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000년대 중

셸 위 댄스? / Shall We Danc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2. 18. 17:09
셸 위 댄스? / Shall We Dance?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2004년/감독: Peter Chelsom /주연: Richard Gere + Jennifer Lopez
음악: John Altman + Gabriel Yared /106분



음악이 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노라면 마치 세상의 모든 음악은 춤을 위해서
전부 다 존재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는 시각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청각적으로 두 귀에 신경을 집중하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를 느낄 수가 있고
또 그래야만 춤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라는 것이
과연 무엇 인지를 볼 수가 있고 또 느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편이 다 (긴 시차가 없이) 개봉이 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1996년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수오 마사유키(Masayuki Suo. 1956, 도쿄) 감독의
‘Shall We Dansu?’ 를 아주 충실하게 리메이크를 하였다.
수많은 장면들이 마치 컬러 복사를 한 듯, 같은 의상에 같은 포즈,
같은 구도로 보여 지기도 하고, 또 일본에 많은 노상전철이 다니는
시카고를 무대로 택한 점도 결코 우연이 아니지만
하지만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점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음과 양으로 대비를 할 수 있는 동서양의 감정과
정서의 차이를 들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더욱 더 잘 묘사한 내면적인 측면에서의 연기는 일본의 오리지널 판이
앞서는 반면, 외향적으로 스크린에 보여 지는 춤과 음악의 화려함
(배우들의 중량감 포함) 은
역시 이 할리우드 판, '셸 위 댄스?‘ 가 단연 압도적인 우세이다.



유산에 관련된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Estate Lawyer),
존 클락(John Clark / Richard Gere, 1949, 미국 필라델피아).
시카고 시내의 한 백화점에서 맞벌이 일을 하는 부인,
베벌리 클락(Beverly Clark /Susan Sarandon, 1946, 미국 뉴욕)
1남 1녀 자녀와 함께 20년째 평범하고 단란한 중산층의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데, 왠지 나이가 먹어가면서 엄습해 오는 (중년의)
그 쓸쓸함과 허무함을 달랠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의 전철 안에서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
역 근처에 있는 어느 댄스교습소의 2층 창가에 우울한 모습으로
서있는 한 여인을 주목하게 되고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그 곳, 'Miss Mitch's Dance School'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반에 정기적인 레슨을 받기 시작하는데,
술도 잘 안 먹는 착실한 남편이 언제부턴가 늦게 귀가를 하는데다,
향수냄새까지 잔뜩 묻혀오는 통에 외도로 의심을 하게 된
부인, 베벌리는 사설탐정에게 남편의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영국의 블랙 풀에서 열리는 세계 댄스경연대회에도
이미 출전을 한 바가 있는 실력파 댄스강사,
폴리나 (Paulina / Jennifer Lopez, 1969, 미국 뉴욕)
자기에게 호감을 갖고 접근하는 존에게 수강생들과는 절대로
사적인 시간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존을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댄스 경연대회를 앞두고, 특별 레슨을 그에게 시키면서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정을 느끼게 된다.
이러는 사이, 아내가 실망할까봐 춤을 배운다는 말을 못하고
대회에 출전을 한 존은 그러나 뜻밖에 관객석에 앉아있는
베벌리와 딸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춤을 추다 큰 실수를 하고,
또 이 일로 인해 다시는 춤을 추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그동안 몰래 배운 춤에 대한 사과도 한다.
한편,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폴리나는
교습소에 발길을 끊은 존에게 자신의 환송파티의 초대장을
보내고 또 존이 전철에서도 볼 수 있도록,
“Shall We Dance Mr. Clark?”이라는 현수막까지 내거는데,
과연 의기소침해진 존은 다시 춤을 출 것인가?



