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70년대 상

밀애 (달링 릴리) / Darling Lili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3. 20. 20:19
밀애 (달링 릴리) / Darling Lili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70년/제작 + 각본+ 감독: Blake Edwards/주연: Julie Andrews + Rock Hudson
음악: Henry Mancini/ 70mm, 136분



군인 장교가 나오고
또 그를 겨냥한 미녀 스파이가 등장을 한다면
이건 보나마나 마타 하리(Mata Hari) 스타일의
꽤 스릴이 넘치는 스파이영화로 짐작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티파니에서 아침을 (1961년)’
같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낭만적 로맨스 코미디의 대가‘라고 칭송받고 있던
블래익 에드워즈(Blake Edwards. 1922, 미국 오크라호마)
애당초부터 그런 스릴러 스타일의 제작은 안중에도 없었고
(작품의) 포커스를 오히려 사랑에 빠진 스파이의 로맨스에
맞추고 있었다.
그래서 스파이가 등장을 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들과
(제목부터) 낭만이 가득 찬 이 색다른 작품이
만들어 진 것인데,
더군다나 오랫동안 줄 곧 흠모를 해오던 대 배우,
줄리 앤드류스(Julie Andrews, 1935, 영국)
내 사람으로 만드는 작업조차 거의 완료가 되어
곧 (두 번째) 결혼을 앞둔 40대 홀아비, 블래익 감독이
새 신부에게 헌정을 하는 작품이다 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독일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라난 인기 가수,
릴리 스미스 (Lili Smith-Julie Andrews, 1935, 영국)
1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있던 시절에
독일군의 스파이로 암약을 하고 있었다.
연합군의 주력부대가 있는 프랑스에서
순회 위문공연을 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스위스에 사는 삼촌으로 위장을 한
루거 대령(Kurt Von Ruger - Jeremy Kemp, 1935 영국)
찾아와 또 다시 새로운 지령을 전달한다.
바로 영국 공군의 베테랑 조종사인,
윌리엄 랄라비 소령
(William Larrabee-Rock Hudson, 1925-1985, 미국)

포섭하여 나날이 중요해져가는 공중전의 정보를
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들고 사랑에 빠져가는 릴리.
수많은 데이트를 하면서 본연의 스파이 임무는
점차 망각해 가고 있다.
처음에는 독일군이 만족할만한 정보들이 넘어갔으나
시간이 가면서 변해가는 그녀의 효용가치가 이미
떨어졌다고 판단한 독일군 수뇌부는 급기야,
그녀를 두둔하는 루거 대령과 그녀를 함께 제거하라고
암살자를 보내게 된다.
또 스위스로 기차를 타고 도망가는 이들을 폭격하기
위해 비행기도 출동을 시키는데, 이 위기의 순간에
랄라비 소령이 이끄는 연합군의 비행기들이
적기들을 모두 물리쳐 준다.
들판을 달려오는 릴리에게 자기의 모자를 아래로
던져주면서 변함없는 사랑을 표시하는 랄라비 소령.
한편, 세월은 또 흘러가 이윽고 찾아온 종전.
그러나 이 둘은 서로 소식이 두절된 채 만날 길이 없다.
그런 어느 눈이 나리는 겨울날 밤,
릴리는 뜻 깊은 자선 공연을 하고 있고,
랄라비 소령과의 옛 추억을 생각하며
‘Whistling Away The Dark’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노래가 다 끝난 후 수많은 관객들은 뜻밖에,
무대 위에서 노래를 끝낸 릴리에게 다가가,
뜨거운 포옹과 키스를 하는 랄라비소령을 보고
모두 다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



‘매리 포핀스(Mary Poppins. 1964)’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5)’
연속적인 성공으로 TV 에서 자기 이름을 건
'줄리 앤드류스 아워(The Julie Andrews Hour)' 쇼를
진행할 정도로 이미 대단한 스타로서 자리매김을 한
영국 출신의 줄리 앤드류스.
(같이 제작을 하던 에드워즈감독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니
당연하였겠지만......)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 중에서 가장 섹시하고 예쁘게 출연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가수로서의 노래 실력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없지만,
상의를 다 벗어던지는 야한 춤과 (요즈음이야 아무 것도
아니지만) 샤워 씬 에서의 노출은 ,
1965년도의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이후,
당시에 수녀 같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그녀로서는
거의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는데,
역시 나이가 나이(35세)이니만큼 (두 번째) 결혼을 앞둔
최고 전성기 때의 그 미모가 상당히 보기가 좋다.
또한 큰 키(193Cm)의 잘생긴, 락 허드슨과도 무척이나
잘 어울려 이 두 주연 배우의 캐스팅만으로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한국과 일본에서는 유별나게 많았었다고 한다.
(요즈음은 이런 멋진 커플들을 거의 찾을 수가 없다)



