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상

피아노 2 / The Man Who Cried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6. 12. 16:22
피아노 2 / The Man Who Cried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2000년/각본+감독: Sally Potter/주연:Christina Ricci + Johnny Depp
음악:Osvaldo Golijov /100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까지 굳이 거슬러 가지 않고,
몇 십 년 전만 되돌아보더라도, 현재의 우리들이 상상하기 힘든
많은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곤 했었다.
그 하나의 예로 사람들이 많은 만원 버스나 극장 같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도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간접흡연'이라는 개념조차도 없던 (미개한?)시절이었단 얘긴데,
그렇듯이 음악의 저작권료라는 것도 마찬가지이어서
오늘날, 할리우드 영화계에 이미 거장이 되어 있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1942, 미국 뉴욕)조차
1967년에 ‘누가 내문을 두드리는가?’(Who's That
Knocking At My Door?/ I Call First)’
를 만들 당시에는
저작권이란 개념조차 없이 무단으로 많은 팝송들을 삽입곡으로
사용하려 했었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Devil In Disguise',
바비 빈튼(Bobby Vinton)의 'Blue Velvet',
릭키 넬슨(Ricky Nelson)의 'Fools Rush In' 등의 인기 팝송들을
삽입하여 만든 케네스 엥거(Kenneth Anger, 1927, 미국) 감독의
30분짜리 단편 언더그라운드 필름,
‘전갈의 등장(Scorpio Rising, 1964)’을 원조(대표 작)로 하여,
이후, 수많은 팝 뮤직이 스크린에 등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영화계에는 본격적인
‘삽입곡(Non Original Music) 전성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실험적 방식을 적용하였던
‘졸업(The Graduate, 1967)'이나 ‘이지라이더(Easy Rider, 1969)‘같은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를 대표하는 작품들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듭 하면서 영화 속의 팝송 삽입곡들은
더욱 빛을 발하였다.
영화음악 작곡가에게 줄 돈이 없을 정도로 제작 예산이 부족하였던
인디펜던트 영화들의 제작에서 그 풍조가 비롯되었던
이 ‘외부 음악 도입 방식’은 자기가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팝송들을
영화 삽입곡으로 사용키 위해 직접 선곡까지 하였던 마틴 스콜세지같은
감독들에 의해 어느새 영화음악의 새로운 유행과 주류로 자리매김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가하면, 1960년대 중반서부터는 거장,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까지도
이런 유행 풍조에 가세를 하였고, 팝송보단 주로 클래식 음악을
삽입곡으로 사용하면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물론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제 1악장’을
이미 오래전에 사용한바있는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밀회(Brief Encounter. 1945)’같은 고전영화의 영향도 무시 할 수가
없고, 또 큰 참고가 되었겠지만,
어쨌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Space Odyssey. 1968)’
클래식 음악 삽입으로 성공을 한 대표작이 되겠다.
그런데 한 두곡의 유명한 클래식 음악을 삽입곡으로 사용하였던
큐브릭감독과는 대조적으로 이 영화를 기획한 제작 관계자들은
아예 작정을 하고 이 영화의 삽입곡들을 많은 클래식 음악들로
가득 채우기로 결정을 하였는데,
(아래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참조),
주로 TV 방송국에서 활약을 해 오던 뮤직 수퍼바이저,
이반 챈들러(Ivan Chandler)가 선곡을 한 클래식 명곡 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곡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1838-1875. 프랑스)
1863년에 초연을 한 (3막의)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 / The Pearl Fishers)’중에서
(테너의) 아리아, '귀에 익은 그대 음성(Je Crois Entendre Encore/
내가 다시 들은 것 같다.)'이다.
‘신성한 사원에서(Au Fond Du Temple Saint)’와 함께 이 오페라를 대표
하는 아리아로 너무나 유명한 이 음악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산책을 하는 오프닝 크레디츠장면에서
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네 다섯 번 정도 등장을 하며
마치 메인 테마곡(Theme)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전운이 감돌던 1927년, 러시아.
어린 딸, 페길레(Fegile/Christina Ricci. 1980. 미국)와 함께 숲을 산책하던
아버지,아브라모비치(Oleg Yankovsky. 1944. 쏘련)
당시의 대부분의 유태인 가장들이 그러했듯이 미국으로가 돈을 번 후에,
가족들을 데려 가기로 결심을 하고, 먼저 고향을 홀로 떠난다.
그러나 아빠가 떠난 후에 전쟁이 터지면서 졸지에 고아 피난민이 된
어린 소녀, 페길레는 어쩌다 영국으로 가게 되고, 한 가정에 입양이
되면서 수지(Suzie)로 불리며 숙녀로 성장을 한다.
성인이 된 후,
빠리의 쇼단의 댄서 오디션에 합격한 그녀는 모스코바에서 온
동료 댄서인 로라(Lora/ Cate Blanchett. 1969. 호주)
함께 살다가 인기 있는 이탤리언 테너,
단테 도미니오(Dante Dominio/ John Turturro. 1957. 미국)
주선으로 오페라 단원이 된다.
미국으로 가 아빠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저축도 열심히 하던 수지는
백마를 타고 오페라에 함께 출연을 하던 집시 출신의
케사르(세자르, Cesar/Johnny Depp. 1963. 미국)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단테가 멸시를 하는 그를 옹호한다.



