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50년대

상처뿐인 영광 / Somebody Up There Likes Me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3. 27. 17:45
상처뿐인 영광 / Somebody Up There Likes Me 리뷰 + 동영상 모음
1956년/감독: Robert Wise/주연: Paul Newman + Pier Angeli
음악: Bronislau Kaper/흑백/114분



언제부터인가 권투라는 종목의 스포츠가
인기를 잃어버리고 대신 각종 격투기들이 그 인기를
대신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지만
그동안 올림픽에서의 아마 권투나 또는 프로 권투경기가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던 시절이 지난 20세기에는
몇 십 년 동안 이나 계속되었었다.
그러다보니 덩달아 권투를 주제로 한 영화들도
무척 많이 만들어 졌었는데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너무나 멋진
한글제목이 붙은 이 영화는 그 유명한
'록키 시리즈(1976-)‘ 를 포함한 수많은
권투영화들 가운데에서도, '챔피언(Champion. 1949)‘
이라는 작품 함께 아주 오래전에 ‘권투 영화’ 라는
불모지를 개척한 선구자적인 영화로 봐야 할 것이다.



1947년에서 1948년까지 세계 미들급 챔피언으로서
반짝 영웅대접을 받았던 본명이
토마스 로코 베벨라(Thomas Rocco Babella)
록키 그라찌아노(Rocky Graziano. 1922-1990, 미국)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첫 장면에서 그 자신은
”나의 지난 시절을 매우 사실과 가깝게 만들었다”
친필 사인과 함께 공인을 해주었는데,
어릴 때 불행하였던 과거(전과자 경력)를 극복하고,
또 170Cm의 단신의 핸디캡도 이겨낸 그의
프로선수로서의 전적은 총 67승10무6패(52 KO승)였었다.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하여 그는 연예계에도
진출하여 1990년에 사망하기 전까지 몇 편의 영화에도
직접 출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역시도 각본 작업에 참여-아래 사진은 기획당시의 그의 실물 사진이다.)


어린 꼬마의 손에 억지로 글로브를 끼워주고
덤비라고 말하는 아버지,
머뭇거리는 꼬마의 얼굴에 펀치를 날리자,
그 꼬마는 넘어졌다 일어나며 얼른 글로브를
집어던지고 반항을 하면서 문을 박차고 나간다.
세월이 흘러 경찰과 함께 집에 다시 나타난 그 아들,
경찰은 묻는다.
“지금 이 애가 갖고 있는 돈을 준적이 있느냐고”......
심약한 어머니는 우리가 주었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그러나 아버지는 그 애에게는 매밖에 준적이 없다고
답을 하고, 그래서 그 아들은 결국 소년원을 거쳐
감옥으로 가게 된다.



매정하고 터프한 아버지의 밑에서 반항과 증오심만을
키워오며, 뉴욕 뒷골목의 깡패로 성장한 로코는
결국 범죄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끝내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면서 이렇게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6년 동안의 수감 생활도중에도
그는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로 지내다가
곧 군대를 가지만 그곳에서도 상관을 폭행하는 등
반항으로 일관하며 제대를 하게 되고, 이어 군에서
알게 된 어느 프로모터의 소개로 드디어
그렇게 어려서부터 싫어하였던 권투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록키 그라찌아노 라는 가명으로
프로 권투선수가 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연인 놀마와 결혼도 하게 되고
또 그녀의 내조 덕인지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마침내
1947년에 25세의 나이로 세계챔피언으로 등극한다.



1955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원래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제임스 딘(James Dean. 1931-1955, 인디애나)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기획을 하여 그와 계약까지
마쳤었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해 9월30일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제임스 딘이 사망을 하자,
제작이 일시 중단되었고, 그를 대신하여
당시 30세의 나이로 뒤늦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폴 뉴먼(Paul Newman. 1925-2008. 오하이오)
등장 시키게 된다.
하지만 비록 대타로 나오긴 하였지만 뉴먼은 오히려
미들급 권투선수와 비슷한 근육질의 체형으로 인하여
제임스 딘보다 훨씬 더 나은 캐스팅이라는 평을 듣게 되고
또 반항아로서의 연기도 원조 격인 제임스 딘 못지않게
상당히 잘 소화한 듯하였다.



