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60년대 상

이수-Aimez-Vous Brahms...굿바이 어게인(Goodbye Again) 리뷰+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3. 27. 17:50
이수-Aimez-Vous Brahms...굿바이 어게인(Goodbye Again) 리뷰 + 동영상모음
1961년/감독: Anatole Litvak/ 주연: Ingrid Bergman + Anthony Perkins +
Yves Montand/음악: Georges Auric/120분/흑백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
프랑스와 미국이 합작으로 제작을 한 이 영화의 프랑스어
제목이기도 한 이 짧은 문장은 하지만 그 보다 먼저
프랑수와즈 사강 (Fracoise Sagan, 1935-2004. 프랑스)
1959년에 발간을 한 베스트셀러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데,
20세기의 프랑스 여류작가 중에서 이 사강만큼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대단하였던 사람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1954년에 발간된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이란 처녀작으로
열광적인 찬사와 혹독한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그녀는 참으로 별난 인생을 살다간 여성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퇴학을 당한 문제 소녀,
열등감을 느낄 정도의 말더듬이에 정신병원의 단골 입원환자.
큰 교통사고로(1957년) 죽음의 일보직전까지 갔던 스피드광,
본국의 카지노에서 출입금지가 되자 원정까지 가서
전 재산을 탕진한 도박꾼.
거짓말 하는 것이 너무 짜릿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그러나 자기가 겪지 않은 일은 결코 쓸 수가 없었다고
회고를 하였다니, 그녀의 작품들 제목처럼(이 작품 제목 포함)
참으로 모호하기만 여성이다.

* 사강 의 추가 정보는: http://www.france.co.kr/literature/sagan.htm



생전에 그녀는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여러 편의 각본도 쓴바가 있지만 본인 자신이 직접,
‘파란 고사리(Fougeres Bleues, Les. 1977)’란 영화도
감독을 하였던 특이한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는데,
1958년에 영화화 된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
‘어떤 미소(A Certain Smile)‘에 이어 이 작품은
그녀의 소설로는 네 번째 작품으로 영화화가 된 것이다.
(이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도 하였음)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무성 영화시절부터 이미 활약하였던
아나톨 리트바크(Anatole Litvak. 1902-1974) 감독
의하여 제작이 된 이 영화는 우선 사강의 작품들 중에서는
출연진이 가장 화려하기로 유명하였다.



우선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1943)’
오래전에 이미 세계적인 대 여배우의 위치에 올라있던,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 1915-1982. 스웨덴)
여주인공을 맡았는데,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극중에서의 40세인 주인공의 나이보다도
절대로 더 들어보이지가 않는 여전한 아름다움과 젊음을
과시하고 있다. 거기다
샹송가수로서도 프랑스뿐 만아니라 국제적 인기를 누리던
이브 몽땅(Yves Montand. 1921-1991, 프랑스)
진지한 연기모습에다 또 일 년 전에 출연하였던,
‘사이코(Psycho. 1961)’로 인기정상에 오른 미국 출신의
앤소니 퍼킨스(Anthony Perkins. 1932-1992. 미국)까지
가세를 하면서 (지금 다시 보면 좀 심심하기도 한)
영화 내용과는 관계없이 이 다 국적의 호화 출연진만으로도
많은 관객을 유인하기에 충분하였다.
[1962년 작인 ‘죽어도 좋아(Phaedra)‘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퍼킨스의 모성본능 자극적인
연기 전과(前過)는 이 작품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이혼을 한번 한 적이 있는
폴라 (Paula Tessier-Ingrid Bergman )
40살의 나이에 빠리에서 유명한 실내장식가로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5년째 고정적으로 프랑스인 중년 사업가(트럭 판매)인
로저 (Roger Demarest-Yves Montand )
사귀고 있는데, 둘 다 그렇게 굳이 결혼(동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서 살고 있었다.
한편, 폴라와 사귀면서도 플레이보이로서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그녀를 속이면서 수많은 젊은 여성들을 만나고 있는
로저는 왕년에 관계를 가진바 있는 돈 많은 미국인 여성,
반 더 베쉬(Mrs. Van Der Besh -Jessi Royce Landis.
1904-1972. 미국)
를 폴라에게 소개해주고
그녀 저택의 실내장식을 의뢰받게 만든다.