남자를 이용하여 성공을 하려는 동료, 로라가 단테의 집으로 이사를
가서 동거를 시작할 무렵, 독일이 폴랜드를 침공하고,
얼마 후에는 이들이 살고 있던 빠리에도 독일군들이 진주를 한다.
그동안 줄곧 일을 해오던 유태인 페릭스 펄만(Felix Perlman)의 오페라
프로덕션이 문을 닫게 되자, 재빨리 독일군의 편에 선 단테와 로라.
그들이 호화로운 궁정의 독일 군 파티에서 노래를 할 때,
추운 밖에서 연주를 하는 집시들의 무리 속에는 케사르와 수지가 있다.
어느 날, 오래 전서부터 수지를 노려오던 단테는 그녀가 뜻대로 되지
않자, 독일군에게 그녀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이 일로 인하여, 수지는 사랑하는 케사르와 눈물로 헤어지며,
로라와 함께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항해 중에 독일군의 폭격으로 수영을 하던 로라는 죽게 되고,
수지는 우여곡절 끝에 구조가 되어 뉴욕에 마침내 도착을 한다.
낡은 사진 한 장으로 아버지를 찾아 나선 수지,
드디어, 할리우드에서 영화산업에 종사하던 아버지를 찾게 되었지만,
나이가 든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을 해있고, 죽은 줄 알았던 수지를 본
(The Man Who Cried)
“페길레, 페길레, 나의 작은 새.........”라고
간신히 말을 하면서 울기만 할뿐이다. (아래 사진)



어릴 때, 러시아에서 아버지가 들려주던 자장가,
‘Close Your Eyes (OST 앨범 수록 16번째 곡)'을
이번에는 수지가 병실에서 아버지에게 불러주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으며,
음악은 ‘진주 조개잡이(Les Pecheurs de Perles)’ 중에서
'귀에 익은 그대 음성(Je Crois Entendre Encore)‘
또 다시 연주로 흐른다.
이 영화에 삽입이 된 유명한 클래식 음악의 분위기를 감안하면서,
마치 조연의 역할과도 같이 전체 오리지널 스코어(OS)를 작곡한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태인 음악가,
오스발도 골리조브(Osvaldo Golijov. 1960. 아르헨티나)
만든 바로 이 자장가 자체도 비제의 아리아에서 그 주제(Theme)를
따 만든 것이다(작사는 샐리 포터 작가 감독).
예루살렘과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메사추세츠의 월세스터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을 하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도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이 골리조브에게 이 작품은 영화음악가로서의 데뷔 작품이다.
(지금까지 총4편의 영화음악 작곡)



메인 테마곡같은 비제의 이 아리아도
당연히 극중의 테네인 단테 도미니오가 한 번 부르지만,
이 단테가 극중의 오페라에서 부르는 또 다른 아리아 중에는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이태리)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 1853)’ 중에서
‘저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 (Di quella pira)’,
그리고,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 이태리)의 오페라,
‘토스카(Tosca)’중에서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매우 인상적이다(아래 동영상),
단테가 독일군들의 파티 석상에서 부르는 이태리 가곡,
‘돌아오라 쏘렌토로(Torna a surriento)’를 포함하여
7곡의 음악 모두 다, 21세기 들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테너,
살바토레 리시트라(Salvatore Licitra. 1968. 이태리)
더빙을 하였으며, 시안 에드워즈(Sian Edwards)가 지휘하는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Royal Opera House
Orchestra Covent Garden)가 OST의 연주를 맡아주었다.

