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60년대 상

알라모 / The Alamo 리뷰 (역사)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3. 23. 17:23
알라모 / The Alamo 리뷰 (역사) + 동영상 모음
1960년/감독 +주연: John Wayne/ 출연: Richard Widmark + Laurence Harvey
음악; Dimitri Tiomkin/ 167분(203분)



玉碎 (옥쇄) 라는 어려운 한문 단어가 있다.
대의를 위해 (원래는 왕을 위해) 명예롭게 죽는 것(전사)을
의미하는 이 단어를 최근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지만
(사용할 일도 이젠 또 별로 없고.....),
어느 나라건 전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 ‘옥쇄’에 관한 이야기들이 몇 개쯤은 다 있게 마련이고,
외세의 침략을 무척이나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야 말로
전국 방방곡곡마다 이 ‘옥쇄’에 얽힌 사연들이 무척 많다.
가까운 행주산성(山城)에서부터 진주의 남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곳에서 어렵지 않게 ‘옥쇄‘에 관한 슬픈 이야기들을
자주 들을 수 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세계 2차 대전 때의 ‘가미가제 특공대’의
출격에도 이 단어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건국 역사가 얼마 되지 않는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가 많지 않아서 인지 1836년 2-3월의
‘알라모 옥쇄 전투’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 텍사스의 샌 안토니오(San Antonio)시는 이곳을
마치 성지 같이 여기며 잘 보존하고 있다][아래 사진]



영국과의 독립전쟁으로 주권을 확보한 미국 동부와는 달리
텍사스 주의 리퍼블릭 건국 과정을 우리 시각으로 보면
석연치 않은 점들이 무척 많다.
(하기야 인디언 원주민들을 몰아낸 서부가 전체적으로
석연치 않기는 우리들에게 다 마찬 가지 이지만......)
당시에 멕시코의 영토였던 이곳에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주의 독립을 선언한다.
(텍사스 주의 공식 깃발에는 1824 라고 적혀있다.).
그러니 입장 바꿔 생각하면 멕시코가 가만 있을 리가 없겠고,
그래서 ‘산타 안나의 로페쯔 (Lopez de Santa Anna)‘ 장군
지휘하는 7,000여명의 군대가 이 국경 요충지를 되찾기 위해
출동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이 알라모 전투의 역사적인 배경이 되는 것이다.



미국 측으로서는 독립군이 되는
샘 휴스튼(Sam Houston)장군 휘하의 병력은
주로 전국에서 모여든 민병대(의용군)들로 채워졌는데,
로페쯔 장군이 출동할 그 당시에는 병력의 수가
너무 부족하여서 휴스튼 장군이 임명한
트래비스(William Travis-Laurence Harvey, 1928-1973,
리투아니아)
대령이 알라모에서 시간을 더 끌어주기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병력을 더 모아서 이곳 텍사스 전체를
사수할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하지만 상황은
그리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다.
한편, 짐 보위(Jim Bowie-Richard Widmark, 1914, 미국)
이끄는 민병대와 또 멀리, 테네시 주에서 달려 온
데이브 크로켓(Dave Crockett-John Wayne, 1907-1979, 미국)
대령 (전 의원)이 이끄는 민병대가 알라모에 도착을 하면서
이곳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하지만,
그래봐야 전부 200명도 안 되는 병력 일뿐인데,
어떻게 해서든 멕시코의 대군을 저지해야만 하는
임무를 이들은 수행 해야만 한다.
그래서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이곳에서 다 함께 죽으리라는 것을.......
심지어 미리 피난을 가는 부인들조차도 용감하게
이곳에다 뼈를 묻으라고 남은 남편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바로 이들의 이런 자발적인 용기를 그래서 오늘날
미국은 높이 사는 것이다.



매카시(Mccarthy)열풍이 휩쓸고 간 1950년대의 할리우드.
친한 친구조차 공산주의자로 명단에 올려 줄 수밖에 없었던
그 삭막 했던 1950년대에 서부 영화의 영웅,
존 웨인(John Wayne. 1907-1976. 미국)
무슨 사연인지 이 애국적인 영화를 직접 기획하게 된다.
(제작비의 일부도 직접 조달함 – 기획 4년/1985년까지
보존이 된 알라모 촬영 세트장의 건설 제작에만 2년 소요.)

이미 1911년부터 만들어진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에 이어
장편영화로는 1936년에도 흑백으로 만들어진바 있는
이 유명한 역사적 이야기를 자기가 직접 감독을 하고,
(감독 데뷔작이며 평생 5편을 연출함. 그의 영화출연은 총 174편)
주연(크로켓 대령 역)으로서 직접 출연도 하였는데,
70mm 의 대형 화면과 (당시로선) 최첨단 오디오
시스템이었던 6본 트랙으로 제작이 되었던 이 작품이야말로
그의 생애에서 가장 큰 업적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이런 친정부적인 작업을 할 필요가
때에 따라 있긴 있나 보다).