춤에는 음악이 절대로 빠질 수 없듯이
관능적인 룸바에서 우아한 월츠까지 화려한
볼룸 댄스(Ballroom Dance)를 뒷받침해주는
매력적인 음악들이 마치 '줄줄이 사탕'같이 연이어 등장을
하면서 월드 댄스 뮤직의 보고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2004년 판, ‘Shall We Dance?‘
확실히 일본의 오리지널 판보다는 음악 연출 면에서
탁월한 느낌을 준다.
다만 두 편 모두에서 제목으로 사용이 된 영화,
‘왕과나 (King And I,1956)’ 에서의 명곡, ‘Shall We Dance?’
(Richard Rogers 와 Oscar Hammerstein 2세 의 또 하나의 명곡)
기본적으로 일본과 미국의 두 영화에 다 여러 번 등장을 한다.
그 외에 잉글리쉬 페이션트 (The English Patient,1996)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도 수상한 바 있는
가브리엘 야레드(Gabriel Yared . 1949, 레바논 베이루트)
또 색소폰 주자이기도 한
존 알트만(John Altman. 1949, 영국 런던)이 만든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OS)외에도 공동으로 선곡하고 편곡을 한
삽입곡들도 유럽에서 남미까지 각 대륙을 대표하듯 무척이나
다양하게 등장한다.
특히 OS 중에서는 존이 전철 안에서 폴리나를 바라보면서 특별한
감정을 느낄 때도 배경음악으로 흐르던
‘The 'L' Train’이라는 곡(OST의 11번째 곡)이
주인공의 사랑의 테마곡(Love Theme)으로 사용이 되면서
여러 번 우수 어리고 잔잔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자, 그럼 이 작품의 주제 음악과 삽입곡들을 OST 앨범을 통해 살펴보자.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Sway - Pussycat Dolls
미국에서 오랫동안 '閑良(한량)'의 이미지로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며
인기를 얻었던 Dean Martin(1917-1995, 미국 오하이오)과
캐나다출신의 Michael Buble의 동명 히트곡을 21세기에 급성장한
6인조 댄스 그룹, Pussycat Dolls가 멋지게 재창조하였다.
이들의 빌보드 차트의 정상을 차지했던 'Don‘t Cha'와 함께
이곡도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폴리나의 환송파티에서 아내와 함께 춤을 추며 해피엔딩을 장식하는
곡으로 아주 적절하게 등장을 하였지만, 댄스 경연대회에서 Link 와
Bobbie가 라틴댄스를 출 때도 또 다른 편곡으로 들을 수가 있다.
멕시코의 Pablo Beltran Ruiz가 만든 또 하나의 라틴댄스의 명곡이다.







02 Santa Maria (Del Buen Ayre) - Gotan Project
03 Happy Feet
04 Espana Cani
05 I Wanna (Shall We Dance) - Gizelle D'Cole and Pilar Montenegro
06 Perfidia
브라질(Brazil)이라는 곡도 그렇지만,
남미에서 시작된 라틴 댄스뮤직을 대표하는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유명한 곡인데,
편곡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얼굴을 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곡이다.
(조용한 연주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07 Under the Bridges of Paris
Juliet Greco의 버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가수들이 불렀던
유명한 샹송.
이곡의 연주음악으로 존과 바비가 댄스경연대회의 스탠더드 부문에
도전을 하여 멋진 춤을 보여주었다. 편곡이 매우 아름답다.



08 Moon River
영화, Breakfast At Tiffany's (1961)의 주제곡으로서
유명한 작곡가,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 1924-1994. 미국)가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을 위해 만든 명곡중의 하나인데,
이 영화에서는 폴리나가 존이 교습을 받던 첫날에
시범으로 춤을 보여줄 때 연주음악으로 다시 들리게 된다.



09 Andelucia
댄스 경연대회의 라틴 댄스 부문에 함께 출전을 한 링크와 바비가
'차차'에 이어 두 번째로 추는 춤의 배경음악인데, 가발을 벗어던지고
정열적인 춤을 춘 링크덕분에 큰 박수를 받게 된다.
신나는 스페인 무곡의 대표적인 곡.

10 The Book Of Love - Peter Gabriel


이제는 춤을 안 추기로 하고 다시 가정생활에 충실해진 존에게
날라 온 폴리나의 초청장을 본 아내, 베벌리는 존에게 환송파티에
참석을 하라고 권하며 구두와 옷을 챙겨놓는다.
그러나 그 옷을 입은 존은 베벌리가 야근을 하고 있는 백화점을
찾아가 매장에서 함께 춤을 추고 둘이 함께 파티에 참석을 한다.
이런 장면에서 오랫동안 배경음악으로 무드 있게 흘러나오는
매혹적인 저음가수,
Peter Gabriel(1950, 영국) (‘Genesis’의 리드싱어였음)
자작곡인 이곡은 이 영화 중간에서는 유일하게 전곡을 다 들을 수
있는 곡이다.

