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중

첨밀밀 / 甛密密 / Tian Mi Mi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8. 10. 20:02
첨밀밀 / 甛密密 / Tian Mi Mi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96년/감독: 진가신(Peter Chan)/주연: 장만옥(Maggie Cheung) + 여명
(Leon Lai)/음악: Jun Fun Chiu & Tsang-Hei Chiu/116분



세계의 중심(中心)이라는 뜻으로
가운데 중(中)자를 써서 나라이름을 中國이라고
지었다고는 하지만, 음악에 관한한 전 세계의 중심 국가는
역시 미국이다.
그러나 세계의 음악들을 매우 골고루 듣는 다양성에 있어서
그 중심적인 국가는 과연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일본이고 또 일본과 이웃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그 중심권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비슷한 양상이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은 아시아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과 우리는 아시아 음악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그리고 남미와 제3세계의 음악들까지 매우 다양하게
듣고 있으니, 음악 애호가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바로 ‘음악의 중심국가(中國)’라 표현해도 과언은 아니다.



뎅리준/테레사 텡(등려군/鄧麗君)
(Deng Li Jun/Teresa Teng, 1953-1995, 타이완)
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동양 중국권의 인기가수가 있었다(위의 사진).
1953년에 대만에서 태어나 1970년에 가수가 되고,
1970년대 중반에 일본에 진출 했으며
1980년대에는 미국 라스베가스와 홍콩, 싱가폴 등에서
활약하다, 1995년에 젊은 나이에 태국의 한 호텔에서
갑자기 타계하게 된다.
(여러 가지의 소문들이 있었으나 그러나 이젠 좋게
봐주는 것이 미덕 일듯 하다)
‘음악의 중심 국가’인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도
이 가수의 노래 중 몇 곡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누렸었는데,
‘야래향(夜來香)’, ‘첨밀밀(甛密密)’,
‘재견 아 적애인(再見 我 的愛人)’ 등도 큰 히트를 하였지만,
오늘 날 역시 그녀를 대표하는 곡은 바로 1977년에 발표된
‘유에 리앙 다이 비아오 워 디씬 -
월량 대표 아 적심(月亮 代表 我 的心)‘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래의 제목을 의역 하면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 말해 주네요.’
정도로 해석이 되겠는데,
(영어 제목은 ‘The Moon Represents My Heart’)
조용필이 부른 어느 곡과 현악기가 리드하는 전반 도입부
부분이 아주 흡사해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여하튼 전체적으로 우리들의 정서에도 아주 잘 맞는 듯하였다.



1995년 5월 8일,
전 세계의 중국계 사람들에게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던
인기 여자가수, 뎅리준(등려군)의 급사 소식은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에도 전달이 되고, 출입문을 나서다가 우연히
이 속보를 보게 된 어느 한 동양 여성,
쓸쓸해지는 마음에 무작정 거리를 걷는다.
그리고 이 때, 뉴욕의 바쁜 거리풍경과 함께 흘러나오는
뎅리준의 발라드 명곡,
“유에 리앙 다이 비아오 워 디씬-월량 대표 아 적심“
(Yue Liang Dai Biao Wo De Xin /月亮 代表 我 的心)

한참을 걷던 그 여인은 또 다시 어느 전자제품 가게 앞에서
쇼 윈도우의 TV를 통해 뎅리준의 얼굴을 보고 있는데, 그때,
지나가던 한명의 동양남자도 무심코 TV 앞으로 다가왔다가,
옆에 서있는 여자를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장 만 옥(이교 역)과 여 명(여소군 역)
먼 이국땅에서 재회를 하는 시퀀스인데 (아래 사진)
아마도 이 ‘첨밀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아닌가 싶다.



1986년 3월,
홍콩으로 향하는 대륙 발, 완행열차,
허름한 차림새의 이 두 사람은 함께 부푼 꿈을 안고 열차에 올라,
홍콩 드림(Hong Kong Dream)을 향해 각자 달려간다.
아직은 남남인
여소군(여명-Leon Lai) 과 이교(장만옥-Maggie Cheung),
세월은 흘러가고 어느 날 우연히 홍콩에서 재회를 하게 된
이들은 이제 더 이상 남남이 아니다.
그리고 만남이 계속될수록 서로 정을 느끼게 되는데,
그러나 그들의 이런 만남은 주위의 모든 여건과 성격차이로
인해서 결국 헤어지게 되고, 또 다시 이 두 사람은 홍콩에
처음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암흑가의 보스와 사귀게 되는 이교,
그러다 경찰에 쫒기는 보스와 함께 그녀는 갑자기 미국으로
가게 되고, 또 세월이 한참 흐른 후 홍콩에 남아있던 여소군도
어쩌다가 미국으로 간다.
그리고는 1995년, 뎅리준(등려군)이 죽던 날의 그 운명적인 재회.
왜, 이들은 자꾸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가?



진 가신 감독은
‘피할 수 없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인간의 운명’
관한 표현을 하고자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이상인 꿈들과
(홍콩 드림과 아메리칸 드림)
현실 세계의 차이점도 화면을 통해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격동기에 있던 중국과 홍콩의 역사(대만의 뎅리준의 개인
역사 포함)를 함께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꽤 높은 두 남녀 주연 배우이지만,
작품의 완성도도 꽤 높아 좋은 반응을 얻은 홍콩의 수작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일본의 냉정과 열정 사이 (2002) 와도
견주어 볼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복되는 만남과 헤어짐을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분위기로
그려낸 이 러브 스토리를 통해, 몇 곡의 다른 주제가들도
인기를 얻었다.
발랄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타이틀 송 역할을 한
뎅리준(등려군)의 또 다른 빅 히트곡,
“첨밀밀(甛密密 / I'm Still Loving You)’이란
인도네시아의 포크송(Folk Song)도
두 주인공이 1995년, 뉴욕에서 재회를 하고 웃는 장면에서
“유에 리앙 다이 비아오 워 디씬”에 이어
들려와서 그런지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큰 히트를 하였고,
또 한국의 젊은 신세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가요로도
널리 알려졌었다.
또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츠에서는 통기타와 함께 한 남자
주인공, 여명의 매력적인 목소리로도 다시 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주 윤발이 주연하였던 ‘화기 소림’에서도
이미 주제곡으로 사용된 바가 있는
뎅리준(등려군)의 멋진 러브 발라드,
“유에 리앙 다이 비아오 워 디씬(月亮 代表 我 的心)”
이야말로 이 영화 속의 인상적인 재회 장면과 함께,
가장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이다.



* 月亮 代表 我 的心 의 여러 버전 과 한국어 번역가사:





당신을 얼마나 깊이 또 얼마나 많이 사랑 하냐고
당신은 내게 물었었죠?
저의 순정도 저의 사랑도 모두가 진실입니다.
바로 저 밝은 달이 저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당신을 얼마나 깊이 또 얼마나 많이 사랑 하냐고
당신은 내게 물었었죠?
저의 순정도 저의 사랑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저의 마음은 바로 저 달처럼 환하니까요.
한 번의 가벼운 입맞춤,
어느새 저의 마음을 움직였답니다.
한동안의 절절한 사랑,
나는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당신을 얼마나 깊이 또 얼마나 많이 사랑 하냐고
당신은 내게 물었었죠? 가서 좀 생각해보세요.
또 가서 좀 보세요.
저 밝은 달만이 저의 마음을 보여준답니다.








* 관련 동영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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