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70년대 중

라스트 콘서트 / Dedicato A Una Stell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1. 4. 18:02
라스트 콘서트 / Dedicato A Una Stella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76년/각본 + 감독: Luigi Cozzi/주연: Pamela Villoresi + Richard Johnson
음악: Stelvio Cipriani /94분



프랑스의 바스 노르망디(Basse-Normandie) 해안가에 있는
'몽 생 미셸(Mont Saint Michel)‘
다리가 놓인다는 신문기사를 본적이 있었는데,
밀물 때는 섬이 되었다가, 썰물 때는 육지와 자연 연결이 되는
이곳은 유네스코에 의해 1979년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였지만,
수도원을 중심으로 작은 건물들이 함께 서 있는 그 독특한
모습 때문인지 관광지로도 상당히 유명하다.
100년 전쟁 때는 바다의 요새로,
18세기말의 프랑스 혁명 때는 감옥으로도 사용이 되었다는데,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듯한 그 특이한 수도원의 모습이야말로
역시 언제 보아도 신비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아래 사진)
멜리스 벨레 라는 작가가 '몽 생 미셸'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내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론 이곳에서 수많은 영화들도
제작이 되었는데,
이 영화, '라스트 콘서트'도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중에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렇게 몽 생 미셸이나 빠리 중심부 등,
프랑스의 명소를 배경 장소로 하고 있고,
또 우리나라에서 개봉이 될 때도 불어로 더빙이 되어
상영이 되었지만, 실상은 프랑스 영화가 아니고,
일본의 (공동)자금으로 만든 이태리의 (합작) 영화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일본인들이 좋아하고 동경하는
이런 명소들에서 의도적으로 촬영을 하게 되었고,
또 캐스팅과 줄거리 전개, 그리고 영화 음악등도
거의 다 일본 국내시장의 취향에 맞게끔 제작이 되었다.
‘이태리에서 특별히 맞춰온 고급 양복’과도
같은 일본 국내시장을 겨냥한 이 작품은 그래서
일본과 한국에서만 유명할 뿐 정작 이태리를 포함한
구미 각국들에서는 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영화인데,
아무래도 그 신파조의 (최루성의) 줄거리 자체가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분위기는 당연히 아닐 수밖에 없겠다.
그러나 어쨌든 일본(측)의 제작자인,
가쓰미 후루까와(Katsumi Furukawa)
기획 의도와도 같이 한일 양국에서는 영화주제곡의
대 히트와 함께 엄청난 대박을 터트린 것은 분명하였다.

* 이태리에서의 영화 제목: ‘Dedicato A Una Stella’.
* 미국에서의 영화 제목: ‘Take All Of Me’.
* 일본에서의 영화 제목: ‘The Last Concert’.
* 한국에서의 영화 제목: ‘라스트 콘서트’




여러 가지 문제로 슬럼프에 빠져,
클럽에서라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40대 피아니스트,
리처드(Richard-Richard Johnson, 1927, 영국)
몽 생 미셸 근처의 한 병원 복도에서 딸 같이 어린
한 소녀(17세)를 만나게 되는데,
의사로부터 아버지로 오해를 받아, 그녀가 백혈병으로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런데 병원 밖,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그녀,
스텔라 (Stella-Pamela Villoresi, 1957, 이태리)
자기 병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방지축,
그렇게 티 없고 명랑하며 밝을 수가 없다.
거기다 천연덕스럽게 (리처드가 자기 애인이라고)
거짓말까지도 자연스럽게 하는 그녀.
버스에 동승을 하고 또 내린 이후, 각자 갈 길을
가야만 하는데도 결국에는 동행을 할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고 어릴 적에 집을 떠나간 스텔라의 아버지를
찾기 위한 이들의 동행은 빠리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마침내 찾게 된 그 아버지는 이미 새 살림을
차려 꼬마 애까지도 있는 상황 이다보니,
스텔라는 졸지에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된다.
결국 이 둘은 빠리 시내의 몽마르뜨 언덕에서 함께
살게 되는데, 병약한 스텔라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리처드는 청혼을 하게 되고,
이어 조촐하고 달콤한 신혼살림에 빠진다.
그리고 리처드는 생업인 작곡 작업에 다시 몰두를
하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그동안 음악적인 영감을 불러
일으켜 주던 스텔라를 위하여 작곡을 해 온
‘스텔라를 위한 협주곡’(‘Adagio Concerto/
‘Dedicato A Una Stella’ = 이태리어 영화 제목)

