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80년대 하

베어 / L' Ours / The Bear /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6. 12. 16:20
베어 / L' Ours / The Bear /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88년/감독: Jean-Jacques Annaud / 주연: Bart Bear + Youk Bear
음악: Philippe Sarde / 94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갈라파고스(Galapagos)제도
살고 있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잠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특히 물개의 경우는 물에서 나오자마자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뒹굴며 집단으로 잠들을 잔다고 하는데,
이는 천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그 누구로부터도 괴롭힘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 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이야말로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아니 식물들에게까지도 역시 가장 큰 위협적인 존재라는
증거를 우린 여기서도 다시 알 수가 있는 셈이다.



이 세상의 모든 동 식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께로부터 위임 받았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불리는 것이 결코 과한 일은 아닐 것이고,
또 종족보존을 위한 식량 확보의 차원에서 사냥 역시도
정당화 될 수 가 있었으나,
그러나 그런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특히 먹기 위한 사냥이 아닌 이타적인 살상의 경우에
더욱 그런데, 심지어는 우리들이 인간이란 사실조차도
부끄러워질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럼 현재 인간의 무차별 살상으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그 씨가 말라가는 수많은 멸종 위기 동물 중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인 곰의 경우는 어떠한가?



부드러운 봄 햇살이 내려 비치는 로키(Rocky) 산맥의 어느 곳.
벌들이 감춰놓은 꿀을 먹기 위해 나무뿌리의 꿀 둥지를 파다가,
산위에서 굴러 떨어진 큰 바위에 그만 깔려 죽은 엄마 곰 옆을
떠나지 못하는 우리들의 주인공,
아기 곰, 두스(The Bear Cub).
결국 홀로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미처 알기도 전에
방랑은 시작이 되는데, 하지만, 철없는 그의 눈에 비친 자연의
세계는 심지어 나비 한 마리까지도 그저 신비롭기만 할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꾼의 총에 맞아 상처를 입은
숫 곰(The Kodiak Bear), 바트
만난 두스는 무작정 그를 쫒아 다니는데,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바트 역시도 차츰 두스를 자식같이
대하게 되고 또 두스에게 자연을 배워주게 된다.
그런데 다시 나타난 사냥꾼에 의해 어쩌다 두스가 그만 잡히는
일이 벌어지고, 이에 두스를 구하려는 바트는 또 다시 자기를
해쳤던 사냥꾼 일행을 찾아 나서는데,
그러나,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 큰곰을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는 사냥꾼들의 각오 역시도 대단하다.
그리고 얼마 후, 바트는 자기를 죽이려다
오히려 절벽에 밀려 죽을 위기에 처한 사냥꾼,
탐(Tom- Tcheky Karyo. 1953. 터키)
해치지 않고 그대로 살려주면서 관용을 인간에게도 베푸는데....



미국, 미시간(Michigan)주에 가면
마운트 커우드(Mount Curwood. 604m)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고 하는데 영광스럽게도 산에다 자기 이름(성)을
붙이게 된 미시간, 오와쏘(Owosso)의 토박이,
제임스 올리버 커우드(James Oliver Curwood. 1878-1927. 미국)
1916년에 써서 출판한 소설, 'The Grizzly King'
역시 작가인 제럴드 브라흐(Gerald Brach)가 각색을 하여
영화화한 작품이 바로 이 ‘베어’이지만,
산 사나이 작가, 커우드가 대자연과 야생 동물들을 소재로
하여 쓴 수많은 소설들은 그의 사후인 1930년대부터
대규모 출판을 시작한 이래, 오늘날까지도 매우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절벽에 밀려 죽을 위기에 처한 사냥꾼, 탐의 경우까지도
자신 역시 직접 겪은바가 있어서 그런지 인간과 야생 동물과의
관계를 매우 우호적으로 그리면서 (곰 같은 야생 동물을
포함한) 자연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데,
어린 시절에 이 커우드의 책을 읽었던
장 자끄 아노(Jean-Jacques Annaud. 1943. 프랑스)
매우 큰 감명을 받아서 그의 데뷔작인
‘컬러속의 흑백(Noirs et Blanc en Coleur. 1976)'
만들기 전서부터 이미 영화화를 기획했었다고 한다.



로키산맥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은은하면서도
한편으론 웅장한 느낌을 주는 이 영화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생소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역시
필립 사르드(Philippe Sarde. 1945. 프랑스)
작곡한 오리지널 스코어(OS)의 기본 자체가 바로 그 유명한
차이코프스키(Pyotr Tchaikovsky. 1840-1893. 러시아)
음악에 있기 때문이고 특히 엔딩 부분에서는
원곡 그대로를 아예 삽입하기도 하였는데,
차이코프스키의 ‘사계(The Seasons. Op.37b)’ 중에서
6월을 노래한 ‘뱃노래(바르카롤-Barcarolle)‘
바로 그 곡인 것이다.





