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상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리뷰+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1. 12. 27. 17:40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리뷰+ 동영상 모음
2003년/제작 + 각본 + 감독: Nancy Meyers/주연: Jack Nicholson +
Diane Keaton + Keanu Reeves/음악: Hans Zimmer/128분



세월이 흘러 가면, 언어도 진화하고 변하게 마련이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몇 십 년 전 만해도 없던 새로운 신조어들이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속속 등장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
재미 난 건 누가 만들었는지
‘영 계’라는 희한 한 단어도 그중의 하나인데,
원래는 부드러울 ‘영(嬰)’에다 닭을 뜻하는 ‘계(谿)’가 합쳐진
한자(漢字)로서 주로 삼계탕에 쓰이는 부화한지 10주 미만의
어린 닭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이 어린 닭을 영어로 의역한
우스운 단어, ‘영 치킨(Young Chicken)’조차 미국에서 까지
통용이 되는걸 보면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어린 나이의 청춘 남녀를 의미하는
‘영계’는 어디에서나 환영받고 있다는 의미일까?
이 영화 속에서도 환갑이 넘은 남자 주인공, 해리 샌본은
죽자고 영계만 밝히는 속물의 하나인데, 그런 그에게도
차츰 이상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을 한다.



딸 정도의 나이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매린(Marin-Amanda Peet, 1972, 미국 뉴욕)에게 빠져있는 사업가,
해리(Harry-Jack Nicholson, 1937, 미국 뉴저지)
그녀와 주말을 바닷가 별장에서 즐기기로 하였는데 (위의 사진),
우연히 그녀의 엄마인 여류 작가,
에리카(Erica-Diane Keaton, 1946, 미국 LA)를 그곳에서 만나게 되고,
또 갑작스런 심장 발작으로 부득이한 신세를 지게 된다.
한편, 해리의 치료를 담당한 그 동네의 젊은 의사,
줄리언(Julien-Keanu Reeves, 1964, 레바논)
해리의 간병을 하는 연상의 여인, 에리카에게 점점 반하게 되면서
묘하게 얽혀가는 이들의 로맨스는 시작이 된다.



늙은 바람둥이의 인생 경력을 보여주는 듯한 디룩 디룩하게 살이 찐
엉덩이를 (에리카 와 관객모두에게 병원에서) 홀라당 보여주게 되는
해리는 자기도 (실수로) 한밤중에 처진 가슴과 뱃살의 (에리카의 전면)
나체를 본 죄(?)로 결국에는 그녀에게 마음이 쏠리게 되는데,
에리카에게 ‘영계‘ 애인으로 등장한 의사, 줄리언이 역시 해리에게는
크나 큰 방해꾼이 된다.
그리고 또 무슨 염치로 이런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한다 말인가?
그러나 용기를 갖고 빠리로 여행을 간 에리카를 뒤 쫒아간 해리는
마침내 줄리언에게서 에리카를 빼앗아오는데 성공을 하고
‘로맨스그레이’의 해피엔딩을 손수 장식을 한다.



자존심을 모두 버린 듯한 파격적인 잭 니콜슨 과
다이앤 키튼의 노련한 연기 덕분에 그리고 키애누 리브스의 출연까지,
영화의 완성도는 이들 출연진의 캐스팅자체만으로도 이미 높아졌지만,
역시 여성감독인
낸시 마이어스(Nancy Meyers. 1949, 미국 펜실배니아)
섬세한 손길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
(제작포함+ 각본도 직접 완성함-아래 사진의 오른쪽, 주황색 티셔츠의 여성)
2000년에 발표하였던 ‘What Women Want’에서 이미 로맨스 코미디의
제작 노하우를 완전히 터득하고, 이 작품에 손을 댄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영화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는
역시 음악(주제곡)의 힘도 크다고 말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1980년대 초부터 이미 100 여 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들어온
한스 짐머(Hans Zimmer. 1957, 독일 후랑크후르트)
오리지널 스코어(OS)도 좋지만, 샹송에서부터 라틴 음악까지를
망라한 수많은 ‘삽입곡들(Non Original Music)’이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이 영화와 같은 해에 발표가 된 프랑스 영화,
‘Jeux D' Enfants’ (Love Me If You Dare, 2003-리뷰 참조)에서도
에딧 삐아프(Edith Piaf. 1915-1963. 프랑스)의 大 名曲 인
라 비앙 로즈 (La Vie En Rose)
마치 주제곡같이 사용이 되었지만(10번 이상 나옴),
이 영화에서도 이 ‘장밋빛 인생’은 (음악적으로뿐만 아니라)
매우 중요한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그건 아마도 프랑스 빠리가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것도 역시
이유의 하나가 되겠지만, 아무래도 해리와 에리카가 뒤늦게 깨달은
그 장밋빛 사랑의 감정을 이 노래의 가사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끝없는 사랑의 밤은 커다란 행복이 넘쳐서
지루함과 슬픔은 사라져 버리지요.
행복으로 죽을 것처럼 되지요.
그 분이 나를 품에 안고 가만히 속삭일 때,
나에게는 인생이 장미 빛으로 보여요“

