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50년대

라임라이트 / Limeligh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1. 4. 17:57
라임라이트 / Limeligh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52년/ 제작+원작+각본+감독+음악 = Charles Chaplin
주연: Charles Chaplin + Claire Bloom / 147분(런던 개봉 판)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전성기라는 게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세월이 차츰 흘러가면서 한번 지나간 전성기는
영영 다시 오지 않는 것일까?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그리고, 또 다시 한 번을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인생의 황혼기에 재기를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 해보는 이 영화 속의 주인공,
늙은 광대, 칼베로(Calvero)에게 그러나
그 화려하였던 전성기는 끝끝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정녕 그것이 우리들의 인생살이란 말인가?



찰스(Charles)라는 이름보다는
왠지 찰리(Charley)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겨운
찰리 채플린 (Charles Spencer Chaplin. 1889-1977, 영국).
20세기 초에 활동사진(Motion Picture)이라는 획기적인
신(新)문명과 신(新)문화가 만들어낸 초특급 인기 연예인이었던
그에게도 환갑의 나이가 지난 1950년대는 이 영화 속의 주인공,
칼베로와 같이 이미 전성기가 지나간 시절이었을까?
1914년의 첫 출연과 1916년의 첫 제작으로부터
벌써 50년(5 Decades)째.
건강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공산주의 같은 이념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문제들로 인하여
미국을 떠나기 전부터도 이미 활동은 현저하게 줄었다.
1950년대를 통 털어 찰리는
‘뉴욕의 왕(A King In New York. 1957)’과,
이 작품, 단 두 편에만 출연을 하였고,
각본까지도 직접 쓰면서 감독을 한 작품은 세편, 그리고
제작 역시도 세 편(다 같은 작품들)만 관여를 하였는데
전작인 ‘살인광 시대(Monsieur Verdoux, 1947)’이후,
무려 5년 만에 시끄러웠던 주위 환경(사상 논쟁과 재판 등)
속에서 1950년대에 들어서서 처음 만든 작품이
바로 이 라임 라이트(Limelight. 1952) 인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오랫동안 기획을 하였고, 2년간에 걸쳐 각본을
쓰며 완성한 이 영화 속의 주인공, 칼베로의 이야기는 바로
채플린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가 있다.



젊었을 때의 인기를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만회해보려는
늙은 광대, 칼베로는 자살을 시도하는 젊은 발레리나,
테리 (Thereza Ambrose-Claire Bloom, 1931, 런던)
우연히 구하게 되고, 정성껏 그녀를 보살핀 후
다시 발레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준다.
그러자 재기에 성공한 테리는 보은의 심정으로 칼베로에게
결혼을 해서 계속 같이 살기를 원하였지만,
젊은 테리의 장래를 걱정하는 칼베로는 기어코 그녀 곁을
떠나 길거리의 광대로 전락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베로의 재기 무대를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어 주려는 착한 테리.
마침내 마련이 된 재기의 무대에서 열연을 다한 칼베로.
그러나 그만 갑작스런 심장 발작으로 죽음에 직면하게
되고, 이젠 성공한 테리의 무용을 무대 뒤에서 누어서
조용히 지켜보다가 쓸쓸히 눈을 감는다.



5년 만에 만든 장편 영화답게 채플린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포함하여 모든 것(재정 포함)을 전부 이 영화에다 올인하였다.
원작에서부터 제작을 비롯하여 각본, 감독, 출연, 그리고
심지어 주제곡 작곡까지(편곡 포함)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한군데도 없을 정도의 화려한 그의 원 맨 쇼이다.
[물론 네 번째 부인, 우나 오닐(Oona O'Neill)을 포함한
모든 가족들의 총동원, 총출동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채플린으로서는 노장은 결코 죽지 않았다는 것을 과시 하듯.......
또 마치 구시대의 유물인 라임 라이트(Limelight)시대
(채플린의 최고 전성기였던 무성영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함)
마감하고,
새로운 ‘스팟 라이트(Spotlight)시대(유성 영화 시대)’에서도
다시 한 번 더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 전 세계적인 극찬과
호평들을 받게 된다.