마침내 완성될 즈음 스텔라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되고,
빠리 교향악단과 함께 이곡을 초연 하면서 리처드가
드디어 재기를 하는 날, 입원한 병원에서 빠져나와
그 무대를 바라보던 스텔라는 리처드가 선물로 주었던
흰 드레스를 입은 채 조용히 숨을 거둔다.
(아래 동영상 참고)



유럽판 '러브스토리 (Love Story, 1970년)' 라고
불림에 조금의 손색도 없이 같은 마무리이고,
찰리 채플린의 ‘라임라이트(Limelight. 1952)‘
비롯해 여기서 조금, 또 저기서 조금 베낀 듯 한
어디선가 무척 많이 보아온 줄거리 전개이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줄거리 전개는 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국내의 TV 드라마 등에서도 참으로 무지하게
우려먹었고, 또 지금까지도 그러한 듯 하다.)

하지만 이렇게 흔해 빠진 신파조의 줄거리인 것만은
분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우리들에게
그렇게 큰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당시로서는 참으로 신선하게 와 닿았던
(이 영화를 온통 도배한 듯한) 감성(感性)의 힘
매우 크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에는 무척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
‘감성 멜로 (감성적 멜로드라마)’
1970년대 중반의 대표작인 셈인데,
이런 감성적인 요인은 로케이션에서도, 여배우의 캐스팅
에서도, 그리고 또 영화 음악에서도 아주 철철 넘쳐난다.



‘러브 스토리(Love Story, 1970년)‘
알리 맥그로우와 굳이 비교를 하자면 훨씬 더 귀엽고
매력적이지만, 그러나 따져서 잘 보면 또 그리 대단한
미인 형도 아니다.
그런데도 무척이나 귀여웠던 여인,
파멜라 빌로레시(Pamela Villoresi. 1957, 이태리)
이 영화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배우였다.
(물론, 이 영화 이후에도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근래에도 계속 출연을 하고 있다는데, 가장 최근작이
2004년의 ‘Il Gufo E La Gattina’이고, 1974년의 데뷔 이후
현재까지 TV극을 포함해 약 30편에 출연하고 있다.)
* 그녀의 홈페이지: http://www.pamelavilloresi.net/
그래서 인지 더욱 더 우리들에게 신선하게 와 닿았던
파멜라는 당시, 19살의 나이로서 이 17세 비운의 스텔라를
연기하였는데, 불쌍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반대적인 이미지인
천방지축의 (초반부의) 그 모습 자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이 영화 단 한편으로 당시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가장 데이트를 하고 싶은) 이상형 모델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파멜라와 정반대의 이미지를 지닌) 영국배우, 리처드 존슨과
함께 아주 성공적인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녀에게 썩 잘 어울렸던 그 짧은 헤어스타일도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아래사진은 2004년도의 모습)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재즈를 전공하고 돌아온 후,
1966년에 영화 음악계에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200편이 넘는 영화와 TV 시리즈의 주제곡을
만들어 오고 있는 이태리의 중견 작곡가,
스텔비오 치프리아니(Stelvio Cipriani. 1937, 이태리 로마)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 1970년의 ‘Anonymous Venetian’]
만든 이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OS)는
이 영화의 감성적 요인들 중에서 최고의 클라이맥스 부분이다.
몽 생 미셸 을 배경으로 이들이 만나고 그 바닷가에서 함께 걷는
초반부의 장면에서 부터 연속적으로 반복이 되는 주제곡,
‘생 미셸(St. Michel)‘(아래 동영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이상으로 큰 히트를 하였는데,
경쾌하기까지 한 이 음악만 듣고 있어도 귀여웠던 스텔라의
싱그러운 모습이 떠오르는 아주 감성적인 주제곡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 ‘생 미셸’이 팝(Pop)적인 감성이 풍부한
달콤한 음악이라면, 영화의 중반부부터 등장을 하는
‘스텔라를 위한 협주곡(Adagio Concerto-Dedicato A Una Stella)’
클래식적인 감성요인이 넘쳐 나는 중후한 수작이 아닐 수 없다.
못 다 이룬 사랑을 표현하듯 슬픔과 우수의 덩어리 같은 이곡이
흐르는 마지막 장면(아래 동영상)은
그래서 스텔라의 비운의 죽음을 함께 보는 많은 여성관객들을
울리기에 충분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 아래 동영상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모음입니다(약 8분).