영화는 7,000여명의 대군을 불과 몇 백 미터 사이에 두고
무려 13일간이나 사투를 벌리다 옥쇄한 이들 183명의
이야기를 매우 인간적인 면에서부터 그리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호기로운 테네시 민병대원들과
크로켓 대령의 사사로운 이야기들,
지원군이 온다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이들을 어떻게든
붙잡아 두려는 수비대 대장, 트래비스 대령의
군인으로서의 강직한 카리스마.
또 그런 트래비스 대령이 꼴 보기 싫다고
그냥 떠나겠다고 우기는 짐 보위.
[이들 중 제일 어린 소년, 스미티(Smitty)의 역할을
당시 대단한 인기를 누리던 배우 겸 가수, 후랭키 애발론
(Frankie Avalon)이 맡아 또 화제였었다. 아래에 그의 노래]

이런 모두를 사나이들 중에 사나이들답게 묘사하면서,
1836년 2월서부터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잘 보여주는데,
마지막 대전투가 벌어지기 전날 밤에, 내일이면 이 세상도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둘러 앉아 고향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마치 무슨 멜로드라마 같은 분위기도 난다.

“데이브, 무슨 생각을 하나?”
“생각이 아니라 지난날들을 회상하고 있다네..........”
“그래? 나는 믿는다네, 진정한 선의를, 정직, 용기,
그리고 사랑 같은 그런 선의를....




이런 비장한 대화를 나누는 바로 이 장면에서
그 유명한 주제곡,
‘여름날의 푸른 잎 새들(The Green Leaves Of Summer)’
구슬픈 분위기의 합창으로 흐르는데
분명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명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삶을 위한 시간들,
그리고 죽음을 위한 이 땅.
모든 게 풍성했던 젊었던 그 시절.
예쁜 여인을 아내로 맞았던 그때를 잊을 수 가 없네.
그리고 그 여름날의 무성하던 푸르던 잎새들은
더욱 더 고향을 그리워하게 하네."


당시 3월이던 그때에 이런 식으로 가사를 통하여 묘사한
‘여름(Summer)‘이란 단어는 분명 이들에겐
모든 것이 풍성하였던 젊은 시절을 은유하는 것만 같다.
이렇게 죽음을 앞두고 비장하게 흐르던 이 노래는
이미 여러 스타일의 변주를 통하여 연주로도
반복등장을 하고 있는 주제(Main Theme)곡 인데,
영화 전체의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만든
할리우드 서부 영화 음악의 대가.
디미트리 티옴킨(Dimitri Tiomkin. 1894-1979)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평생 동안 약 170여 편의 영화음악을
만들었고, 1952년의 '하이 눈‘이나 1957년의 ’오케이 목장의
결투‘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짐)
이 주제곡까지 작곡을 하였다.
1955년의 ‘모정(慕情)’의 주제곡인
‘사랑은 아름다워라(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비롯하여 여러 유명한 곡들을 작사한 바 있는
폴 웹스터(Paul Francis Webster. 1907-1984. 미국)
의미 있는 가사의 이곡은 영화의 개봉 직후,
킹스턴 트리오(The Kingston Trio)가 맨 먼저 첫 번째
버전으로 녹음을 하였는데, 이상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정작
히트를 한 버전은 바로 ‘그린 필드(Green Field)‘로도 유명한
브라더스 포(The Brothers Four)의 노래였다.



Ooh-ooh ooh-ooh
A time to be reapin', a time to be sowin'.
The green leaves of summer are callin' me home.
'Twas so good to be young then, in the season of plenty,
When the catfish were jumpin' as high as the sky.
A time just for plantin', a time just for ploughin'.
A time to be courtin' a girl of your own.
'Twas so good to be young then, to be close to the earth,
And to stand by your wife at the moment of birth. Ooh-ooh
A time to be reapin', a time to be sowin'.
A time just for livin', a place for to die.
'Twas so good to be young then, to be close to the earth,
Now the green leaves of summer are callin' me home.
'Twas so good to be young then, to be close to the earth,
Now the green leaves of summer are callin' me home




주제곡인 이 ‘The Green Leaves Of Summer’ 외에도
디미트리 티옴킨의 인상적인 영화음악을 몇 곡 더 소개하자면,
먼저 주제곡의 모티브와 이 영화에 등장을 하는 음악 전체를
함축한 ‘서곡(Overture)’을 먼저 말해야만 하겠고,
또 이 주제곡의 모티브를 응용하여 만들었고,
뮤지컬이 아님에도 출연을 하여 화제였었던
후랭키 애발론이 부른 ‘발라드 오브 알라모(Ballad Of Alamo)’
언급치 않을수 없다.



이곡은 이후, 컨트리 앤 웨스턴(C&W) 싱어로서 인기가
높던 마티 로빈스(Marty Robbins)도 리메이크를 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
또 디미트리 티옴킨과 폴 웹스터 콤비의 또 다른 창작곡인
‘테네시 베이브(Tennessee Babe)’
‘Here's to the Ladies’ 같은 곡들도 잊을 수 없는 노래다.



