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중

블루베리 / Blueberry / Renegade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3. 4. 18. 20:15
블루베리 / Blueberry / Renegade 리뷰 + 동영상 모음
2004년/각본+감독:Jan Kounen/주연:Vincent Casell +Julliett Lewis
음악:Jean Jacques Hertz/124분



‘진화된 서부 극(Progressed Western)’ 인가?
아니면 그런 서부 극 으로 포장이 된 '액션 잡탕 극'인가?
미국에서 맥이 끊어 진 서부극을 (마카로니 웨스턴을 만든바 있는)
이태리도 아니고 이번엔 특이하게도 유럽 영화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프랑스에서 손을 대었다고 해서 흥미를 유발 하였으나,
젊은 감독, 얀 쿠넹 (Jan Kounen, 1964, 네델란드)
너무 의욕만 앞선 연출 때문인지 아니면 서부극이 주는 한계인지,
그 작품성에 대한 찬반의견들이 분분하였는데, 하지만,
대체적으로 실망을 하였다는 분위기가 더 우세한 듯하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한 그들의 기획력만은 높이 살만 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제는 우리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지난 20 세기의 정통 서부극은 다시는 나올 수 없겠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지만, 아닌 게 아니라,
존 웨인 등이 출연하였던 할리우드의 서부극들은
이젠 고전 영화의 한 장르로서 영원히 역사에 남게 되었을 뿐,
서부 영화의 그 맥이 끊어진 지난 몇 십 년간의 공백을
다시는 같은 스타일로는 채울 수가 없겠다는 결론 인데,
우선 모든 것이 빨라진 이 시대가 그런 고루한 스타일의
옛 제작 방식을 다시는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례식도 없이 묻혀버린 지난 20 세기 스타일의
서부극이 부활 하는 일은 어쨌거나 있을 수가 없겠다는 것을
2004년도의 이 특이한 작품,
‘블루베리(Blueberry/Renegade)’
다시 한 번 더 확인을 시켜준 셈이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이 영화는 확실히 21세기의 새 시대에 맞게끔 진보되고 변화된
서부극 인 것도 사실이다.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1981+1984+1989)’시리즈의
모험 극 형태에
‘툼 레이더(Tomb Raider. 1996+2001)’ 같이 빨라진 액션 스타일,
그리고 ‘매트릭스(Matrix. 1999+2003)‘ 같은 현란한 촬영기법을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세련되어진 오늘날의 관객들의 눈을
과연 즐겁게 해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런 점들이 아마 서부극이란 장르를 손댈 당시의
얀 쿠넹 감독의 고민이 아니었겠는가 하고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그러나 바로 위의 이 세 작품을 비벼놓은 듯 한
개성이 부족한 연출이 오히려 죽도 밥도 아닌 영화라는 악평의
화근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는 불평도 있었지만
프랑스에서 최근에 인기를 무척이나 끌었던 만화가
그 원작이니 만큼 줄거리 변경에는 어느 한계가 있었던 것 같고,
그런대로 스토리텔링은 과거 서부극에서 흔히 봐왔던 형식이다.
때는 1870년대,
미국의 한 마을, 팔로미토(Palomito)에서 연방 보안관으로 일하는
마이크 블루베리(Mike Blueberry. Vincent Casell, 1966, 빠리)
어릴 때 겪었던 그 일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프랑스에서 이곳 서부로 이민을 온 10대 시절,
작은 마을의 살롱(Saloon)에서 일하던 어느 여인을 사랑했으나,
악당, 월리(Wally Blount. Michael Madisen,1958, 시카고)
때문에 그녀도 잃고 자기도 또한 큰 부상을 당한다.
이후에 그는 인디언 원주민들에게 구출이 되어 지고,
또 그들로부터 ‘부러진 코’라는 별난 이름도 얻게 되는데,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그들에게서 샤머니즘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배우 게 된다.
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던 그에게 어느 날,
‘신산(Superstition Mountain)’에 숨겨져 있다는 금을 찾아,
마침내 벼르고 있던 월리가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긴박해지는데......



엠마뉴엘 베아르(Emmanuelle Beart.1963, 프랑스)가
출연하였던 1996년 작, ‘Le Dernier Chaperon Rouge’ 와
1997년 작인 ‘Dobermann’으로 우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네델란드 출신의 얀 쿠넹(Jan Kounen)감독
몇 년의 공백을 깨고 각본도 직접 쓰면서 의욕을 보였는데
(이 영화에 빌리 역으로 직접 출연도 했었다.)
촬영이나 화면구성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고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화려한 CG는 눈요기 감으로 부족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적당할 때 필요한 절제를 하지 못하여,
다소 지루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현재 ‘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 2004)’
비롯하여 매우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
뱅상 까셀 (Vincent Casell. 1966, 프랑스 빠리-아래 사진)
연기도 평범한 느낌이지만,
장 자끄 에르쯔(Jean Jacques Hertz. 프랑스)가 후랑소와 로이
(Francois Roy. 프랑스) 와 공동으로 연출한 영화 음악도
특별한 언급을 할 필요가 느끼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나
(차라리 영화 음악이라도 획기적 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뜻밖에도 영화중간에서 우리가 학창시절에 많이 듣고 또 불렀었던
‘대니 보이(Danny Boy)’가 등장을 하여 이채롭다.



술집에서 일을 하는 마리아 설리번(Maria Sullivan)역을 맡은
줄리엣 루이스(Juliette Lewis. 1973, LA, USA)
많은 사내들 틈에서 능청스런 표정으로 부르는 이 ‘대니 보이‘의
원곡은 잘 알려진 아일랜드(Ireland)의 민요,
‘런던데리 에어(Londonderry Air) 라는 곡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라는 가사의
‘아, 목동아’ 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학교에서 아직도 배워주는지 모르겠네......)
도시로 간 목동 아들이 그리워서 부르는 노래라는 설과
전쟁터에 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라는 두 개의 설이
있지만, 어쨌든 떨어져 있는 소중한 누군가를 기다리며 부르는
노래는 확실한데, 최근에는 한국에서 TV드라마에도 쓰인 적이 있고,
또 1990년도 작인 ‘Memphis Belle’ 에도 삽입된 적이 있었다.
아일랜드 사람들의 (급한)성격이 우리 한국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말도 있지만, 이곡은 특히 정서적으로 우리 한국인들과는
매우 잘 맞는 것 같다.
팝 뮤직으로도 1930년대의 엘라 피츠제럴드의 SP 레코드에서부터
1990년대의 에릭 크랩튼, 그리고 21세기의 해리 코닉 주니어나
시니드 오 코너(아래 동영상)까지 매우 다양한 버전이 있으나,
우리들에게는 잔잔한 미성의 짐 리브스의 노래로도
자주 방송이 되었었다.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 side;
Summer's gone, and all the flow'rs are dying;
'Tis you, 'tis you must go, and I must bide.
But come you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Til I'll be t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But come ye back when all the world is dying,
If I am dead, as dead I well may be.
You'll come and see the place where I am lying,
And say an "Ave" there for me.
And I shall hear, 'though soft you tread around me,
And all my dreams will warm and sweeter be,
If you will only tell me you love me,
Then I'll sleep in peace, until you waken me.






21세기에 새로이 재창작이 된 서부극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라는 기대를 잔뜩 하면서 본 이 영화 덕분에 지난 20세기의
서부영화들을 잠시나마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다시는 그 스타일로 나올 수 없는 20세기의 서부극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이렇게 용감한 제2의 얀 쿠넹이 앞으로도
또 다시 등장할 수 있을런지?
그것이 과연 문제로다.



* 관련 동영상 모음:










revised. Sep.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