(가사를 포함한 이곡의 자세한 내용은 ‘러브 미 이프 유 데어(2003)‘ 의 리뷰를 참조)



‘프렌치 키스(French Kiss.1995)’에서도 빛을 발하였던
이 곡의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버전은 이 영화에서도
다시 한 번 더 나오지만 그러나 특이 한 것은 주연, 잭 니콜슨
이 영화를 위해 직접 녹음을 한 버전이 이 영화 (음악)의
하이라이트라는 점인데......
이 버전의 곡은 엔딩 크레디츠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영화관에서는
듣기가 쉽지 않지만, 잭 니콜슨의 허스키한 음성의 창법과
또 아름다운 편곡이 의외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곡 외에도 배경음악같이 등장을 하는 곡들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곡들이 몇 곡 더 있는데,
아래 OST 앨범에서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La Vie En Rose - Louis Armstrong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곡들 중에서도 트럼펫을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동시에 한
버전으로는 유일한데, 에딧 삐아프의 원곡 다음으로 우리들에겐 가장 인기가 있다.



02 . I've Got A Crush On You - Steve Tyrell
03 . I Only Have Eyes For You - The Flamingos

1966년의 레터맨(The Lettermen)과 1975년의 아트 가펀클(Art Garfunkel)의
버전으로도 유명한 이곡은 원래 1934년에 영화
‘데임스(Dames)’의 주제곡으로 처음 발표가 되었고,
이후 1950년에 페기 리(Peggy Lee)가 그리고 1959년에는 바로 이 후라밍고스
(The Flamingos)의 버전으로도 널리 알려졌었다.



04 . Summer Samba (So Nice) - Astrud Gilberto
삼바음악의 대표적인 명곡의 하나로서 반세기 이상 연주곡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으나, 이 영화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보사노바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는
애스트러드 질베르토 (1940-)의 아릿다운 목소리로 들을 수가 있다.



05 . Fibre De Verre - Paris Combo
06 . Samba De Mon Coeur Que Bat - Coralie Clement
07 . Que Reste T'il De Nos Amour - Charles Trenet

프랑스 샹송의 대가, 샬 뜨레네(C. Trenet. 1913-2001)가 1942년도에 직접 만들어
부른 곡으로서, ‘우리들의 사랑에서 무엇이 남았나?
(What Remains of Our Love?)" 로 번역이 되지만,
‘I Wish You Love’이라는 영어제목으로도 널리 알려졌었다.
프랑수와 트뤼포(François Truffaut)의 1968년작, ‘훔친 키스(Baisers Volés )’에서
주제곡으로 사용이 된 이후, 재즈의 스탠더드 넘버가 되기도 하였는데,
21세기 최근에도 리사 오노(Lisa Ono)등이 리메이크를 계속하고 있고,
빠트리시아 까스(Patricia Kass)가 주연한 2002년도의 영화,
And Now Ladies & Gentlemen 에서는 까스가 직접 이곡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08 . Assedic - Les Escrocs
09 . Je Cherche Un Homme - Eartha Kitt
10 . C'est Si Bon - Eartha Kitt

1950년에 루이 암스트롱이 우연히 재즈 스타일로도 발표를 하였지만,
이브 몽땅(Yves Montand)을 비롯하여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샹송의 명곡,
‘It's So Good’을 의미하는 제목의 이곡은 하찮고 작은 것들일지라도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는 아주 긍정적인 내용의 가사가 퍽 인상적이다.



11 . Brazil - Django Reinhardt
1985년의 명작영화, 브라질(Brazil)의 주제곡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원래, 이곡은 1944년의 미국 뮤지컬 영화, ‘Brazil’에 처음 사용이 되면서
유명해진 브라질 출신의 작곡가, 아리 바로쏘(Ary Barrosso. 1903-1964)가 만든
(원제목이) ‘Aquarela Do Braziliera’ 이라는 곡이다. (영화, 브라질 리뷰참조)
이 영화에서는 벨기에 출신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 1910-1953)의 연주로 들을 수가 있다.



12 . Sweet Lorraine - Stephane Grappelli
13 . Love Makes The World Go Round - Deon Jackson
14 . La Vie En Rose - Jack Nicholson
(본문에도 있음)





‘영계’인 매린을 탐하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까탈스러운 엄마인 ‘노계’,
에리카를 ‘장밋 빗 인생(La Vie En Rose)’의 반려자로 삼게 되는
‘노땅’, 해리가 사랑을 위해 아깝지만 버려야 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역시 영계를 탐하던 ‘이성을 향한 무한대의 욕심 (버릇)‘
일 것이다.
그걸 못 버리고 이제 와서 또 다시 영계랑 바람을 핀다면 어찌 되겠는가?
이렇듯 (의미가 있는 우리말 제목)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참으로 많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씰 데 없는 자존심’,
어느 정도는 배우자를 위해 희생될 수밖에 없는 개인적인 ‘자유(취미)’ 등등...
그리고 또 무엇이 더 있을까?
어쨌든 버려야만 얻을 수가 있고.......
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나니....
결혼을 앞둔 자들은 반드시 이 로맨스 코미디가 주는 교훈을 꼭 꼭 꼭
명심해야 할지어다.



* 동영상모음:











revised. Oct.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