비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 영화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 동안의 풍자 희극 스타일과는
무척이나 차별이 되는 참으로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작품이다.
우선 전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멜랑꼴리(Melancholic)하며
감성적인 분위기에서 우리는 이런 스타일의 작품도 잘 만들 수
있는 채플린의 무한 능력과 또 그간의 인생경륜이 가져다 준
원숙미까지도 느낄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가지 문제들로 괴로웠던 미국에서의
(마지막) 시간들이 그를 개인적으로 더욱 성숙 시킨 것일까?
어쨌든 미국에서 만든 영화로선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된
이 작품을 끝으로 채플린은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52년도부터
자의반 타의반(미국 추방)으로 그동안 미운 정 고운정이 들었던
제 2의 고향, 미국을 떠나 스위스에서 영주를 시작하게 된다.
(더욱 자세한 그의 이야기는 1992년 작품인 ‘채플린’ 에서)
어쨌든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면, 그래서 여러 면에서 인생 이란 것에 대해
또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사고를
하게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채플린과 (초창기) 희극계의 쌍벽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 1895-1966)(위의 사진)이
비록 역은 초라하지만, 칼베로의 공연 동업자로 (까메오)출연을
하였다는 것도 상당히 이채롭다.
[2003년 작인 몽상가들 (The Dreamers)에서는 젊은 주인공들이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위대하냐고 논쟁을 벌이는 장면도 있다.]
또, 아들, 시드니(Sydney Chaplin.1926, 미국 LA – 제3의 주인공,
네빌 역)를 비롯하여, 시드니의 이복동생인
제럴딘(Geraldine Chaplin. 1944, 미국 LA - 꼬마 소녀 역)까지
대부분의 식구들이 모두 출연을 하였다.
(첫 장면에서 딸, 제럴딘과 함께 등장하는 꼬마들 모두가 다
찰리의 자녀들이다.)

한편,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아주 특이한 기록 중 하나는
1973년도 제45회 미국 아카데미상의 음악 상(Original Score)
이 1952년도 작품이 뒤늦게 수상하였다는 사실이다.
매카시즘에 반발을 하여 미국을 떠났고 곧이어 추방령까지 받은
사실 때문인지,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제작 20년이 지난 1972년
에 가서야 마침내 극장개봉을 하게 되었다는데,
이런 희극 아닌 희극적인 현실을 만들어낸 그 이념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88세까지 장수하였는데 곱게 나이든 말년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
아래의 라이프지 표지 참조)



“영원히 그대를 사랑 하리(I'll Be Loving You Eternally.....)"
라는 가사로 시작이 되는 구성진 음색의
새라 본(Sarah Vaughan. 1924-1990)의 미국 대중가요,
‘영원히(Eternally)' (아래 가사와 동영상)로도 크게 알려진
이 영화의 주제곡, (일명) 테리의 테마(Terry‘s Theme)
이곡을 직접 만들고 또 편곡까지 한 채플린의 아주 다양한
예술적인 천재성을 또 다시 보여주고 있다.
이 곡은 20세기의 위대한 영화음악 10곡 가운데 한 곡으로도
선정이 되어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테리는 채플린의 첫사랑이었던 무용수,
헤티 켈리(Hetty Kelly)에게서 그 영감을 가져왔다고 한다.
물론 음악적으로도 어쩌면 그렇게 극중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였을까 하는 감탄도 절로 나오지만,
주로 현악기 위주로 연주를 하면서 슬픈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곡은 21세기인 요즈음에 다시 들어봐도 전혀 시대에 뒤지지
않는 감각으로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아카데미상도 뒤늦게 이를 인정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극중에서는 테리의 오디션 때부터 그녀의 발레곡을 연주하는
반주자, 네빌(시드니 채플린)의 창작품으로 설정이 되어 등장을
하는데, 칼베로가 숨을 거두는 마지막 장면을 포함한
여러 장면에서 이곡에 맞춰 테리가 아름다운 발레 댄스를 한다.









만토바니 오케스트라(Mantovani Orchestra)를 비롯한 수많은
악단의 연주로도 새라 본의 노래이전에 널리 알려졌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곡을 유독 많이 들을 수 있게 된 이유의 하나는
역시 영화음악에 관련된 모 방송 프로그램의 오프닝 주제곡
(Opening Theme. 일명-시그널 뮤직)으로도 오래 사용이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
‘모정(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1955)’ 그리고
‘영광의 탈출(Exodus. 1960)’등의 수많은 영화주제곡들이
주말의 명화의 오프닝 타이틀곡으로서 잘 알려진 것과 같은 경우다.
여하튼 유성 영화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을 작곡 하면서 (대중적으로)채플린의 최초의 히트곡이라고
알려져 있는 ‘스마일(Smile)’ 이라는 또 다른 제목의
‘모던 타임스(Modern Times. 1936)의 주제곡과 함께 채플린의
명곡 ‘베스트 쓰리‘ 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걸작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새라 본의 노래를 계기로 수많은 남녀가수들이 이곡을 발표하였지만,
여러 버전으로 준비된 아래의 음악들을 다 함께 비교 감상 해보자.



I'll be loving you eternally
With a love that's true eternally
From the start with in my heart
It seems I've always known
The sun would shine when you were mine
And mine alone
I'll be loving you eternally
There'll be noone new my dear for me.
Though the skies should fall
Remember I shall always be
Forever true and loving you eternally








* The Spring Song: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