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70년대 상

솔져 블루 / Soldier Blu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3. 3. 15:40
솔져 블루 / Soldier Blu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70년/감독: Ralph Nelson /주연: Candice Bergen + Peter Strauss 외
음악: Roy Budd /115분



인류의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어나지 않았어야만
했고, 또 있어서는 안 될 사실들이 너무나 많다.
이는 주로 전쟁과 연관이 된 역사적 사실들이
대부분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있었던
‘홀로코스트(Holocaust)‘야 말로
그런 일들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되지 않겠는가?
인류의 역사상 가장 잔인한 만행으로 손꼽히는 이 대 학살....
그런데 오늘 날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합중국의
길지 않은 지난 역사에도 물론 규모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런 ‘대 학살(Massacre)’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인종주의의 극단화가 낳은)
부끄러운 역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에는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온다.
“5,000년이 넘는 인류 문명의 역사는 따지고 보면 피로
점철이 되어 있다. 이 영화,
‘솔져 블루(Soldier Blue)‘
클라이맥스는 적나라한 전투의 참상인데,
피의 갈망이 이성을 초월할 때의 그 잔학함은 전사들은
물론이고 죄 없는 여자들과 애들까지도 피해자로 만든다. “




1864년 11월 29일 이른 아침.
콜로라도주 카이오와(Kiowa)카운티의 샌드 크릭(Sand Creek).
미국 국기와 평화(항복)를 상징하는 흰 백기가 나란히 걸린
샤이엔(Cheyenne)족의 조용한 캠프 마을 외곽을
700명이 넘는 콜로라도 제1기병대(Cavalry)와
제3기병대의 군인들이 순식간에 포위하였다.
잠시 후, 대부분 전날 밤에 마신 술이 아직 깨지 않았던
이들은 지휘관 치빙턴(Chivington)대령의 명령에 따라서
비무장 상태의 원주민 마을을 급습하여, 모든 캠프에
불을 지르고, 자고 있던 노인들과 아낙네들 그리고
어린이들을 무차별 사살 하였고, 또 젊은 부녀자들은
강간을 한 후에 칼로 잔인하게 죽였다.
미 육군 사령관, 넬슨(Nelson Miles) 장군은
미합중국 군대 역사에 있어서
“가장 비인간적인 범죄(Most Inhumanly Crime)“ 라고
이 학살을 추후에 비난하였는데,
미국 의회의 진상 조사위원회에 나중에 보고 된
사상자수는 모두 500-6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살아남은 일부 샤이엔 족은 모두 200명가량이
학살당했다고 증언하였다.
이 사건은 오늘 날 ‘샌드 크릭 대학살‘로 불리고 있다.
(백과사전 에서)



* 미국 샤이엔(Cheyenne) 원주민에 관한 백과사전의 해설:
19세기, 플랫 알칸소강 유역에 살던 북아메리카 평원의 인디언.
알곤킨어족에 속하며 1700년대 이전에는 미네소타 중부지역에
살면서 농경, 수렵, 채집 등을 했으며 도기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러나 18세기에는 유럽인들에게 쫓겨 서부의 대평원으로 이주하였다.
1780∼1830년 무렵에는 블랙 힐 근방에서 인디언 고유의 유목문화를
발전시켰다.
씨족 제는 없으나 봄에는 태양 춤, 성스러운 화살, 버펄로 해트의
3대 제사의식 때문에 부족이 모두 모여 공동으로 들소 사냥을 하였다.
1950년, 약 1900명의 북쪽 샤이엔족이 몬태나 주 남동쪽의 텅 강(江)
거류지에, 또 약 3100명의 샤이엔족이 오클라호마 주의 애나달코
부근의 지정 거류지(인디언보호구역)에 거주하게 되었다.