‘원스 어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유심히 보신 분 들은 로코가 어린 시절에 패거리들과
못된 짓을 하는 장소가 꽤 낯이 익을 것인데,
바로 맨해튼 브리지가 뒤로 멀리 보이는 브루클린의
그 유명한 (로케이션)장소로서 건물 옥상위의 장면들이
컬러만 차이가 날뿐 그 영화와 배경 화면이 매우 흡사하다.
한편, 로코의 친구들 중 한 명으로 등장을 하는
낯익은 얼굴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1930-1980. 인디애나) 이고
비록 이 영화가 그에게는 조연이지만
맥퀸의 영화계의 데뷔 작품인 것 이다.
영화 음악은 1930년부터
약150편의 영화음악을 만든바있는 폴랜드 출신의
브로니슬라우 케이퍼(Bronislau Kaper. 1902-1983, 폴랜드)
맡았는데,
새미 캔(Sammy Cann)이 작사한 동명 타이틀의
주제곡은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페리 코모(Perry Como)가 불러
첫 장면과 끝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하나님은 날 좋아하시나 봐,
날 돌보아 주고, 나의 감정을 잘 알고
그리고 나의 침묵을 들어주기도 하지”
라는
찬송가 같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 영화와 또 노래의 제목을 직역하면
“저 위에 계신 분도 날 좋아 하나 봐”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을 연상하게 되지만,
그러나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바로 마지막 시퀀스에서 나오지만,
챔피언이 된 것을 축하하는 맨해튼 거리에서의
오픈 카 퍼레이드에서 옆자리에 앉은 부인에게
높은 빌딩 위를 쳐다보며 하는 대사의 일부분이기도 한데,
“종이를 뿌려주는 저 빌딩위의 사람들도 날 좋아 하는군“
정도로 해석을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수환 선수 등이 이 같은
축하 카퍼레이드를 오래전에 한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챔피언이 된 권투선수는 20세기에 미국에서나
한국에서 모두 인기가 대단한 영웅이 되었던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물론 아까운 나이에 링에서 사망한 김득구 선수의
영욕도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겠지만.......



같은 ‘록키(Rocky)‘라는 이름을 사용하였기에
나중에 영화, ‘록키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록키 마르시아노(Rocky Marciano. 1923-1969)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록키 마르시아노는 이 영화 속의 록키 그라찌아노의
일년 후배로서
1952년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된 선수이며
은퇴를 하는 1956년까지 프로 전적 43KO승에
49전 무패 전승이라는 믿기 힘든 놀라운 전적으로
당시 이 그라찌아노의 인기를 단숨에 훌쩍 뛰어 넘은
선수이다.
어쨌든 이 ‘록키‘라는 매력적인 아메리카 대륙의
산맥 이름은 미들급이나 헤비급 모두에서
행운의 이름이 된 것 만은 틀림이 없나 보다.
오랜 가시밭길의 고통을 견뎌내며 이룬 값진 승리를
우린 ‘상처속의 영광’ 또는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곧잘 표현을 하였고,
또 단어를 뒤바꿔 ‘영광의 상처’라는 표현도 잘 써왔다.
당시에는 일본에서 개봉 될 때의 일본어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쓰던 풍조가 있었는데,
어느 일본인이 이 영화의 제목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유행어가 되면서,
걸핏하면 각종 중계방송 등에서도 곧잘 인용하는 말이 되었다.
‘상처뿐인 영광’.
지금 다시 읽어 보아도 역시 멋진 제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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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ed. Jul.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