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건의 음악단상

사랑에 관한 단상 –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

김제건 2014. 4. 25. 18:20

사랑에 관한 단상 –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





세상에 올 때도 혼자였었던 우리들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갈 때도 물론 혼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본다면
이 노래의 제목은 참으로 잘 지었다고 느껴집니다.
Alone Again (Naturally).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다시 혼자가 된다.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어떻습니까?
당신은 혼자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우신지요?



아일랜드 출신인
길버트 오 설리번(Gilbert O'Sullivan. 1946)
1972년에 직접 만들어 불러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자작곡의 긴 가사는 상처받은 한 영혼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는 것을 노래합니다.
결혼식 날, 교회에서 신부에게 바람을 맞고
꿈이 산산조각 난 젊은이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다시 혼자가 되고,
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는 또 다시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혼자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곡의 멜로디와 리듬전개가 그리 슬프지 않은데 반해
가사는 무척 쓸쓸합니다.



In a little while from now,
If I'm not feeling any less sour
I promised myself to treat myself,
And visit a near by tower
And climbing to the top, Will throw myself off
In an effort to make it clear to who
Ever what it's like when you're shattered
Left standing in the lurch, at a church,
Where people are saying
My God that's tough, she stood him up
No point in us remaining,
May as well go home
As I did on my own, Alone again, naturally
To think that only yesterday,
I was cheerful, bright and gay
Looking forward to, but who wouldn't do,
The role I was about to play
But as if to knock me down,
Reality came around
And without so much as a mere touch,
Cut me into little pieces
Leaving me to doubt,
All about God and His mercy
For if He really does exist,
Why did He desert me In my hour of need?
I truly am indeed, Alone again, naturally
It seems to me that, There are more hearts
Broken in the world, That can't be mended
Left unattended, What do we do?
What do we do? Alone again naturally
Now looking back over the years,
And what ever else that appears
I remember I cried when my father died,
Never wishing to hide the tears
And at sixty five years old, My mother,
God rest her soul
Couldn't understand, why the only man,
She had ever loved had been taken
Leaving her to start with a heart,
So badly broken
Despite encouragement from me,
No words were ever spoken
And when she passed away,
I cried and cried all day
Alone again, naturally,
Alone again, natu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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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사에 좀 난해한 부분이 많아서 제 나름대로
의역과 정리를 좀 해보았습니다.
“조금 있다가도 내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근처 탑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몸을 던져
죽을 거라고 나 자신에게 약속했죠.
산산이 부서져 버린다는 게 어떤 건지
사람들에게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죠.
맙소사, 신부한테 바람을 맞다니!
라는 사람들의 수근거름을 들으며
교회에서 곤경에 빠져 서 있었죠.
남아 있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집에 돌아가는 게 낫겠죠.
그래서 내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자연스럽게 혼자가 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하게 될 남편의 역할을
기대하며 난 명랑하고 밝고 즐거웠는데,
하지만 날 쓰러뜨리려는 것처럼 현실은 다가와
살짝 건드리는 것 같으면서도 날 산산조각 내버렸죠.
그리곤 신과 그의 은총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신이 존재한다면 왜 내가 필요할 때 날 버리시는지?
난 또 다시 자연스럽게 혼자가 됩니다,
세상엔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받고
방치된 심정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도대체 이럴 땐 우린 어떡해야 하는 거죠?
뭘 해야 하나요?
지난 세월을 떠올려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난 눈물을 감출 생각도 않고 울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리고 어머니도 65세에 신께서 편히 쉬게 하셨는데
그때도 난 온종일 울었죠.
그래서 또 다시
난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혼자가 됩니다,




자작 곡이다보니
길버트 오 설리번의 어린 시절을 노래했나보다고
상상을 했었지만, 실은 이곡이 발표될 때까지도
그의 어머니는 살아계셨다니 분명, 자전적인 노래는
아니고, 또 아버지도 그가 어릴 때 돌아가신 데다
어머니를 학대하였던 기억이 남아 있어
가사에서 눈물을 감추지 않고 울었다는 아버지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진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나 부모 손에서 자라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우리들도 점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부모님을 다 여의고, 또 친구들도 먼저 보내면서
이 노래의 제목과도 같이
또 다시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혼자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는
순간은 바로 자신이 죽을 때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머지않아
그 순간은 우리들에게도 곧 찾아오겠죠?



요즈음 대한민국에는
1인 가구가 급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 자고 먹고 생활하는 가구가
대충 백만 가구는 된다고 하는데요,
상상만 해도 외롭게 느껴집니다.
이런 현상 역시 나라가 선진화되는 것인지.
한방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던 20세기의
우리가 자랄 때의 풍조와는 너무 다릅니다.
근래 케이블 방송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인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연이 좋아도 그렇지 혼자서
사회와 격리되어 사는 게 정상이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무척이나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Jay. April.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