* ‘바르카롤-Barcarolle’ 에 관한 백과사전 해설:
이태리, 베니스의 곤돌라 사공이 부르는 노래나
그것을 본뜬 기악곡 또는 성악곡을 말한다.
보통빠르기의 8분의 6, 8분의 12박자로 되어 있으며,
파도나 배의 동요를 암시하는 단조로운 반주가 있다.
이 형식을 취한 유명한 피아노곡에는 멘델스존의
《무언가》 제1권(작품번호 19) 가운데 제6곡, 동 제2권(작품번호 30)
가운데 제6곡, 동 제5권(작품번호 62) 가운데 제5곡과, 쇼팽의
《뱃노래》(작품번호 60), 그리고 포레의 작품 등이 있다.
한편 성악곡으로 오베르의 《프라 디아볼로》(1830),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등 오페라 중에 있는 곡들이 유명하다.




비발디(Vivaldi)의 유명한 ‘사계(The Seasons)'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노래하였다면,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같은 제목(The Seasons Op.37b)의
음악은 계절이 아니라 1월에서 12월까지를 소제목으로 하여,
모두 월별로 만든 12곡의 피아노 소품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발간이 된 잡지,
‘누벨리스트(Nouvelliste)‘가
1876년 1월호부터 그해 12월호까지
각 달에 어울리는 한 편의 시를 선정하여 게재를 하면서,
그 시들이 주는 느낌을 피아노 음악으로 만들어달라고
발행인이 차이코프스키에게 부탁을 함으로서,
탄생을 한 음악이 바로 이 ‘사계‘라고 한다.
1875년 12월부터 차질 없이 일 년 간 만들어진
이 12곡의 피아노 독주곡들은 다음과 같다.

January: At the Fireside / 1월: 화롯가에서
February: Carnival/ 2월: 사육제
March: Song of the Lark / 3월: 종달새의 노래
April: Snowdrop / 4월: 달맞이 꽃
May: Starlight Nights / 5월: 백야
June: Barcarolle / 6월: 뱃노래
July: Song of the Reaper / 7월: 수확의 노래
August: Harvest Song / 8월: 추수의 노래
September: Hunting Song / 9월: 사냥의 노래
October: Autumn Song / 10월: 가을의 노래
November: Troika / 11월: 트로이카
December: Christmas / 12월: 크리스마스



이 12곡의 피아노 독주곡들 가운데에서. 역시 오늘날까지도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해진 곡은 바로 6월을 노래한
‘뱃노래(바르카롤-Barcarolle)'라는 부제목이 붙은 이곡인데,
후에 지휘자, 알렉산드로 가수크가 관현악으로도 편곡을 하여
연주를 하기도 하였지만, 간결함이 큰 장점인 이곡은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의
피아노 연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영화, ‘모정(1955)'의 주제곡인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 주제곡들을 부른바 있는
미국의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는
‘A Different Light’ 라는 제목으로 이곡을 녹음한바 있었다.
(아래 동영상)
차이코프스키의 음악하면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백조의 호수(Swan Lake)'가 1930년대서부터 가장 많이
영화에 사용이 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뱃노래’를 영화에서
듣기는 그리 쉽지가 않은데, 근래에는 네덜란드에서 촬영한
‘데이지(2006)’에 수록이 되기도 했었다.





1960년대 중반에 ‘야성의 엘자‘(Born Free. 1966)라는
대자연 소재의 영화가 그 주제곡과 함께 크게 히트하면서,
야생동물들이나 자연에 관한 영화들이 상당히 많이
만들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상하게도 그 이후 크게 빛을 본 영화들이 별로 없다가,
1980년대 후반에 이 영화가 화제 속에 개봉이 되었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라이언 킹 트릴로지(The Lion King. 1994. 1998. 2004)’ 같이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는데,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역시 애니메이션인
‘브라더 베어(2004)‘가 개봉이 되면서
이 작품이 다시 한 번 더 조명을 받기도 하였지만,
아무래도 실사 영화가 주는 감동과는 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현대인들의 삶은 지금 너무나도 복잡하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더 복잡하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이렇게 대 자연의 멋진 풍광을 함께 감상하면서,
정서적인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이런 작품들이
우리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인 만큼,
꼭 월트 디즈니사가 아니더라도 제 2의 또는 제 3의
장 자끄 아노 같은 인물들이 많이 나와 주길 바랄뿐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그 흥행이란 게 큰 문제로다.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28번째 영화리뷰. Apr.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