극작가로 활동하던 데오돌 올슨(Theodore V. Olsen)의
'햇살 아래의 활촉(Arrow In The Sun)‘이란 소설을
영화화 한 문제의 이 작품은 이미 제작 때부터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기 위하여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런 소재를
택하였다는 소문과 함께 당시 포크 송(Fork Song)의 여왕이라
불리던 조앤 바에즈(Joan Baez)와 쌍벽을 이루던
인디언 원주민 출신의
버피 세인트-마리(Buffy Sainte-Marie. 1941. 캐나다)
이 영화의 타이틀 송을 직접 작사 작곡하고 또 노래까지 하면서
더욱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아름답고 신성하며 건강한 이 땅.
지난 15,000년 동안 우린 춤을 추며, 축복에 감사했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였죠. 이곳은 나의 땅, 나의 나라.
젊고 풍성한 자유의 땅인 이곳이 바로 나의 나라이죠.
솔져 블루여 !
이 땅을 사랑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시나요? “

이 영화에서의 좋은 산 경험은 이후 버피 세인트-마리에게
‘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A Gentleman, 1982)‘
사랑의 주제곡인, 'Up Where We Belong'을 만들어
1983년, 미국 아카데미상까지도 (공동)수상을 하게 만들었는데,
어쨌든 그녀의 참여로 마치 ‘반골 작품’ 같은 이미지를 상영 전부터
얻게 되었고, 또 히피들에게까지도 논쟁거리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얻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타이틀 송을 기본 테마(Theme)로 하면서 만든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는 당시에는 신인이었던 작곡가,
로이 버드(Roy Budd. 1947-1993. 영국)가 담당을 하였다.



‘샌드 크릭 대학살‘에서 치빙턴 대령의 무차별 학살 명령에
실제로 불복을 한 실라스 사울(Silas Soule)대위 같은 부하도 있었다고
역사에 기록이 되어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호너스 겐트(Honus Gent-Peter Strauss.1947.뉴욕)이등병도
바로 이 양심적인 사울 대위 같은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에서도
인디언 원주민에게 잡혀 가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백인 여성이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미스 리(Lee), 즉,
크리스타(Cresta/Kathy Malibel Lee-Candice Bergen. 1946. LA)
비슷한 경우로 샤이엔 원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었고,
그래서 미 육군은 부대를 파견해 그녀를 구해온다.
하지만 급여로 줄 금괴를 실은 마차에 그녀를 태우고
요새로 복귀하는 도중에 크리스타의 인디언 남편이었던
‘점박이 늑대’가 이끄는 샤이엔 전사들의 습격을 받아
21명의 군인 모두가 전멸을 하고, 어쩌다 혼자 살아남은
호너스 이등병은 졸지에 크리스타를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샤이엔 부족과 함께 살아오면서
황야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져 이젠 거친 야생녀가 다 된
이 뉴욕 출신의 크리스타에게서 오히려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
4-5일이면 요새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던 이들의 여정은
점차 길어지고, 밤마다 추위를 못 견뎌 서로 껴안고 자다보니,
호너스는 장교인 약혼자, 자니가 요새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 크리스타에게 차츰 이성으로서의 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한편, 도중에 카이오와족을 만난 후,
위기를 잘 넘긴 이들은 무기 밀매상인
아이잭 컴버(Issac Cumber-Donald Pleasence. 1919-1995. 영국)와의
조우를 계기로, 서로 미군과 원주민의 편을 들어주는 논쟁도
하게 되는데,
결국, 미군 편일 수밖에 없는 호너스가 샤이엔에게 넘겨 줄
무기를 가득 실은 컴버의 마차를 폭파하고, 도망을 가면서
둘은 이제 컴버의 추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컴버가 쏜 총탄에 다리를 부상당한 호너스를
굴속에 뉘어두고, 크리스타 홀로 요새에 도착하여 구조를
요청하는데,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일찍 중요한 작전을 개시해야
할 기병대 대장은 이를 무시해버리고, 크리스타는 몰래
샤이엔 부족마을로 달려가 기병대의 공격정보를 알려준다.
한편 간신히 부대에 복귀한 호너스 이등병을 포함한 700명이 넘는
콜로라도 기병대원들은 드디어 1864년 11월 29일 오전 7시30분에
대포 6문의 발사를 시작으로 무차별 공격을 개시하고....
그날 늦은 오후, 기병대 대장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연설을 한다.
“오늘,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한 번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고 인디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날이 언급될 때마다
여러분은 자랑스럽게 고개를 들고 이 자리에 있었노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장면,
공격 방해죄로 체포되어 기병대 마차 뒤에 쇠줄로 묶여 끌려가는
호너스를 격려하던 샤이엔 부족 복장의 크리스타(맨위의 사진)는
마침내 역사의 현장인 이 샤이엔의 땅에 남아 살기로 작정을 한다.



