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건의 음악단상

사랑에 관한 단상 -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김제건 2012. 3. 1. 17:30

사랑에 관한 단상-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모처럼 시간이 나서
딸아이와 단둘이서 대형 할인 매장을 들렀습니다.
카트를 밀면서 이것저것 사는 와중에
아이보리 비누 열 몇 개가 팩으로 포장 된 걸 보았습니다.
가격도 괜찮은 것 같아서 하나를 집어 들었더니
딸아이가 말하더군요.
“그건 세수하는 데는 못 써....”
“아니 왜? 피부 자극이 없는 비누라고 해서,
너희들 애기 때는 다 이걸로 씻어줬었는데.....“

그렇습니다.
안방에다 큰 플라스틱 대야(’다라이’라 부름)를 갖다놓고
거기다 따뜻한 물을 부어, 아기를 조심스럽게 담근 후,
가제같이 부드러운 천에다 흰 아이보리 비누를 묻혀서
사랑으로 목욕을 시켜주던 일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어느새 몇 십 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그 아기(아래 사진)가 이젠 어른이 되었군요.



1971년도 영화,
‘지붕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에서의
‘선 라이즈 선 셋(Sunrise, Sunset)‘의 가사가
새삼스럽게 또 다시 생각이 납니다.
“네가 바로 그 안아 키우던 어린 소녀란 말이냐?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고,
언제 이렇게 키도 크고 예뻐졌단 말이냐?
그 어린 모습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해가 뜨고 해가 지고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계절이 바뀌면서 벌써 세월만 흘러갔구나............“










주인공 딸의 결혼식에서 부르던
이 아름다운 주제곡의 가사와도 같이
저의 이 딸아이도 머지않아 또 나의 곁을 떠나가겠죠....
우리들 인생의 최대 걸작이라는 자식!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자식이란....
그리고 혈육의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Jay. Sep. 21.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