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60년대 중

파리 대탈출/ La Grande Vadrouille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4. 11. 22. 11:42
파리 대탈출/ La Grande Vadrouille 리뷰 + 동영상 모음
1966년 / 감독: Gerald Oury / 주연: Bourvil + Louis De Funes 외
음악: Georges Auric / 131분



제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지만
원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결코 전쟁 영화로 볼 수가 없는 작품이다.
영화를 감상하는데도 자막이 그리 필요치 않으며,
또한 다 보고나면 마음이 아주 아주 즐겁고 푸근해지는
낭만적이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고품격 코미디.......
프랑스가 만든 역대 최고의 코미디라고 평한
어느 미국 평론가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1960년대에는 영화의 본고장, 프랑스가 만든 이런 스타일의
고품격 코미디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유행을 하였고,
심지어는 윌리엄 홀든(William Holden) 이나
글렌 포드(Glenn Ford)같은 미국의 인기배우들까지
프랑스로 원정을 가 자진해서 출연한 영화들이 있을 정도로
당시 프랑스의 코미디 영화 파워는 전 세계적으로 대단했었다]



1942년,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동부지방.
공중폭격의 임무를 마친 영국의 전폭기 한 대가
어쩌다 귀향 루트를 잃어버리고 그만 실수로
빠리 시내 상공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쏘아대는 방공 포화에 격추를
당하게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조종사를 포함한 3명의
일행은 모두 다 낙하산으로 무사히 뛰어 내리게 된다.
사자가 큰 입을 벌리고 있는 동물원에,
또 오페라하우스 옥상에 그리고 무시무시하게도
독일군 사령부 건물 외벽에 각각 내리게 되는 이들.
(이런 낙하 장소의 설정부터가 벌써 웃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들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티 포 투(Tea for Two-아래 동영상)’라는
당시 유럽에서도 대단한 인기였던 미국의 유행음악을
휘파람 암호 신호로 정하고 시내의 터키탕에서
다시 만나기로 사전에 약속을 한 상태이다.



한편,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이들 영국군 때문에 졸지에
같이 도망자가 되어버린 두 명의 프랑스 사람들이 있다.
한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이고,
또 한명은 하필 그 시간에 독일군 사령부 건물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페인트 공인데, 바로 이 두 명이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서, 바로 이 프랑스 최고의
희극배우 두 명의 열연이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내는 것이다.
먼저, 비록 체격은 아담하지만 풍부한 얼굴 표정만큼은 일품인
루이 드 휘네(Louis De Funes. 1914-1983, 프랑스-지휘자 역).
이 휘네가 말하는 프랑스어는 그가 구사하는 다양한
말투 때문에 그냥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기 그지없다.
(아래 사진 왼쪽 / 아래 동영상 참조)
그래서 일까?
전 세계 언어 중 사랑표현에는 최고라고 일컫는 프랑스어가
코미디에서도 역시 최고의 언어란 것을 또 깨닫게 해준다.



또 한명은 그의 유작이 된 갱 영화,
‘암흑가의 세 사람(Le Cercle Rouge, 1970)’에서
성격 배우로도 변신하여 범죄자 알랑 드롱(Alain Delon)을
저격하는 냉혈한 형사역도 하였던
앙드레 부르빌(Andre Bourvil. 1917-1970. 프랑스).
두 명 모두 생전에 프랑스의 국민 배우 같은 존재였는데,
부르빌은 53세라는 젊은 나이에 아깝게도 1970년에 타계
하였고, 휘네도 1982년까지도 외롭게 활동을 계속하다,
1983년에 69세의 나이로 그만 별세를 하였다.
한때는 장 가방(Jean Gavin. 1904-1976, 프랑스)
함께 코미디 트리오를 이뤄 수많은 작품에 함께 출연을
하면서 대단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였는데,
이중에서 특히 루이 드휘네는 우리나라에서
‘팡토마(판토마스-Fantomas, 1964)‘ 라는 영화로도
이미 무척이나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장 가방은 두말을 할 필요가 없는 대 스타였지만,
루이 드 휘네(Louis De Funes) 와 부르빌(Andre Bourvil).
이 두 사람도 돌이켜보니 이젠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든
참으로 아까운 천재 배우들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김승호, 구봉서, 김희갑, 서영춘님 들
하고 비교를 할 수 있을까?
(루이 드 휘네 의 사이트: http://www.louisdefunes.de/ 참조)



