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1940년대와 이전

탑 햇 / Top Ha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김제건 2012. 1. 3. 17:47
탑 햇 / Top Hat 음악적 리뷰 + 동영상 모음
1935년/ 감독: Mark Sandrich /주연: Fred Astaire + Ginger Rogers
음악: Irving Berlin / 101분, 흑백



무성영화 시대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이미 접어든
1930년대 초반,
하지만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 같은 대가
역시도 선뜻 변화하는 시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오랜 기간 동안 무성영화를 선호하던
그 고집을 꺽지 아니하였지만,
그러나 정작 유성영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재미를 보고 수혜를 누린 장르는 바로 다름 아닌
뮤지컬(Musical)이었다.
물론 영화의 역사에서 최초의 유성 영화로 기록이 된
'재즈 싱어(The Jazz Singer. 1927)'
음악 영화이기에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현 시대의 우리들이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던 때에 느꼈던 희열보다도 몇 배나 강렬한 환희를
느꼈을 당시의 관객들에게는 화면의 움직임과 동시에
들려오던 탑 스타들의 노래와 또 춤 동작은
문자 그대로 그야말로 ‘환상’ 이었다고 한다.
[* 최초의 뮤지컬 유성 영화 =
‘브로드웨이 멜로디 1929(The Broadway Melody Of 1929)’]




그도 그럴 것이 TV도 없던 시절에 브로드웨이를 가지 않고
(전국적으로 동시에) 뮤지컬 같은 환상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래야
동네 영화관에 가는 길 밖에는 없었으니,
당시에 이 작품의 주인공들로서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던
후레드 에스테어(Fred Astaire. 1899-1987. 미국)
진저 로저스(Ginger Rogers. 1911-1995. 미국)
인기가 어느 정도나 대단하였으리라는 걸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1933년의 ‘댄싱 레이디(Dancing Lady)'때부터
스크린에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초기 뮤지컬 영화의
인기를 주도해나가던 후레드 에스테어,
그리고 이 에스테어보다도 3년 더 일찍,
1930년의 ‘맨해튼의 젊은이(Young Man Of Manhattan)'
때부터 노래와 춤을 시작한 진저 로저스,
각각 따로 따로 활동을 하던 이 두 스타는
1933년 ‘플라잉 다운 투 리오(Flying Down To Rio)'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추기 시작하였고,
‘즐거운 이혼녀(The Gay Divorcee. 1934)'에 이어
바로 뮤지컬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을 받는
이 명작을 통해 뮤지컬 역사에 최고의 콤비 커플
자리 매김을 하게 된다.



미국의 ‘제2의 국가’로 불리는 'God Bless America' 와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항상 들을 수 있는 명 캐롤(영화주제곡),
‘White Christmas’ 도 만들면서,
“그 자신이 바로 미국 음악(American Music)이다“라는
찬사를 받은 미국 최고의 작곡(작사)가 중의 한명,
어빙 벌린(Irving Berlin. 1888-1989. 러시아)
5살 때 뉴욕으로 온 러시아계 이민 1.5세대였다.
아버지로부터 기초 음악교육을 받았던 그는 대학졸업 후,
틴 팬 앨리에서 작사가로 경력을 쌓기 시작하다,
1910년부터 브로드웨이에서도 일을 하였고,
미 육군 하사관으로 일차 세계대전에 참전 중일 때
만들었다는 ‘Alexander's Ragtime Band’
(1926년과 1938년에 영화화)로 성공가도에 접어들게 된다.
이후 2차 세계대전을 겪고 1960년대에 은퇴를 할 때까지
무려 반세기 동안이나 미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명곡들을
양산하였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 후레드 에스테어와는
11살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죽는 날까지 평생을
절친한 친구로 지냈었다고 한다.



작곡과 작사를 같이 하던 음악인들이 매우 드물었다던 1930년대,
당시에 이 영화 사운드트랙의 5곡 모두를 작곡하고 또 작사한
어빙 벌린의 작품들 중에서 이 영화를 대표하는 곡은
역시 그 유명한 ‘뺨과 뺨을 맞대고’(Cheek To Cheek)
아닐 수 없다.