* 주제 곡, ‘생 미셸(St. Michel)‘ 외




1969년에 감독으로 데뷔한,
루이지 꼬찌(Luigi Cozzi. 1947, 이태리)
그만 그만한 B급 영화만 만들어오다가, 세 번째 작품으로
이 영화의 각본까지도 직접 썼는데(원래가 작가),
아무래도 (일본 측의) 제작자의 사전 주문이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매우 동양적인 감각으로 이 영화를 완성하였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성공요인중의 하나인
몽 생 미셸이나 아름다운 프랑스 서부해안가, 그리고 에펠탑 등,
감성적이고 이국적인 풍광이 있는 곳들만 골라서 배경으로
촬영을 한 장면들도 결국 다 마찬가지 연유인 셈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 아름다운 경치들과 함께 흐르던 음악들은
세기가 바뀐 아직까지도 전혀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감성을
느끼게 한다.
다만 퇴색되고 뿌였게 변한 화면만이 옛 영화임을 보여 주는데,
1970년대에 청소년이었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명작' 인
이 영화가 21세기의 신세대들에게는 그저 유치찬란한 영화로만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노파심도 없지는 않다.
(실제로 그런 면도 없지 않아 또 있긴 하고.....)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Last Concert (Dedicato A Una Stella-스텔라를 위하여)
이 영화의 Main Theme으로 OST 의 네 번째 곡, 'Adagio Concerto'와
13번째 곡, 'Stella's Theme'과 다 같은 곡인데
영화의 중반부부터 마지막 장면(위의 동영상)까지 여러 번 들을 수가 있다.
02. Emphasis(열정)
03. Inspiration(영감)

리처드가 빠리에서 신혼살림을 하면서 스텔라에게서 음악적인 영감을
얻어 작곡에 몰두할 때, 배경으로 흐르는 피아노 연주곡으로서
상당히 우수에 차있다.
04. Adagio Concerto (아다지오 콘체르토)
스텔라 에게 헌정한다고 제목부터 ‘Dedicato A Una Stella’라고
붙인 이 영화의 Main Theme 이다.
(동영상과 음악은 리뷰 중간에 있음)
05. St. Michel(성 미셸)
06. Avenue In The Night (밤의 가로수 길)
07. Sotto I Ponti Di Parigi(파리의 다리 밑)
08. La Citta Dorme (도시의 침묵)
09. In Riva Al Mare (바닷가에서)
10. Return In The Pallman (폴맨으로의 귀향)
11. Serata Al 'Pub'(식당에서의 파티)
12. Ricordi Del Passato(과거의 추억)
13. Stella's Theme(스텔라의 테마)

‘Dedicato A Una Stella’를 피아노곡으로 변주하였다.
OST 의 첫 번째와 네 번째 곡과 다 같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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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Jan.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