실내장식을 하러 자기 집에 들른 중년의 폴라에게
한눈에 반한 필립(Philip - Anthony Perkins)
반 더 베쉬 부인의 외아들로 황태자 같이 부족함이 없이
제멋대로 살아가는 24살의 젊은 변호사이다.
여러 번 데이트를 거절하는 연상의 폴라에게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라고 음악회에 초대하는
필립은(위의 사진) 집요하게 그녀를 쫒아 다니는데......
필요할 때마다 곁에 없는 로저의 바람기를 의심하던
폴라도 차츰 마음이 필립에게 쏠리게 되어
드디어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한편, 로저는 몇 달 동안 폴라를 잃고 난 후에서야 뒤늦게
그녀가 자기의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느끼며
청혼을 하게 되고, 또 철없는 필립과의 모성애적인 사랑이
결코 오래갈 수 없음을 깨달은 폴라 역시
쓰라린 마음으로 필립 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러나 로저와의 결혼 후에도 영화의 첫 장면과도 같은
그의 불성실한 약속 어김은 또다시 반복이 되고,
(아래 사진)
분명히 질문인데도 “?” 표가 없는 대신
세 개의 점(“...“)을 강조한 소설의 제목과도 같은
애매모호한 삶의 고독을 폴라는 또 다시 느끼게 된다.



소설에서는 음악을 들려줄 수가 없지만, 영화에서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소설 제목과도 같이, 실제로
브람스 (Jonannes Brahms, 1833-1897, 독일)의 음악이
여러 번 등장을 한다.
바로 주제곡(Main Theme)으로 활용이 된
브람스 교향곡 제3번 F장조, 작품 90, 제3악장 인데,
1930년대에서부터 오늘날 까지 무려 13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영화들에 등장을 하는 브람스의 음악이지만,
이 영화 덕분에 이 교향곡 제 3악장만큼 대중들에게
유명해진 그의 작품도 드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더욱 더....)



낙엽 지는 가을의 분위기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이곡은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50세의 브람스가 1883년에 완성을
하였는데, 베토벤의 제3번 ‘영웅’ 교향곡과 같이
일명 ‘영웅(Eroica)’으로 불리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을 잘 편곡하여
영화의 삽입곡으로 즐겨 사용하기로 유명하였던
조르주 오릭(Georges Auric. 1899-1983. 프랑스)
이 브람스의 교향곡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스승이었던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40년 이상이나
짝사랑한 브람스의 그 유명한 실제 비련의 삶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들도 이 (소설과) 영화의 주인공, 폴라와 필립과 같이
14살의 나이차가 났었다고 하는데,
평생을 외로워하였다는 브람스의 심정이 너무나 잘 배어있는
이 교향곡의 선율이야말로 브람스를 닮은 필립의 심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아마 이 이상의 잘된 선곡은
없다고 봐야 하겠다.





어쨌든 브람스의 이 교향곡 제 3악장을 로맨틱하게 편곡한
이 영화의 주제곡은 테너 색소폰의 멋진 연주가 가미된
재즈 스타일로도 이후, 다시 리메이크가 되어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이젠 작별이에요. 지난번 같이
또 다시 작별이랍니다. 거짓말은 할 수가 없네요.
이별 후에 다시 또 이별은 오죠.....“
라는 가사와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이젠 작별이에요
(Say No More, It's Goodbye)’
라는 제목으로도
불리어졌는데, 이 영화 속에서도 흑인 여배우이자 가수인,
다이앤 캐롤(Diane Carroll. 1935, 미국)
(1959년 작 ‘Porgy & Bess’로 유명)
필립의 단골 술집 시퀀스에서 직접 무대 위에서 불러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이 된 이후에는 영화에 출연하였던
이브 몽땅(Yves Montand)과 또 제인 버킨(Jane Birkin)을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각각 다른 버전으로 발표를 했었다.



* 사족:
한동안 ‘애수(哀愁)’,‘여수(旅愁)’,‘애련(愛戀)’,‘모정(慕情)’ 등등,
한문 두 글자로만 만든 제목들이 유행을 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영화도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할 때는 ‘이수(離愁)’ 라는
아주 특이한 제목이 붙여졌었다.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Apr.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