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상

바닐라 스카이/ Vanilla Sky 음악적 리뷰+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1. 20. 19:41
바닐라 스카이/ Vanilla Sky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2001년/ 감독:Cameron Crowe/주연: Tom Cruise + Penelope Cruz
음악;Nancy Wilson +Danny Bramson/136분



작업을 함께 하는 스탭들조차도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는 체,
그냥 촬영을 계속 하였다고 하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그리고 감독 자신도 원작(‘Abre Los Ojos. 1997')에 가급적 충실하게
리메이크를 하려다보니, 어느 시퀀스의 촬영에서는 심지어 자신도
100%의 확신이 없이 이 영화를 만들었노라고 말을 하는 걸 보면,
보는 우리들이 헷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되겠다.
아닌 게 아니라...........
원작 보다는 쉬워졌다는 평을 받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여전히
‘현실(Reality)' 과 ‘꿈(Dream)'에 관한 모호한 영화인 것만은 사실이다.
거기다 그 꿈도 ‘악몽(Nightmare)'‘자각 몽(Lucid Dream)'으로
또 다시 나뉘어지고, 이것이 복잡한 과거 이야기를 포함한 현실들과
합쳐지면서, 환각적인 음악들(Psychidelic Popsong) 까지 더 하여지니
때론 퍼즐 맞추기 같이 머리가 아파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또 발견할 수가 있고,
언제나 관객들 나름대로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고...........
감독, 캐메론 크로(Cameron Crowe. 1957, 팜 스프링스)가 말을 하였으니,
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알레한드로 아메나발 (Alejandro Amenabar,1972, 칠레)
25살(이거 실화?)의 젊은 나이에 만든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Abre Los Ojos, 1997)
선 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본 크로 감독은
마치 ‘시와 우화가 섞인 포크송(Folk Song)’ 같은 영화라는 느낌을
당시에 받았다고 하는데, 자기가 만들면 더 강렬한 (Rock 적)이미지의
영화로 재창조 할 수 있겠다고, (평소에도 Brother 라고 호칭한다는)
탐 크루즈(Tom Cruise. 1962, 뉴욕)에게 말하게 되고,
그의 호의적인 반응에 고무된 크로가 직접, 제작에까지 나서게 된다.
자전적인 소재로 일 년 전 에 만들었던,
‘올모스트 페이모스(Almost Famous. 2000)’ 의 스탭 그대로,
또 그 분위기 그대로 촬영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각본을 직접 다시 쓴 크로의 개인적인 (문화적) 취향이
무척이나 많이 반영이 된 작품이다. 음악 전문가 출신이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은 말 할 것도 없고, 어릴 때부터 즐겨보았던
많은 영화의 장면들도 심심치 않게 삽입을 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를 3개나 발행하는 큰 출판사의 젊은 사장,
데이빗 (David Aames/ 탐 크루즈, 1962, 뉴욕)
자기의 33번째 생일파티에서 매력적인 스페니쉬 아가씨,
소피아(Sofia Serrano/Penelope Cruz, 1974, 마드리드)
만나게 되고, 첫 눈에 바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I Swallowed Your Cum" 이라는 (당돌한)말까지 하면서, 따지며,
질투를 하는 줄리아나(Juliana/Cameron Diaz, 1972, 샌 디에고)
자동차 동반 자살시도에 그만 얼굴을 포함하여 큰 부상을 입는
끔직한 사고를 당하게 된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위로 가면을 쓰고 절뚝거리며 걷는 데이빗.
다행히도 다시 만난 소피아에게서 따뜻한 사랑과 위안을 느낄 수는
있게 되지만, 술에 취한 어느 날 밤, 그만 길에 쓰러지고 만다.
(바로 이 장면이 이 영화의 복잡한 줄거리에 크나 큰 분기점이 된다.)



장면은 어두운 감방 안으로 또 다시 옮겨가며,
가면을 쓴 데이빗(위의 사진)은 법원이 지명한 정신과 의사,
닥터 커티스 (Kurt Russel,1951, 매사츄세츠)앞에 앉아서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감방에 구속이 된 그의 혐의는 놀랍게도 바로 사랑하던 소피아를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얼마 후, 성형수술을 해서 다시 깨끗한 얼굴을 되찾은 데이빗.
사업에도 다시 몰두를 하고, 소피아와의 사랑도 원만하게 잘 진행이
되면서 행복도 다시 되찾게 되었는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소피아가 죽은 줄리아나로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정사 도중에 그 줄리아나의 목을 조르게 된다.
그리고 다시 감방 안, 커티스 박사를 외쳐 불러, 그와 함께 찾아간
생명 연장(LE) 회사에서 자기는 이미 약을 먹고 자살해 죽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또 자기가 현재 겪고 있는 일들은 전부 회사와
옵션 계약을 한 ‘자각 몽’의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여기서 비로서 관객들도 그가 길에 쓰러진 날 밤부터의 이야기가
현실이 아니고 허구였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끌로드 모네(Monet)의 그림에서 따온
이 영화의 제목, ‘바닐라 스카이(Vanilla Sky)’의 모습은
끝 장면에 등장하는 몇 백층은 족히 돼 봄직한 빌딩 옥상에서 보는
(멀리 보이는 옛 WTC 쌍둥이 빌딩이 한참 아래로 보인다) 하늘의
풍경으로 구현해보았다고 감독은 설명하였는데,
황혼 빛에 물들여진 흰 구름속의 하늘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그런데, 인생에는 단맛과 신맛이 공존한다는 대사가 의도적으로
여러 번 나오면서, 단맛만 보며 잘 나가던 데이빗이 결국 신맛까지도
나중에 맛본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느닷없이 냉동인간과
생명연장이라는 허구적인 내용으로 영화가 일종의 반전을 한 것은
(크로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좋은 마무리 같지는 않다.
기껏 열심히 본 내용이 악몽이거나 자각몽이며, 또 존재하지도 않은
사람이 꾸는 꿈의 내용이라는 결론에서는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지만, 그러나 알레한드로 아메나발의 원작이 그렇다는 데야
할 말이 더 없다.



