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80년대 하

풀 메탈 쟈켓 / Full Metal Jacke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6. 12. 16:11
풀 메탈 쟈켓 / Full Metal Jacke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87년/제작+각본+감독:Stanley Kubrick/주연:Matthew Modine 외
음악:Abigail Mead/116분



뉴욕에서 태어나 22살의 어린 나이로 영화계에 입문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 뉴욕).
그 만큼 21세기,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지와 폄하) 찬반양론이
분분한 영화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포함하여 감독으로서는 평생 16편의 작품밖에
만들지 않았지만, 로마 사극서부터 현대 멜로물까지 매우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할 때마다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홍역과도 같은 평론의 대가를 꼭 치루곤 하였다.
1980년의 ‘샤이닝(The Shining)’이후 7년 만에 만든
이 영화 역시 극찬과 악평을 동시에 받는 작품이 되었다.
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며 관객들이 기대한 만큼
그렇게 잘 만든(Well Made) 작품은 되지 못한다는 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바로 전해에 발표된
플래툰(Platoon. 1986) 과 또 같은 해에 발표가 된
‘Good Morning Vietnam (1987)’
훨씬 능가하는 우수작품이라고 평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이어서,
극단적으로 갈라진 이 두 방향의 평론 각(角)에 관객들은
솔직히 좀 어리둥절해지기도 한다.



우선 이 영화의 단점으로 지적된 사항들로는,
유명한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가 없고,
줄거리 자체도 너무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는데,
특히 훈련소의 장면들이 영화 전체로 볼 때
상당히 지루한감을 주었다는 것이고
(하기야 45분가량이나 차지한다)
장점으로는 전쟁을 통해 서서히 변해가는 인간 심리를
큐브릭 감독의 대부분의 영화가 그러하듯이 빈틈없이
밀도 있게 묘사하였다는 점과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전투 장면들에서조차도
요란을 떨지 않고 차분하게 줄거리를 진행 시켰다는 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월남을 소재로 한 일반적인 전쟁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점들이 있기는 한데, 그건 아마도 주인공인
조커(Joker-Matthew Modine, 1959, 미국 CA)
극중 성격을 차분한 게 설정한 것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사우스 캐롤라이나(South Carolina) 의 패리스 섬(Parris Island).
미국 해병 신병 훈련소가 있는 이곳으로 조커가 입대를 하고
그가 8주간 겪는 고된 훈련과정과
이후에 베트남에서 겪는 전쟁 경험이 이 영화의 큰 줄거리이다.
영화 중반부에서는 그가 베트남의 전방에서 그의 헬멧에
쓰여 있는(아래 사진 참조) ‘Born To Kill’ 이라는 문구와
상반되는 (왼쪽 가슴에 붙어 있는) 평화 상징 문양 때문에
어느 대령에게 야단을 맞는 장면이 나오지만,
큐브릭은 이것이 바로 인간의 이중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였다.
바로 반전을 외치는 히피들의 그 평화 상징의 마크와도 같이,
조커도 평화를 원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참전한 군인이기 때문에
살인 무기(Born To Kill)로 변해 갈수밖에 없는
그런 인간의 이중성이야말로 큐브릭이 우리들에게 던지는
(반전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각본도 자신이 직접 쓴 큐브릭은
훈련소에서 서로 반대되는 위치에 서 있는 두 사람을
크게 부각 시키는데, 한명은 인정사정도 없는 교관,
하트먼(Hartman)상사 (R. Lee Ermey, 1944, 미국 캔사스) 이고
또 한명은
그의 혹독한 훈련을 제대로 소화 하지 못하는 속칭 고문관 인
레너드(Leonard Pyle-Vincent D' Onofrio, 1959 미국 뉴욕)
(아래 사진)이다.
띨띨한 뚱보 레너드는 입소 첫날부터 표정이 비웃는듯하다고
하트먼 상사에게 얻어터지고 나서부터는 모든 일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주인공, 조커의 도움으로 간신히 훈련 진도는 쫒아 가지만,
어느 불 꺼진 밤에 침대에서 동료들이 가한 몰매를 맞고 난 후부터,
점점 이상하게 변한다.
그리고 간신히 교육을 수료한 날밤에 화장실에서 하트먼 상사를
사살하고 자신도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사건은 분명 큐브릭이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하트먼상사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호통에
관객들도 무려 40 여 분정도나 계속 짜증이 나도록 만든 것이다.