지금은 사라진 방송국이 되었지만,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TBC- TV(동양방송국-채널 7)에서
1970년대에 일주일에 두 번씩 방영을 하여
대단한 인기를 얻었던 어윈 쇼(Irwin Shaw)원작의 미니 시리즈,
‘야망의 계절’(Rich Man, Poor Man. 1976/속편은 ‘태양의 계절’)
에서 주인공, 루디 조다쉬(Rudy Jordache)로 나오면서,
단번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던
피터 스트라우스(Peter Strauss. 1947. 뉴욕)
신인시절, 두 번째로 영화에 출연하여 첫 주인공을 맡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인 호너스 이등병의 캐릭터 그대로
상당히 순진하고 청순하게 보이는 것이 이채롭다.
반면, 세 번째로 출연한 영화,
‘산 파블로(The Sand Pebbles. 1966)’에서 스타덤에 오른 후
‘파리의 정사(Vivre Pour Vivre. 1967)’로 프랑스원정까지 다녀 온
캔디스 버겐(Candice Bergen. 1946. LA)
제법 노련해진 연기는 이 역사 고발영화의 중심인물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는데,
당시에 결벽증 증세가 있었다는 그녀를 잘 구슬려,
쉽지 않았을 하반신(둔부)노출 장면 (많은 남성관객들을
은근히 자극하였던)까지 멕시코에서 찍어서,
극 후반부에 약 20여 분간을 연속해서 채운 그 잔인한
살육의 장면들과는 또 다른 별도의 분위기를 보여준
랠프 넬슨(Ralph Nelson. 1916-1987. 뉴욕)감독도
한 차원 높은 문제작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많은 호평들을 받게 된다.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에는 적극적이면서,
정작 제 나라 안의 원주민(인디언)에 관한 인권에는 소홀하였다는
지적을 이미 오랫동안 받은 바가 있지만 그러나 할리우드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포진한 친 원주민 인사들의 노력으로
이제 점차 모든 면에서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기도 한다는데,
존 포드(John Ford)의 ‘수색자(The Searchers. 1956)’ 이후,
그동안 랠프 넬슨의 이 문제의 작품과 또 공교롭게도
같은 해에 개봉을 한 아서 펜(Arthur Penn)의
‘작은 거인(Little Big Man. 1970)’, 그리고
케빈 코스트너(Kevin Costner)의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 같은
의미 있는 할리우드의 ‘수정주의 웨스턴 영화’들이
이런 소리 없는 아우성에 크나 큰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었다.
이제 흑인 혼혈의 대통령이 나오면서
오늘 날 미국의 가장 큰 이슈의 하나가 된 흑인들의 인권 개선
문제와 함께 이렇게 미국 원주민들을 포함한 소수 유색 인종들에게도
바라건대, 복지 정책의 여러 혜택들이 골고루 돌아가면서,
앞으로는 부디 인종주의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됐으면 얼마나 좋겠나.....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Soldier Blue(본문에 연주와 노래)
02.Kiowa Country
03.Ride On
04.Fields Of Green And Skies Of Blue
05.Cresta's Theme
06.How Wonderful Life Is
07.Catlow's Theme
08.Courtroom
09.Sun On My Face
10.Get The Gold
11.Indian Ambush
12.Stagecoach
13.Catlow (End Theme)
14.Zeppelin - Main Theme
15.All You Want Me To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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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227번째 영화리뷰. April.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