어쨌든 문제의 콧수염 때문에 더더욱 웃기기 시작하는
터키탕 장면에서부터 이 코미디 영화는
독일 장교들과 호텔의 한 침대에서 어쩌다 함께
잠을 자게 되는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해프닝,
트럭위에서 호박을 던져 뒤 쫒아오는 독일군들을
물리치는 추격 장면들, 또 사시의 눈을 가진 독일 병정
(자크 마랭 / Jacques Marin, 1919-2001)의 출연 등,
너무나도 많은 장면들에서 폭소를 멈추지 않게 하는데,
정말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기가 막힌 시나리오에서부터,
또 흠을 잡을 수없는 연기까지....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완벽한 코미디를 만들 수
있었을까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이다.
과연, 요즈음에 만든 (무언가가 남는 게 없는)코미디와는
정말로 차원이 다른 인간미가 물씬 넘쳐나는 고과서적
정통 코미디인 것이다.
‘아주 길고 대단한(Grande) 산책(바람 쐬기)’
정도로 해석될 제목의 이 영화도 같은 해에 만들어 졌던
‘아주 대단한 레스토랑(Le Grand Restaurant.1966)'
시리즈로 만들어 진 것이었지만, 이 작품 후에도
루이 드 휘네(Louis De Funes)는 역시 같은 시리즈 형식인
‘아주 대단한 바캉스(Les Grandes Vacances.1967)’에도
이듬해에 계속해서 출연을 하면서, 문자 그대로
‘아주 대단한 웃음‘을 우리들에게 선사하였다.



감미로운 아코디언의 소리와 현악기가 참으로 조화를
잘 이룬 특징 있는 오리지널 스코어(OS)의 주제곡은
장 꼭또 (Jean Cocteau. 1889-1963)
오랜 문화계 친구이자, 1930년부터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하여 (평생 약120여곡)
1952년의 ‘물랑 루즈’
1953년의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대 작곡가,
졸쥬 오릭 (Georges Auric. 1899-1983) 이 맡아,
전체적으로 포근한 샹송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음악 연출을 하였다.
영화 전체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들려지지만, 맨 끝 장면인
글라이더 두 대가 푸른 상공을 날아 스위스로 가는 장면에서는
특히 분위기와도 썩 잘 어울린다.





영화 속에서는 (군사) 작전명으로도 통하고,
또 휘파람으로 몇 번씩이나 들을 수 있는
‘티 포 투(Tea for Two)'라는 너무나 유명한 팝송은
1942년에 초연을 한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No No Nannette’ 라는 작품의 주제곡으로서,
제 2차 세계대전 중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면서,
영화 속의 프랑스 페인트 공인 오거스틴(부르빌)도
잘 알고 있는 곡으로 설정된다.
그는 극중에서 영어는 비록 잘못하지만,
“Tea for Two, Two for Tea" 라는 가사로
직접 노래를 해 보이기도 한다.



이곡은 유명한 가수 겸 배우인
도리스 데이(Doris Day. 1922. 오하이오)
1950년에 여주인공, 낸넷 (Nannette)역으로 주연한 영화에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리메이크 작, 그녀의 5번째 출연 영화)
‘티 포 투(Tea for Two)‘ 라는 동명 타이틀로
다시 사용이 되면서 더욱 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탠다드 팝송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래 동영상과 가사)
요즈음 같이 나라 경제도 전체적으로 어렵고,
골치 아픈 일들로 우리들의 머리가 많이 아플 때,
온 가족이 다함께 둘러 앉아 웃을 수 있는 영화로
초강력 추천을 하고 싶다.
서울의 단성사에서 개봉이 되었던 이 작품은 오래 전에
대여용 VHS Tape으로 한국에서도 출시되었었지만,
DVD는 프랑스에서만 2종류(한정판-아래사진이 DVD 표지)로
발매가 되었었다.



* ‘Tea for Two’ 와 영어 가사:





Picture you upon my knee,
Tea for two and two for tea,
Me for you and you for me, alone!
Nobody near us, to see us or hear us,
No friends or relations on weekend vacations,
We won't have it known, that we have a telephone
Day will break I'll awake and start to make
A sugar cake for you to take for all the boys to see.
We will raise a family, a boy for you and a girl for me,
Oh, can't you see how happy life would be?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Apr.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