훈련 동료가 자살해서 죽는 일까지 목격한 조커 병장은
다낭의 미 해병기지에서
성조지(Stars & Stripes)의 참전 기자로 편한 생활을 하지만,
곧 최전방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고,
후이(Hue)시에서 벌어진 시가전의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훈련 동기인 카우보이와 그들 소대원들과 함께
정찰임무를 수행하던 중, 저격수에게 친구를 포함해서 3명이
죽게 되고, 그 저격수를 잡은 후, 조커로서는 난생 처음으로
살인을 하는 경험을 얻는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가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독백을 한다.
“이렇게 살아남은 자체로 나는 만족한다.
그리고 이제 난 두려운 것이 하나도 없다.”

적을 사살하는 경험을 함으로서
그도 비로서 군인이 되었다는 의미일까?



풀 메탈 쟈켓(Full Metal Jacket)
무슨 방탄 조끼정도로 해석한 사람도 있었지만
레너드가 자살하기 직전에 미친 사람 같은 눈빛을 하고
이 단어의 뜻을 직접 이야기하는 장면과도 같이
M-16총에 사용하는 7.62mm의 실탄 총알
이 단어는 의미하고 있다. (위의 사진).
보통 베트남을 주제로 하는 전쟁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마치 2차 대전을 다룬 영화들 같이 밀림이 아니고 시가전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는 것도 특징이지만,
그러나 야자수 잎들이 떨어져 나가는 교전 장면들은
매우 실감이 난다.
마치 진짜 총알들이 왔다 가는듯한 느낌을 앉아서 받게 되는데,
이런 식의 리얼리티도 큐브릭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인 듯하다.
또한 촬영을 필리핀이나 더운 나라에서 한 것이 아니고,
영국에서 했다는 점도 특별한데,
그러나 영화 속의 실제 훈련지인 패리스섬에는 직접 가서
극 전반부의 훈련 장면들을 대부분 찍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원작소설은 구스타프 해스포드(Gustav Hasford)
‘The Short Timers’ 이다.



스탠리 큐브릭 의 딸인
비비언 큐브릭(Vivian Kubrick. 1960, 미국 LA)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매우 다재다능한 실력을 지닌 듯,
아버지가 만든 작품에 출연도 하고 편집도 하고, 또 음악
작곡까지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에비게일 미드 (Abigail Mead)라는
가명으로 전체 음악을 담당하였으며,
또 많은 삽입곡들도 직접 선곡하였다.
그리고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와는 별도로
그녀가 상황 별로 만든 몇 곡의 특별한 오리지널 뮤직도
다른 삽입곡들과 같이 사용을 하였는데,
두 번 다시 같은 음악을 반복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래 OST 앨범 수록곡 참조)
그리고 베트남을 주제로 한 영화에 무슨 유행같이 삽입들을 하는
1960년대의 팝송들도 전체적으로는 무난하게 선곡이 되었다.



* Hello Vietnam


이 영화의 첫 장면은 많은 젊은이들의 머리를 (특히 장발) 빡빡
밀어대는 신병 훈련소의 이발소 광경이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속칭)‘바리깡(Hair Clipper)‘이 토해내는 듯한
머리카락들은 끝없이 땅에 떨어지고, 이 순간 이 젊은이들의 마음은
한없이 착잡해진다.
그러나 음악은 ‘컨트리 앤 웨스턴(C&W)’ 스타일의 약간은 경쾌한 멜로디인
자니 라이트(Johnny Wright)의 ‘Hello Vietnam’이
역설적으로 흐르는데, 차라리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도 같이
베트남 현지장면에다 이곡을 삽입하였다면 더 낳지 않았을까?



* These Boots Are Made for Walking


훈련 시퀀스가 끝나고, 이 낸시 시나트라(Nancy Sinatra)의
경쾌한 노래와 함께 하이힐을 신은 베트남의 창녀가
두 미군에게 걸어가는 장면으로 전환되면서
이제부터는 베트남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위의 사진)
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맏딸인 이 낸시 시나트라
한때 작곡가인 리 해즐우드(Lee Hazlewood)와 함께,
‘Summer Wine’이라는 곡을 듀엣으로 부른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리 해즐우드가 1966년에 만든 곡으로서
“그 부츠는 걷기 위해 있는 거지 날 차기 위해 만든 게 아니랍니다.“
라는 재미난 가사와 섹시한 창법이 인상적인 곡이다.

