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90년대 상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음악적 리뷰 + 동영상모음

김제건 2018. 12. 23. 11:13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음악적 리뷰 + 동영상모음
1992년/제작+감독:Clint Eastwood/주연:Clint Eastwood +Gene Hackman
음악:Lennie Niehaus/131분



형 만한 아우가 없고,
스승 만한 제자가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꼭 그렇지만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TV 연속극, ''로우하이드(Rawhide. 1959)‘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이태리 출신의 개혁적인 명감독,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1929-1989, 이태리)
의해 마카로니 웨스턴 인 '’황야의 무법자 (1964)‘
주인공으로 선발이 된 후 레오네와 함께 계속 만든
'무법자 3부작(또는 달러 3부작)'으로 월드 스타가 된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1930, 미국 SF).
평생의 스승으로 생각한다는 그 세르지오 레오네 에게
바치는 (헌정)작품이라고 미리 발표를 하고,
그와 첫 인연을 맺은 지 30년이 되는 시점에서 만든
이 서부극은 레오네가 평생에 이룬 성공의 몇 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대성공을
거두었으니,
과연 제자인 이스트우드가 이국인 스승, 레오네 보다
못하다고 그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서부 영화로 스타가 되었고
또 그때 번 돈으로 자신의 프로덕션(맬파소-Malpaso)을
설립하여 (연기는 연기대로 하면서 한편으로)
제작자로서 감독으로서 새로운 영화 인생을 출발하였던
그는 여전히 자기의 고향과도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
서부 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하였다.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Play Misty For Me.1971)
대 성공을 한 이후,
이스트우드는' ‘더티 해리(Dirty Harry) 시리즈’ 로
연기자로서의 인기를 유지하면서,
'‘조 키드(Joe Kidd. 1972)’ 같은 서부극에도 출연을 하였고,
'‘평원의 무법자(High Plains Drifter. 1973)’
'‘무법자 조시 웨일즈(The Outlaw Josey Wales. 1976)‘
같은 서부극을 1970년대에 이미 감독으로서
직접 만들기도 하였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1980년대에도' ‘페일 라이더(Pale Rider.1985)’라는
서부극을 또 만들었지만 역시 성공을 하지 못하여서,
이젠 정말 서부 영화는 한 물 갔구나 하고 다들 생각하던
1990년대 초에 그는 마치 무슨 큰 도박이나 하듯
만사를 제쳐놓고 이 영화에 매달렸는데,
그동안에 제작자로서 감독으로서의 안목도 높아진 것이
큰 이유이겠지만, 지난 20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았는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서부극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작품은 서부극으로서는 (현 시대에 맞게)
아주 세련되게 만들어 졌다.
줄거리는 서부시대가 아니라 현대라 할지라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그런 긴박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인데, 역시 살인과 복수는 피할 수없는 주제의
하나인 듯 하다.
이름도 별난 빅 위스키(Big Whiskey)마을의
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딜라이라(Delilah-Anna Levine, 1955, 미국 뉴욕).
어느 성질이 고약한 젊은 카우보이 손님에게
얼굴이 칼로 난도질당하는 일을 겪게 되고,
이 사건을 담당한 마을의 다혈질 보안관,
리틀 빌(Little Bill-Gene Hackman, 1930, 미국 CA)
피해자가 결코 만족을 하지 못하는 말 7마리로 억지
합의를 보게 만든다.
이에 분개한 접대부들은 십시일반으로 거금 1,000달러를
모아, 가해자인 카우보이, 두 명의 목숨에 현상금으로
내놓는다.



한편 왕년에 총잡이로 명성을 날리다
지금은 촌구석에 처박혀 있던
머니(William Munny-Clint Eastwood, 1930, 미국 SF)
어린 총잡이 스코필드 키드
(The Schofield Kid-Jaimz Woolvett, 1967, 캐나다)

제안을 받아들여 현상금을 나누기로 합의를 하고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네드(Ned-Morgan Freeman, 1937, 미국 멤피스)
부추켜 셋이 함께 빅 위스키 마을로 향해 길을 나서게 된다.
그러나 마을에서는 무기 휴대자체를 금지하며 복수극을
사전에 막으려는 보안관, 리틀 빌은 이런 사정을 모르는 채,
이곳에 온 유명한 총잡이, 잉글리쉬 밥
(English Bob-Richard Harris, 1930-2002 아일랜드)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마을 밖으로 내쫓아버리는데,
폭우가 쏟아지는 날밤에
이곳에 도착한 머니도 똑같이 무자비한 린치를 당하고,
반병신이 된 채 기어서 마을을 벗어나게 만든다.
몇 일째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져 있는 머니.
그는 과연 어린 자식들을 위해 쓰려는 그 현상금을
가져갈 수 있을까?