또한 티옴킨의 전체 OS중에서
주인공인 ‘데이브(데이비) 크로켓의 테마(Theme)’
라는 곡도 자원군들의 희망찬 분위기를 잘 묘사하였다.
그리고 이 영화음악가운데에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특이한 곡이 한곡 더 있는데, 그 곡은 바로 티옴킨 자신이
일 년 전에 영화, ‘리오 브라보(Rio Bravo. 1959)’
에서도 이미 삽입곡으로 사용한바 있는
일명, ‘죽음의 곡’이라는 멕시칸 뮤직,
‘(El) DeGuello’ 라는 구슬픈 트럼펫 연주곡이다.
누군가는 ‘전멸의 멜로디’라고도 그럴듯하게
제목을 만들어 붙이기도 하였었지만,
아닌 게 아니라, 오프닝 타이틀을 포함한 여러 장면에서
(묘한 분위기로) 등장을 하는 이 서글픈 분위기의 음악은
분명 멕시코와의 오랜 역사적인 관계를 생각할 때,
상당히 의미가 있는 선곡이 아닐 수 없다.



이곡은 원래 멕시코의 마리아치들에 의해서
오래 전서부터 전해 내려오던 (구전) 음악이라고 한다.
한편, 맨 마지막 장면에서 (경쾌하게) 흐르는 곡은
텍사스 주의 ‘비공식 주가(Unofficial State Song)‘
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 유명한
‘The Eyes of Texas’ 이다.
(이곡은 1956년의 ‘자이언트(Giant)’리뷰에서도 감상하실 수가 있습니다.)





존 웨인은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트레비스 대령 역에
클락 게이블 (Clark Gable. 1901-1960. 당시 와병 중)
생각했었다고 하는데, 그 의도대로 되었다면
이 영화는 더욱 더 환상적인 캐스팅이 되었을 것만 같다.
존 웨인의 아들, 패트릭 웨인(Patrick Wayne. 1939-)
본햄(Bonham)대위 역으로 출연을 하였지만,
배우로서 아버지의 명성에 훨씬 못 미치는
그 동안의 저조한 활동이 아쉽다.
이렇게 당시의 최고인기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이 영화와는 다르게 2004년도에 리메이크 된
‘알라모(The Alamo/John Lee Hancock 감독)’
굵직한 출연 배우가 없어서인지 막대한 제작비만
손해를 보는 흥행 참패를 하였다고 하는데,
하도 재미가 없어 중간에 극장을 나온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고 하니, 비록 9.11사태 이후에
애국만을 강조하는 나라 분위기를 감안 할지라도
(아무리 대단한 역사적 소재라 해도)
역시 21세기 신세대용은 아무래도 아닌 듯하다.
그러나 어쨌든 이 전설적인 알라모의 이야기는
TV 시리즈를 비롯하여 오늘날 까지
무려 20번 이상 리메이크가 되고 있는데,
그만큼 미국인들은 이렇게 죽음의 전투를 자원한
용감한 이들, 183명을 아직까지도 영웅으로 계속
모시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존 웨인과 오랜 우정을 나누었던 서부영화의 대가
존 포드(John Ford. 1894-1973, 미국) 감독
직 간접으로 자신의 페르소나였던 존 웨인이 직접 나섰던
이 영화의 제작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한편, 존 웨인이 그 역을 맡은 크로켓 대령은
영화 속에서는 화약고를 폭파하고 장렬한 전사를
하는 걸로 나오지만 실제적으로는 이 알라모 요새가
함락이 된 1836년3월6일에 멕시코 군에 잡혀
5일 후에 동료들과 함께 처형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알라모 요새는 원래 스페인 신부들의
수도원으로 1700년대 초에 지어 졌었다고 하는데,
그 성스러웠던 곳이 한 세기 후에 바로 멕시코 가톨릭
신자들에 의하여 살육의 현장으로 변하였다는 것도
무척 아이러니컬하다.
멕시코는 1845년에 마침내 이곳을 비롯한 인근 여러 곳을
텍사스에 넘겨주게 되고, 아직까지도 같은 국경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래 사진: 전 제작진이 세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오늘날 멕시코 정부는 합법적이던 불법적이던 간에
월경을 하여 미국 남서부로 넘어 올라가는 자국민들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데, (실로 엄청나게들 몰려가고 있다)
여기에는 공식적으로는 절대 말 할 수가 없는
크나 큰 뜻이 숨겨져 있다고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예전에 우리들의 땅이었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우리 멕시칸들이 많이만 산다면
(그래서 후손들이 점점 번창 한다면....)
그곳이 비록 지금은 미국 땅이라고 해도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라고 누군가 말했다는데,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기도 하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였는데,
언젠가는 히스패닉계의 주지사와 또 대통령까지도
나올 날도 있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고구려의 옛 영토였던
간도 쪽으로도 우리 (동포)민족들이 많이들 가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편으로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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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ed. Ma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