원작(전작)에도 출연하여 화제였었던
페넬로페 크루즈(Penelope Cruz)가 소피아역으로 다시 나오지만,
상대역으로 나오는 탐 크루즈의 이름만으로도 영화자체는 전작보다
훨씬 화려한 느낌이다.
11월의 낙엽이 지는 뉴욕을 찍은 영상도(CG) 매력적이고,
또 비록 감독의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되었지만, 같은 설정의 언론
재벌로서 주인공, 데이빗을 ‘Citizen Kane(1941)’과 비교하며,
‘Citizen Dildo’라고 표현 (장면 자체도 오마주를 함)한다든가,
‘사브리나(Sabrina. 1954)'‘To Kill A Mocking Bird(1962)‘ 의 장면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또 프랑스의 고다르나 트뤼포의 영화포스터들을
데이빗의 침실장식용으로 사용하는 등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훌륭하다.
그리고 어릴 때 이미 음악전문지에 평론까지 쓴 적이 있는 대단한
음악적 감각의 크로 감독이 1989년의 감독 데뷔 후, 최초의 대박
성공작인 ‘제리 맥과이어(Jerry Mcguire. 1996)’ 에서부터
이불속 밖에서도 이미 손발을 맞춘바 있고,
'올모스트 페이모스(Almost Famous. 2000)'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 작업을 줄 곧 함께 해온 그의 부인(1986년에 결혼)이며,
윌슨 자매 중심의 (밴드)그룹, 하트(Heart)출신의 싱어 송 라이터,
낸시 윌슨(Nancy Wilson, 1954, CA)이 다시 오리지널 스코어(OS)를
만들었는데, 음악 감독인 대니 브램슨(Danny Bramson)과 함께
셋이서 선곡을 함께하여 삽입한 음악들은 또 과연 어떤가?



리메이크를 하면서, 음악 수준(Musical Quality) 만은 최고로 하겠다고
작정한 크로는 “음악과 영상이 최고로 잘 결혼한 영화(One of Great
Marriages that We had in Movie between Music and Visuals)"
라고
추후에 자화자찬도 하였지만, 하드 락에서 테크노 뮤직 그리고 폭 송까지
매우 다양한 장르의 팝송들로 영화음악에 큰 비중을 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무려 38곡이나 되는 많은 곡들을 다 삽입하려다보니,
1절은 고사하고 단 20-30여초 정도만 등장하는 곡들도 대부분인데,
OST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비치 보이스(Beach Boys)의
‘Good Vibration’ 같이 오래 나오는 곡이라고 해보았자,
겨우 1절 정도밖에 들을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자, 그럼, 여기에서 그 주요 곡들과 장면들을 다시 살펴보자.

*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 RADIOHEAD


“눈 떠요(Open Your Eyes)"라는 알람 메시지가 들리고,
크루즈가 침대에서 일어나는 첫 장면에서, 그것이 현실이 아닌 꿈이란 걸
이 음악이 대신 암시하고 있다.
전자 키보드의 신비스러운 사운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데, 브라이언 역을 맡은 제이슨 리(Jason Lee.1970, CA. USA)
이 영국 출신의 래디오헤드(Radiohead)를 너무 좋아하여 촬영 내내,
이 밴드의 음악을 무척이나 많이 들었다고 한다.
2000년에 발표된 곡. 이 영화의 제1의 주제곡 같은 역할을 하였다.

* ALL THE RIGHT FRIENDS - R.E.M.


래디오헤드의 노래가 나오는 악몽의 텅 빈 거리 풍경에 이어
연결되는 장면에서 진짜로 일어나 출근할 때, 경쾌하게 흘러나온다.
R.E.M. 역시도 래디오헤드 못지않게, 크로 감독이 좋아하여
무척 많이 들었다고 하며, 이들의 또 다른 곡(OST의 16번째 곡)도
영화 중반부에 사용하였다. 1987년에 발표된 곡.