마치 1960년대 중반에 자신이 출연하였던
'‘무법자 시리즈’의 또 다른 버전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듯,
이 머니라는 주인공은 과거에(비록 술에 항상 취해 있었다고
변명은 하지만) 어린이들과 아녀자들도 가리지 않고
무자비 하게 살인을 하였던 자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총을 놓은 지가 몇 십 년이 지났다는 이번에도 대 여섯 명
정도는 간단하게 다시 해치운다.
그렇다면 그 동기와 이유야 어쨌든 간에
이 영화의 제목에서 말하는'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도대체 과연 누구이란 말인가?
칼로 접대부의 얼굴을 난도질하였다가 끝내 용서받지 못하고
죽음으로 몰린 두 명의 카우보이 라고만 단순하게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오래전에 그 돈으로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것으로 추정이 된다는 마지막 장면의
자막처럼, 그 돈으로 결코 행복한 여생을 살았을 것 같지가
않은 머니는
(아무리 주인공일지라도 그 셀 수도 없는 살인전과를)
그럼 과연 용서를 받은 것일까?



마치 심리극 같은 이런 요소들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이 작품은 평론가들의 아주 반응이 좋은 호평들 속에서
1993년도, 제65회 아카데미상에 무려 9개 부문이나
노미네이트가 되고, 작품상을 비롯한 4개의 상들을
수상하는 큰 영광을 누리게 된다.
스승인 세르지오 레오네가 못 받았던 상들까지
대신 다 수상해준 것일까?
서부극으로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대 성공이 아닐 수 없다.
또 AFI (American Film Institute)가 20세기를 마감하며,
2000년에 선정한 지난 “100년간의 최고 필름 100“ 에도
당당하게 선정이 되었다.
줄거리, 캐스팅, 촬영, 편집 등 한결 업그레이드가 된
이 서부 영화에서 영화 음악 역시 매우 세련이 되어
극중 분위기를 더욱 고급화 시킨데 큰 일조를 하였다.
대외적으로는 전체 스코어(OS)를 만든
이스트우드의 오랜 짝꿍(Collaborator),
레니 니하우스(Lennie Niehaus. 1929 미국)
(1984년, ‘Tightrope’ 때부터 공동작업)가 다 만든 것으로
발표되었지만,
10대 때부터의 꿈이었다는 음악가로서의 (희망과) 자질을
끝내 포기하지 않은 이스트우드가 실제로 직접 작곡하였던
‘클라우디아의 테마(Claudia's Theme)’
영화의 메인 테마곡(Main Theme)인 셈이다.
기타가 주 멜로디를 리드하고 잔잔하면서 관현악과
합쳐져 가는 이 주제곡의 성공은 그래서 이스트우드로 하여금
이후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에 까지 손을 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 작품이전에도 그는 이미 두 작품의 영화음악을 만든 적이 있지만,
이 영화의 성공 이후,
그는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해온 재즈 음악에 기반을 둔 창작 실력으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2003),
그리고'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2004)등에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음악적인 재능을 과시를 하였던 것이다.
(여하튼 연세에 관계없이 재능이 녹슬지 않는 대단한 노익장이다.)
이 영화는 오늘날 ‘서부영화시대의 마지막 명작’으로도 불리고 있다.
서부영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50-1960년대의 작품들과
비교를 하여 (기술적으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지만,
1990년대부터는 관객들의 취향에서 멀어진
서부영화들이 많이 만들어 지지 않기 때문에
아마 그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붙여졌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지나간 그리고 다시는 올 것 같지가 않은 이 ‘서부영화시대’를
아쉬워하는 관객들도 아직 상당히 많이 있지만,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도 더 재능이 있는 영화인들이 앞으로
많이 탄생을 하여 이 ‘서부영화시대의 마지막 명작’ 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지......



* 사족:
존 휴스턴(John Houston)감독이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과
버트 랭캐스터(Burt Lancaster)를 기용하여 만든
1960년도의 ‘The Unforgiven’과는 전혀 내용이 다름.
한편, 21세기에 들어와서 프랑스를 비롯한 몇몇 나라의 영화인들이
첨단의 기법으로 제작을 한 몇 편의 서부영화들을 소개하였으나
(‘Blueberry-2004‘ 외)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였다.




* 예고 편 과 동영상 모음:












revised. Dec.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