* Chapel of Love


조커가 배치 받은 다낭의 미 해병기지로 장면이 바뀌고,
구정을 축하 하는 불꽃놀이가 벌어질 때,
흑인 여성 3인조, 딕시 컵스(The Dixie Cups)
1964년에 부른 이 사랑노래가 장면과 어울리지 않게 흘러나온다.
구정 휴전을 역 이용한 NVA(북베트남 군)의 기습공격 때문에
노래가 중간에 중단된다.

* Wooly Bully


해병기지에서 최전방으로 전투 취재를 명령받은 조커는
훈련동기인 카우보이를 만나기 위해 1연대를 찾아간다.
고된 전투 끝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그를 포함해
그의 부대원들과 상봉하는 장면에서 이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데, 1960년대 중반, 트위스트 열풍이 뜨겁던
우리나라에서도 무척이나 인기가 있었던 곡이다.
제목도 상당히 특이 하지만 “와지나 와지”같은
별난 가사로 해서 상당히 재미를 주는 곡으로,
Sam the Sham & The Pharaohs
오리지널 버전(1965년)으로 들을 수가 있다.

* Surfin' Bird


비치 보이즈(Beach Boys)가 유행을 시켰던 서부 해안 서핑
(West Coast Surfing) 리듬 붐에 편승해서 만들어진 곡으로,
트래쉬 맨(The Trashmen)이라는 남성 4인조 그룹이
불렀는데,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Papa Ooh Mow Mow’ 같이
코믹한 창법에 역시 신나는 리듬이 일품인 1964년도 히트곡이다.
전투 중간에 사병들에게 인터뷰도 하고 동영상 뉴스 촬영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다.



* Paint it Black


I see a red door and I want it painted black,
no colours anymore I want them to turn black.
I see the girls walk by dressed in their summer clothes,
I have to turn my head until the darkness goes.
I see a line of cars and they're all painted black,
with flowers and my love, both never to come back.
I see people turn their heads and quickly look away,
like a newborn baby it just happens every day.
I look inside my self and see my heart is back,
I see my red door and I want it painted black.
Maybe then I'll fade away and not have to face the facts,
it's not easy facing up when your whole world is black.
No more will my green sea go turn a deeper blue,
I could not forsee this thing happening to you.
If I look hard enough into the setting sun,
my love will laugh with me before the morning comes.
I see a red door and I want it painted black,
no colours anymore I want them ot turn black.
I see the girls walk by dressed in their summer clothes,
I have to turn my head until my darkness goes


“아가씨들이 입고 가는 저 원색의 여름 드레스 색도 싫고,
또 저 빨강색 문도 싫으니, 어둠과도 같은 검은 색으로
다 칠해버리고 싶어“ 라고 시작되는 가사의 이 곡은
이 전쟁 영화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삽입곡으로 사용이 되었다.
영국 출신의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6년에 발표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킨 곡인데,
일반적으로 반전 노래로 알려져 있는 이곡을 큐브릭이
엔딩 크레디츠에서 전곡을 다 들을 수 있게 했다는 자체가
그가 이 영화를 제작한 의도를
관객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것만 같다. (OST 앨범에는 없음)
한편, 이곡은 TV시리즈인 ‘머나먼 정글(Tour Of Duty)’에서도
테마(Theme)뮤직으로 또 사용된 적이 있었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1. Full Metal Jacket - Nigel Goulding
2. Hello Vietnam - Johnny Wright
(본문에 동영상)
3. Chapel of Love - The Dixie Cups (본문에 동영상)
4. Wooly Bully - Sam the Sham & The Pharaohs(본문에 동영상)
5. I Like It Like That - Chris Kenner
6. These Boots Are Made for Walking - Nancy Sinatra
(본문에 동영상)
7. Surfin' Bird - The Trashmen(본문에 동영상)
8. Marines' Hymn - Goldman Band
9. Transition - Abigail Mead
10. Parris Island - Abigail Mead
11. Ruins - Abigail Mead
12. Leonard - Abigail Mead
13. Attack - Abigail Mead
14. Time Suspended - Abigail Mead
15. Sniper - Abigail Mead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Dec.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