Heaven, I'm in heaven
And my heart beats so that I can hardly speak
And I seem to find the happiness I seek
When we're out together dancing cheek to cheek
Heaven, I'm in heaven
And the cares that hung around me through the week
Seem to vanish like a gambler's lucky streak
When we're out together dancing cheek to cheek
Oh I love to climb a mountain
And reach the highest peak
But it doesn't thrill me half as much
As dancing cheek to cheek
Oh I love to go out fishing
In a river or a creek
But I don't enjoy it half as much
As dancing cheek to cheek
Come on and Dance with me
I want my arms about you
That charm about you
Will carry me through...
To heaven, I'm in heaven
And my heart beats so that I can hardly speak
And I seem to find the happiness I seek
When we're out together dancing cheek to cheek


* Cheek To Cheek의 또 다른 버전들:









“ 천국, 네. 나는 천국에 있답니다.
뺨과 뺨을 맞대고 우리가 춤을 출 때면,
심장이 두근거려 말하기조차도 힘이 드는군요.
마치 내가 찾아왔던 행복을 마침내 찾아낸 것 같아요. “

이렇게 “헤븐, 아이엠 인 헤븐,”으로 시작이 되는
이 인상적인 가사로 해서 일명,‘헤븐(Heaven)'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던 너무나도 유명한 곡이다.
간결하고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이 장점인 이곡은
이후 수많은 버전으로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현재까지 무려 500개 이상의 버전이 존재한다고 한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과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tzgerald)는 각각 솔로로 이곡을 녹음하고 나서
듀엣(위의 음악)으로도 함께 불러 재즈 버전으론
최고의 평가를 받았는데,
빌리 할리데이(Billy Holiday)의 곡도 꽤 유명하고,
스탠더드 버전으론 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빙 크로스비(Bing Crosby)등이 잘 불렀으며,
타코(Taco)의 버전은 역시 그 독특한 편곡이 무척 인상적이다.
어빙 벌린의 음악들은 오늘날까지 무려 200편 이상의 영화에
다시 삽입곡 등으로 사용이 되고 있지만,
‘Cheek To Cheek’ 만 하더라도,
‘카이로의 붉은 장미’(The Purple Rose Of Cairo. 1985),
‘잉글리쉬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 1996),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 1999),
‘그린 마일’(The Green Mile. 1999),

‘휴먼 스테인‘(The Human Stain. 2003),
‘할리우드 랜드‘(Hollywoodland. 2006)
등등, 수십 편에 이미 삽입이 되었었다.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미국인 엔터테이너,
제리 트래버스(Jerry Travers/Fred Astaire. 1899-1987. 미국)
런던에서 만난
데일 트레몬트(Dale Tremont/Ginger Rogers. 1911-1995. 미국)에게
베니스에서 사랑의 고백을 하는 곡으로 설정이 된
이 ‘Cheek To Cheek’이 나오는 시퀀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댄스(듀엣 댄스)장면의
하나라는 극찬을 받았었지만,
어빙 벌린의 또 다른 명곡들을 줄거리와 함께 살펴보자면......

* No String (I'm Fancy Free):



친구이자 쇼 프로듀서인
호래스 하드윅(Horace Hardwick)
(Edward Everett Horton. 1886-1970. 미국)

초청으로 런던에 도착을 한 제리 트래버스가
호텔방(404호)에서 호래스의 소개팅 제안을 거절하면서,
구속이 싫다는 내용의 이곡을 부르고 춤을 추는데,
마침, 아래층 303호에서 잠자리에 들었던 데일 트레몬트가
시끄럽다는 항의를 하면서 둘이 첫 만남을 갖게 된다.

* Isn't This A Lovely Day(To Be Caught In The Rain)?



