이 인종차별의 문제를
필립 노이스(Phillip Noyce) 감독의
‘토끼 울타리(Rabbit - Proof Fence.2002)'와 마찬가지로
의도적인 부각을 시키려 노력했다고 한다.
호주의 백인 사회에서 원주민 혼혈아들이 노예로서
살아가도록 가족으로 부터 강제로 떨어져
다윈(Darwin)시가 있는 호주의 북부, 노던 테리토리에서
억지 훈련을 받았던 시점이 이 영화배경시대인 점도 그렇지만,
‘크리미(Creamy)’라고 놀림을 받는 주인공,
눌라(Nullah)역의 원주민 혼혈아,
브랜든 월터스(Brandon Walters. 1996. 호주)
등용도 그래서 결코 우연은 아닌 것 인데,
11살의 나이로 이 작품에 출연을 한 귀여운 월터스는
동네 수영장에서 우연히 캐스팅이 되었다고 한다.
눌라가 할아버지,
킹 조지(King George-David Gulpilil. 1953. 호주)
함께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 역시 그래서
루어만의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듯하다.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오 필승 코리아!’를 힘차게 부르던
휴 잭맨(Hugh Jackman. 1968. 시드니)
2000년부터 시작이 된 '엑스맨(X-men) 시리즈‘
스타덤에 오른 이래 가축몰이 꾼의 의미가 있는 이름,
드로버(Drover)역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였다고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2001년도의 '물랑 루즈(Moulin Rouge)' 이후
오랜만에 손발을 맞춘 니콜 키드먼과 바즈 루어만은
별로 좋은 평들을 받지 못한 듯 한데, 원주민 혼혈아
문제를 비롯하여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닌지,
기존의 여러 작품들을 모방했다는 악평에 루어만은 한동안
시달려야만 했었다.
할리우드 서부극의 대가,
존 포드(John Ford. 1894-1973. 미국)
여러 웨스턴 무비에서 즐겨 다루었던 소몰이 주제를 중심으로
하면서 새라 애쉴리의 호주를 방문하는 줄거리 설정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 1985)’에서
그리고 일본 해군의 무자비한 다윈시 폭격은
'진주만(Pearl Harbor. 2001)'을 그대로 베끼면서,
‘에픽(Epic)'이라고 흔히들 표현을 하는 서사극으로 미끈하게
포장을 했다는 것인데, 지루하지 않게 편집을 잘 하기는
했지만 일리가 아주 없는 비평도 아니기에 이런 누명을
벗어야만 할 바즈 루어만의 차기 작이 새삼 궁금해진다.
(위의 사진 중간).
그리고 어느새 40대에 접어든 니콜 키드먼
미모를 앗아가는 세월이란 존재 앞에서는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49번째 영화리뷰. Nov.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