* SOLSBURY HILL - PETER GABRIEL


데이빗과 소피아가 서로 그림을 그려주면서 사랑을 느끼는
전반부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비틀즈의 노래로 착각이 될 정도로 아름답고 수준이 높은
이 감미로운 노래 분위기가 진행되는 줄거리와 매우 잘 어울린다.
Peter Gabriel은 영국의 밴드, GENESIS 출신이다.

* I FALL APART - JULIANNA GIANNI


줄리아나 역을 맡은 캐메론 디애즈가 큰 맘 먹고 직접 부른 노래를
OST 에 녹음하였는데, 락 스타일의 창법이 그런대로 들어 줄만하다.
데이빗을 자기 차에 태우고 이 CD를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묻는 장면 때,
카 오디오 에서 흘러 나오는데,
이후 차안의 상황이 한 순간에 돌변하면서 동반 자살을 기도 하게 된다.

* SWEETNESS FOLLOWS – R.E.M.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데이빗과 소피아 그리고 브라이언이
심야의 골목길에서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불쾌하게 헤어진다.
그리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골목길을 뛰어가는 데이빗의 뒷모습과 함께
이곡이 나오는데, 곧 길에 쓰러지는 데이빗을 클로즈업하는 다음 장면은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의 하나이기도 하다.

* FOURTH TIME AROUND - BOB DYLAN


비록 ‘자각 몽’ 의 내용 일부이지만, 데이빗은 옛 얼굴을 되찾게 되고,
소피아와 정사를 나눈다. 서로를 마주보며 즐거워하는 장면에서 이곡은
시작되는데,
밥 딜런 의 그 유명한 앨범, ‘The Freewheeling Bob Dylan’의 앨범 카버를
그대로 연출한 명 장면 전까지 들을 수 있다.
(이 짧은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세트를 앨범 카버 그대로 재현 해 만들었다.)

* GOOD VIBRATION - BEACH BOYS


LE 회사를 찾은 데이빗이 공포를 느끼는 순간부터,
그 공포와는 정반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쾌한 비치 보이스의
이 명곡이 흐르는데, 로비까지 뛰어나와 “Tech Support"를 외치며
절규하는 장면까지 꽤 오래 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곡은 OST 앨범에는 빠져 있다.

* HEAVEN - ROLLING STONES
감방에서 커티스 박사를 불러 LE 회사를 향할 때 나오는 이 천국이라는 곡과
* WILD HONEY - U2 같은 이런 곡들도 OST 앨범에는 없지만,
각 장면들의 분위기를 참으로 잘 뒷받침 한 곡들이기도 하다.

* VANILLA SKY - PAUL MCCARTNEY


크로의 부탁으로 촬영을 마친 필름을 뉴욕의 편집실에서 약 40분간 본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1942, 리버풀, 영국)
일주일 만에 만든 폭 스타일의 동명 타이틀의 주제곡.
가사에도 나오지만 메뉴를 권하는 웨이터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엔딩 크레디츠의 첫 곡으로 한번만 나온다.



또한 데이빗의 생일파티 때,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으로 등장한,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1926-1967)
‘My Favorite Things’(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OS 음악)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는 모습도 이 영화에선 빠트릴 수 없는
인상적인 장면의 하나이고,
또 낸시 윌슨이 만든 기본 오리지널 스코어(OS)도
그녀가 몸담았던 하트(Heart)의 음색같이 상당히 락(Rock)스타일로
(주로 기타 사용) 연주를 하면서 남편, 크로의 취향에 맞춘 듯 한데,
크로 자신이 자화자찬 한 것과 같이 “대단해!(Great!)" 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알레한드로 아메나발가 만든 요상한 줄거리를 빼놓고
영상과 음악만 이야기 하자면 수작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크로가 말 한대로, 1978년에 영화화도 된바 있는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LP) 앨범 (앞)카버처럼,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더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ALL THE RIGHT FRIENDS - R.E.M.
02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 RADIOHEAD
03 VANILLA SKY - PAUL MCCARTNEY
04 SOLSBURY HILL - PETER GABRIEL
05 I FALL APART - JULIANNA GIANNI
06 PORPOISE SONG (THEME FROM 'HEAD') - THE MONKEES
07 MONDO '77 - LOOPER
08 HAVE YOU FORGOTTEN - RED HOUSE PAINTERS
09 DIRECTIONS - JOSH ROUSE
10 AFRIKA SHOX - LEFTFIELD, AFRIKA BAMBAATAA
11 SVEFN-G-ENGLAR - SIGUR ROS
12 LAST GOODBYE - JEFF BUCKLEY
13 CAN WE STILL BE FRIENDS - TODD RUNDGREN
14 FOURTH TIME AROUND - BOB DYLAN
15 ELEVATOR BEAT - NANCY WILSON
16 SWEETNESS FOLLOWS - R.E.M.
17 WHERE DO I BEGIN - THE CHEMICAL BROTHERS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Jan.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