데일에게 첫눈에 반한 제리가 마차의 마부 역을 하며
그녀를 런던 승마 아카데미에 태워다 주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서 승마장 야외무대에서
둘이 함께 비를 피하게 된다.
“빗속에 갇힌 이날이 사랑스럽지 않나요?” 라는
재미난 내용의 노래와 또 춤이 이어지는데,
데일 역시 제리를 이때부터 좋아하게 되지만,
제리를 그만 친구인 매지 하드윅(Madge Hardwick)
(Heren Broderick. 1891-1959. 미국)

바람둥이 남편으로 오해하면서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제리의 따귀를 때리고 바로 이태리로 날아가 버린다.



* Top Hat, White Tie And Tails:



런던의 극장에서 마침내 정식 공연을 갖게 된 제리가
무대에서 여러 명의 배우들과 함께 이 영화의 제목을
상징하는 이곡을 부르며 탭 댄스를 추는데,
이 공연이 끝나자마자, 데일이 떠나갔다는 베니스를 향해
급히 전세기로 날아간다.
그러나 ‘Cheek To Cheek’을 부르며 사랑고백까지 하였건만,
데일의 오해는 여전히 풀어지지가 않고,
오히려 데일은 이탤리언 디자이너,
알베르토 베디니(Alberto Beddini/Erik Rodes. 1906-1990. 미국)
번개 결혼식을 올려버린다.

* The Piccolino :



호래스 하드윅의 시종의 엉터리 주례 때문에 베디니와의
결혼이 무효가 되고 제리에 관한 모든 오해가 풀리면서,
마침내 제리와 데일이 뜨거운 포옹을 한다.
데일(진저 로저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이 ‘피코리노’를 노래할 때,
여러 척의 곤돌라와 수십 쌍의 남녀 무희들이 등장을 하고,
호텔에서 대규모 쇼가 펼쳐지면서 영화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미국을 대표하는 (고전)음악으로서 뿐만 아니라,
‘언제나 사랑받는 미국의 20곡‘(America's All Time Favorites 20)
에도 ‘Cheek To Cheek’ 이 오늘날 올라 있어서 꼭 그런 건
아니지만, 21세기 지금 다시 뒤돌아 본 어빙 벌린의
그 천재성은 참으로 대단했었다는 느낌을 준다.
한편, 미국 뮤지컬 영화의 초기 시대의 명감독,
마크 샌드리치(Mark Sandrich. 1900-1945. 미국)
스케일이 큰 연출 역시도 이 영화가 과연 1930년대
작품이 맞나하는 느낌을 준다.
1925년도 판, ‘벤 허’(Ben-Hur)를 보면서도
다들 그 스케일에 놀랐었지만,
이 영화 역시, 크나 큰 세트에 수십 명의 무용인들이 등장을
하는 마지막 부분의 ‘피코리노’ 시퀀스 등(동영상 참조)은
시대를 감안해 볼 때 정말 압권이 아닐 수 없다.
클래식 음악과 팝 음악을 확연히 구분하던 20세기 중반과는 달리,
요즈음 와서는 오래된 팝 음악에도 (의미는 좀 다르지만)
클래식이란 표현을 자주 쓰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영화와 또 이 영화를 대표하는
‘Cheek To Cheek’ 역시도 분명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 클래식임에 틀림이 없다.

* 2001년에 CD로 발매가 된 'Top Hat' 과 'Blue Skies' 의 합본 OST 앨범:



1. Main Title: Top Hat/Cheek to Cheek/Alexander's Ragtime Band/Piccolino
2. No Strings (I'm Fancy Free) - Fred Astaire, Ginger Rogers
3. Isn't This a Lovely Day? - Fred Astaire, Ginger Rogers
4. Top Hat, White Tie and Tails - Fred Astaire, , Chorus
5. Cheek to Cheek - Fred Astaire, Ginger Rogers
6. Piccolino - Fred Astaire, , Ginger Rogers, Chorus
7. Piccolino (Reprise)/End Title - Fred Astaire, , Ginger Rogers
8. Pretty Girl Is Like a Melody - Fred Astaire, , , Chorus
9. Puttin' on the Ritz - Fred Astaire
10. Couple of Song and Dance Men - Fred Astaire, Bing Crosby
11. Heat Wave - Fred Astaire, , Olga San Juan, Chorus




* 관련 동영상 모음:











Jay. 231번째 영화리뷰. May 2008.