* 살바토레 리시트라의 음악:






1999년에 발표가 된 독일과 헝가리의 동명 타이틀의 합작 영화,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를 통하여
다시 한 번 더 신세대들에게 유명해 진 헝가리의 대중 음악,
‘글루미 선데이(Szomoru Vasamap)’
1933년에 만들어 진 이래, 하도 많은 수 백 명의 사람들을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헝가리언 자살 곡(Hungalian Suicide Song)’이란
닉네임과 함께 한때는 금지곡이 되기도 했었지만,
수지가 빠리에서 살 때, 셋집 주인여자인 유태인 골드스타인 부인의
일층 방에서 레코드로 듣던 이곡은 나중에 로라와 함께 미국행
여객선에 오른 수지가 다이닝 홀의 무대에 올라 직접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물론 수지의 목소리도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이바 비토바(Iva Bittova. 1958. 체코)가 더빙을 하였는데,
이 비토바는 영화 중반에 나오는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 영국)의 오페라,
‘디도와 아에네아스(Dido And Aeneas)’에서의
‘디도의 애가(Dido's Lament)’도 또 불러 주었었다.

* 이바 비토바의 ‘글루미 선데이’와 1999년도 판, ‘글루미 선데이’ 영화:




수지의 연인으로 등장을 하는 케사르(세자르/자니 뎁)가 집시이다 보니
동유럽의 집시음악도 여러 곡(OST 앨범의 05.08.11.14번째 곡들)이
나오며, 음악 연출의 분위기를 다양화 하였다.
수지가 케사르의 집시 마을을 처음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들려주던
‘티가네스카(Tiganesca)’를 포함한 모든 집시음악은
OS작곡가인 골리조브가 만든 것이 아니라 집시 출신의
사포 페라파스케로(Sapo Perapaskero)가 만든 곡들을
잘 활용하였다.



“아빠 찾아 삼만 리.......”, 아니, 그 이상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게 된 아역 배우 출신의 여주인공,
크리스티나 리치(Christina Ricci. 1980. 미국- 9살 때 데뷔)는
집시 연인역의 자니 뎁(Johnny Depp. 1963. 미국)
일 년 전에 이미 ‘슬리피 할로우(Sleepy Hollow. 1999)’에서도
공연을 하였지만, 극중 역할의 비중은 이 작품에서 너무나도 큰데,
그러나 희한한 건, 각종 상들은 리치가 아니라 모두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1969. 호주)에게
최우수 조연 여우상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16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영화계에 뛰어들었던 네이티브 런더너
(Londoner), 샐리 포터(Sally Potter. 1949. 영국)
작사 작곡에 각본까지 쓰는 다재다능한 그녀의 재능을 총 동원해서
이 작품의 감독으로서 올인을 하였지만,
반응은 1992년 작인 ‘올랜도(Orlando)‘보다 못한 편이 되었다.
그런데, 뉴질랜드의 여류감독, 제인 캠피언(Jane Campion)의 출세작,
‘피아노(The Piano. 1993)‘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 영화의 국내용 제목이 ‘피아노 2’ 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흥행에 성공을 한 작품을 이용해 먹던 시대도 이미 지나갔건만....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Je crois entendre encore (Voice)/(Les Pecheurs de Perles)
02. Jalousie (Instrumental)/(Tango-Violin)
03. Di quella pira (Voice)/(Il Trovatore)
04. Close Your Eyes (Instrumental)(OS)
05. Tiganesca (Instrumental)/ Gypsy Music
06. E Lucevan le stelle (Voice)/(Tosca)
07. Cesar's Song (Instrumental)(OS)
08. Baladele Revoluteii / Gypsy Music
09. Dido's Lament (Voice)/(Dido and Aeneas)
10. Je crois entendre encore (Voice)/(Les Pecheurs de Perles)
11. Ducho Balvaio (Instrumental)/Gypsy Music
12. Torna a surriento (Voice)/(Salvatore Licitra)
13. Without a Word (Instrumental)(OS)
14. Bangi Khelimos (Instrumental)/Gypsy Music
15. Gloomy Sunday (Voice)-Iva Bittova
16. Close Your Eyes (Voice)(OS)
17. Je crois entendre encore (Voice)/(Les Pecheurs de Perles)

* 05.08.11.14.=Composed by Sapo Perapaskero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40번째 영화리뷰. Feb.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