11 The 'L' Train
12 Could Have Danced All Night - Jamie Cullum
13 Wonderland - Rachel Fuller
14 Shall We Dance

영화 전편에서 다양한 변주를 통해 약 5번 가량 들을 수 있는
메인타이틀 곡, 이 'Shall We Dance'를 작은 아코디온이라 불리는
반도네온(Bandoneon)의 연주로 간들어지게 탱고 스타일로 편곡을
하였는데,
댄스 경연대회 하루 전날 밤에 존을 위해 폴리나가 특별 레슨을
하면서 환상적인 춤 솜씨를 보여줄 때를 비롯하여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 영화, ‘왕 과 나 (King And I,1956)’에서의 이곡:


15 Let's Dance - Mya
영국 출신의 '글램 락' 싱어, David Bowie가 직접 만들고 부른
유명한 곡인데, 아쉽게도 영화의 엔딩 타이틀에서만 Mya의
리메이크 곡으로 들을 수가 있다.





‘Pretty Woman(1990)’에서와 같이 화려한 캐릭터도 아니고,
또 그동안 세월도 꽤 흘렀건만, 그래도 역시 리차드 기어(Richard Gere)의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은 얼마 전 ‘Chicago(2002)’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춤 선생님으로서는 더 이상 없다고 할 정도로 캐스팅이 잘 된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역시 기대한대로, 기어와 훌륭한 연기와 춤의 콤비네이션을 보여주었다.
특히 댄스경연대회 하루 전날 밤에 저녁을 먹고 다시 교습소로 돌아가
(한 시간 동안) 어두움 속에서 둘이 함께 보여준 거의 완벽한 춤 솜씨는
이 영화에서 최고의 백미가 아닐 수 없고(아래 사진+동영상),
나도 저렇게 춤 한번 춰봤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든다.
그러나 TV 탤런트 출신으로 ‘Serendipity(2001)’ 같은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어 호평도 받았고, 또 고향이 이 영화에서
몇 번씩 언급이 되는 ‘월드 댄스 챔피언쉽’의 개최지,
블랙 풀(Blackpool)인 매우 다재다능한 감독,
피터 첼슴(Peter Chelsom. 1956, 영국)
물론 제작사의 감독과 주문을 거스리기는 어려웠겠지만, 오리지널 판과
너무 차이가 없게 안전 위주로만의 연출을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고,
링크나 바비, 그리고 레슨 동기, 번 과 쉭 같은 뻔한 클리셰(Cliche)보다는
좀 더 독창성 있게 머리를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춤 하니까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일본에서도 과거에는 그랬다지만, 우리나라처럼 이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야만 할 볼룸(Ballroom)댄스가 왜곡되어 도입된
나라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것도 무슨 일제(日帝)의 잔재인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사설) 캬바레라는 곳에서 시작이 된
‘춤 바람’이란 것이 수많은 가정을 파탄시키고, 사회문제가 되자,
급기야 경찰까지 나서 단속을 한 경우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정식 볼룸댄스도 아닌 흔히 ‘부르스(블루스)’라고
표현들을 한, 속칭, ‘발바닥 비비는 춤’이 정통 댄스의 이미지까지
다 망쳐버린 셈이 되었으니 ‘춤‘이라하면 천박하게 경시하는 풍조가
생겨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나마 최근에 들어와서 인터넷 등을 통하여 탱고나 살사, 또는
밸리 댄스 등 건전 댄스동호회들이 생겨나면서 신세대들에게
좋은 취미활동이 되고 있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음지의) 캬바레라는 곳에서는 춤 파트너인 이성을
그저 하룻밤의 상대(One Night Stand)정도로 여기고 또 즐기는
풍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할리우드의 최대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기획력’ 이라고
자랑하던 그들의 아이디어가 점점 고갈 되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동서양의 자연스러운 문화 교류의 확장인가?
우리나라의 몇몇 작품들(조폭 마누라, 시월애, 가문의 영광)도
같은 경우이겠지만,
리메이크를 위해 할리우드가 일본에서 사가는 판권의 수가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예전의 ‘요짐보’나 ‘7인의 사무라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추세이다.
여하튼 최근의 ‘주온(The Grudge)’이나 ‘링(The Ring 1&2)’의
성공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이 ‘Shall We Dance?’를 비롯하여 ‘검은 물밑에서(Dark Water)‘,
‘착신아리‘, ’이끼루‘, ’남극 이야기‘ 등등으로 점차 확대가 되면서
우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한 때, 아시아 대륙을 휩쓰는 한류다 뭐다해서 자만하는 사이에
세계 영화의 중심지인, 할리우드는 정작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
이렇게 우리의 상상 이상의 러브 콜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란함보다는 정작 실속이 필요한 우리들로서는
이런 ‘Shall We Dance?’같은 영화를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있을 일이 절대로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들기도 한다.
축소된 스크린 쿼터의 보완책을 연구할 때,
이점도 충분히 고려해서 빠른 대책을 함께 수립해야만 할 것 같다.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186번째 영화리뷰, revised. Sep.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