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건의 음악단상

병실의 추억 - 2인실

김제건 2012. 3. 1. 17:26
병실의 추억 – 2인실

5인실과 1인실은 좀 그렇다 싶어
2인실로 입원을 하였습니다.
창가에 있는 옆의 침대에는 벌써 몇 주째 있다는
30대 초반의 젊은이가 누워있었는데
간도 그렇고 몇 개의 장기를 떼어냈다고 하더군요...
참 안됐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낮에는 계속 자더니 밤12시가 지나선
내 침대 옆을 지나 화장실 가는 회수가 3-4번 정도가 되니
그 때마다 깨게 되고,
거기다 간병을 하러 오신 그 친구의 아버지께서 주무시면서
고는 콧소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궁리 끝에
결국 수술을 받기 전날부터 수면제를 얻어먹고서 자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참으로 힘든 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뭐라 말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며칠 후, 복도를 한참 걷고 나서 병실로 돌아오니
웬 여자 분이 서 계셨는데 그 젊은이의 어머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두 분이 다 어떻게 거기서 주무시겠냐고
제 침대 옆의 간병용 보조 침대를 그분들께 드렸습니다.
그런데 젊은이 옆에는 그 어머니가, 그리고 제 침대 밑에는
그 아버지께서 누우셨으니, 그 날 밤, 참으로 난감해졌습니다.
수면제는 밤 12시경에 먹었으나,
새벽 3시가 되도록 한숨도 잘 수가 없었고,
결국 간호사실로 가서 의사더러 수면제 주사를 좀 놓아달라고
했더니 끝내 못 놔주겠다고 하더군요.
결국 이불 하나만 달라고 해서
복도의 휴게실 의자에서 새우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이 되고 미안해하는 그 분들께 괜찮다고 말은 하였지만,
사실 속은 좀 불편하였습니다.

나중에 우리 집 식구들은
그 아버지께서 그날 밤에 나가서 잤어야 했다.
또 심야에 화장실을 그리 자주 갈 거라면 그 젊은 환자는
창가가 아니라 화장실 옆의 제 침대에 있어야만 했었다
등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어쨌든,
환자 보호자의 코고는 소릴 피해 복도의 휴게실 의자에서
새우잠을 잔 어느 환자 이야기
는 이렇게 해서
탄생되었답니다.
그런데, 일본의 어느 병원이었다면 과연 어떠했을까요?



사진: 그 젊은이가 누워있던 창가 쪽을 통해 본 바깥세상. 16층 201호실.

Jay. Jan.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