1960년대를 주로 로맨스 코미디영화에 출연하였던 락 허드슨은
이 영화에서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강렬한 이미지를 못 보여줘
별로 좋은 평은 받지를 못하였는데,
그건 아마도 그의 연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너무 많이 가미한
블래익 에드워즈 감독의 연출에 그 이유가 있는 듯하다.
그리고 에드워즈는 프랑스의 코미디배우, 두 명을 방첩부대
장교로 출연을 시켜, 극 중간에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는데,
1966년도 작인, 파리 대탈출(La Grand Vadroille) 에서
사시의 눈을 가진 독일 병정으로 출연하였던
자끄 마린(Jacques Marin.1919-2001, 프랑스)
듀발 소령 역으로 나오는 것도 참 특별하다.
그러나 이런 감독의 의도적인 코미디적 연출은 불행하게도
영화전체의 성격을 매우 모호하게 하였다는 악평과 함께,
미국 내 흥행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은 예외)



주인공이 가수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 영화는 애당초 뮤지컬로
기획이 되었기에 수많은 노래들로 많은 장면들이 채워져 있다.
우선 릴리 스미스가 위문 공연 등(극장 씬 포함)에서 부르는
곡들만 해도 거의 10곡 정도가 되고,
또 랄라비 소령과의 밀애 장면에 등장하는
사랑의 테마(Love Theme)곡을 비롯하여, 1차 대전 당시에
사회적으로 유행을 하였던 노래들까지도 많이 등장을 한다.
특히 랄라비 소령이 5명의 헝가리언 집시들을 동원하여
릴리에게 새벽 3시에 구애를 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집시 바이올린(Gypsy Violin - 아래 음악)’
그 간드러지는 특이한 무드의 연주로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인기가 높았는데,
둘이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여러 번 반복이 된다.



그러나 역시 제1의 사랑의 주제(Theme)곡은,
둘이서 루불 박물관을 관람할 때도 합창으로 흐르고
이후 여러 번 연주로 반복이 되다가
영화 끝 장면에 릴리가 무대에서 전곡을 부르는
Whistling Away The Dark (아래 노래)이다.

난 가끔 생각하죠,
이 세상을 사는 것은 어쩌면 어둠속에서
휘파람을 부는 것과 같다고......
난 가끔 생각하죠,
내 어린 마음으로는 알 수가 없지만,
그대와 함께 어둠속에서 휘파람을 함께
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니 그런 내 꿈이 이루워 졌다고 말해주세요.....


이렇게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서 많은 관객들이 보는 가운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랄라비 소령의 키스를 받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역시 이 영화의 명장면중의 하나이고
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명 해피엔딩 씬 이기도 하다.





제1주제곡, ‘Whistling Away The Dark’과,
병원의 앞뜰에서 노래를 하는
‘Smile Away Each Rainy Day’등을 포함한
많은 곡들을 낭만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로 작곡한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1924-1994,미국)
1930-40년대의 가수 경력의 소유자인,
자니 멀서(Johnney Mercer.909-1976)
아름다운 가사들을 만들며 함께 작업을 하였다.
(‘Whistling Away The Dark’은 1971년도 제43회 아카데미상의
주제곡 부문에 후보 곡이 되었고,
1970년도 제28회 골든 글로브의 주제가상을 수상)

그리고 공습경보가 내려지는 첫 장면과 마지막에 키스를 하는
랄라비와 릴리를 격려하며 관객들이 힘차게 합창하는 곡은
1차 대전 때부터, (영국에서) 군가로 큰 유행을 해오던
‘It's A Long Long Way To Tipperary’(아래 동영상)
라는 곡인데, 꽤 많은 전쟁영화에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아주 유명한 곡이다.
또한 ‘Kit Bag And Smile, Smile’ 역시도 같은 종류의 노래이다.





이 작품의 제작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1969년 11월에
결혼식을 올린 블래익 에드워즈 감독과 줄리 앤드류스 부부는
이후에도 '타마린드 씨드(The Tamarind Seed. 1974)'
‘텐(10)(1979)’ 같은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줄리 앤드류스는 1970년대에는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줄리 앤드류스 아워(The Julie Andrews Hour)'같은
TV쇼에 더 신경을 썼었다고 할 수가 있겠고,
베트남에서 입양을 한 두 자녀를 포함하여
모두 네 자녀와 함께 아직도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시대가 확실히 바뀐 요즘, 관객들은 분명하고 강한 걸 선호한다.
전쟁 영화는 전쟁 영화답게 피가 튀어야 하고,
연애 영화는 연애 영화답게 진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극한적인 전쟁 상황 속에서도 코미디적으로
또 낭만적으로 연출을 하는 작품들은 이젠 찾아보고 싶어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딱 부러지는 스파이 영화도 전쟁영화도 아니기에
이 작품 역시 크게 환영받지 못한 이유가 분명히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에는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낭만이 가득 차있다.
그리고 그 낭만이야말로 바로 1960-70년대의 이런 스타일의 영화들이
계속 그리워지는 주 된 이유인 것이다.
(후기: 2005년10월에 미국에서 RC-1으로 DVD가 출시되었습니다.)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Overture
02. Whistling Away The Dark
(위의 음악)
03. The Little Birds
04. The Girl On No Man's Land
05. Gypsy Violin

06. I'll Give You Three Guesses
07. Darlin' Lili
i08. Smile Away Each Rainy Day
09. The Can-Can Cafe
10. I'll Give You Three Guesses
11. Skal
12. Whistling Away The Dark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Feb.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